2017년 4월호

미래를 달린다

내년, 1회 충전 800km 주행 SUV 수소차 양산

현대차, ‘제네바 모터쇼’에서 신형 수소차 모델 공개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입력2017-04-06 16: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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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고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이하 수소차) 명가 재건에 나섰다. 현대차는 3월 7일 열린 ‘2017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수소차 기술력이 대거 집약된 ‘FE 수소차 콘셉트(FE Fuel Cell Concept)’를 공개했다. FE는 미래 친환경 기술을 의미하는 ‘Future Eco’를 의미한다.

    이날 공개된 ‘FE 수소차 콘셉트’엔 가솔린 차량과 동등 수준의 동력 성능과 1회 충전으로 800km 이상의 항속거리 확보를 목적으로 개발된 4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기존 투싼 수소차 대비 연료전지시스템의 중량은 20% 저감되고, 시스템 운영 효율은 약 10%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콘셉트 카는 SUV 보디를 기반으로, 깨끗한 물만 배출하는 친환경성을 상징하는 메탈릭 블루 컬러의 액센트와 글로시한 투톤으로 차체를 처리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정제되고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스타일리시한 리어스포일러와 C필러의 벤트 등에는 에어로 다이내믹(Aero-dynamic·공기역학을 고려해 주행 시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주행성능과 연비를 개선하는 기술) 기술력이 적용됐다.

    실내엔 대시보드 내 기능을 사용 여부에 따라 활성화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최소화하는 ‘멀티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됐다. 이와 함께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한 포터블 배터리 팩과 전기 스쿠터 보관 및 충전 공간 등을 트렁크에 마련했다.





    최적의 환경친화형 자동차

    콘셉트 카에 적용된 신기술들은 현대차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수소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개발 중인 차세대 수소차 모델에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하고,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돕는 자동화 기반의 지능형 안전 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차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직접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 구동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물 이외의 배출가스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각종 유해가스 및 지구온실가스에 의한 환경파괴, 에너지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친화형 자동차로 불린다.

    또한 연료인 수소를 만드는 방법이 무궁무진해 세계적으로 미래 차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보다 충전시간이 짧고 주행거리가 긴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는 차량 구동을 위한 수소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깨끗한 물을 실내 습도 조절에 이용해 더욱 쾌적한 차량 환경을 조성하도록 설계하고 있기도 하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이번에 공개한 FE 수소차 콘셉트는 현대차가 주도적으로 수소차 기술을 선도해 고객을 위한 깨끗하고 효율적인 미래 모빌리티를 제공한다”며 “궁극의 친환경 기술로 일컬어지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수소사회 구현에 한 단계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보스 수소위원회 참여

    현대차는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차세대 수소차 콘셉트를 선보인 데 이어, 내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수소차 개발 경쟁 기업인 일본 도요타는 2020년경에야 현재 판매 중인 수소차 미라이의 후속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00년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CaFCP·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에 참여하면서 싼타페를 모델로 한 수소차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기술혁신을 위한 투자를 이어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간부급 전략회의 때마다 수소차 시장 선점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2013년에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 투싼ix를 출시했다.

    투싼수소차엔 독자 개발한 100kW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2탱크 수소 저장 시스템(700기압)이 탑재돼 있다. 수소 1회 충전으로 최장 415km까지 주행이 가능한 고연비와 함께,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탁월한 저온 시동성을 확보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투싼수소차는 지난해 미국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워즈오토에서 발표하는 ‘2015 10대 엔진’에 수소차 엔진으로는 최초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세계 17개국에 판매되며 전 세계 수소전기차 보급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와 유럽 지역에서는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판매됐고, 미국과 캐나다 등에는 리스 형식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 5월에는 무공해 수소전기버스를 시범 제작하는 등 수소를 활용한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수소차 상용화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다른 친환경차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현대차가 최근 수소차 개발보다는 아이오닉 출시 등 다른 종류의 친환경차 보급에 주력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 현대차 언론행사에서 “수소차 투싼ix를 이을 신형 수소차가 2018년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히며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이 상당히 진척되었음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수소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소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회사인 프랑스의 에어리퀴드사와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수소차의 글로벌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올 1월엔 스위스 다보스에서 공식 출범한 ‘수소위원회’(완성차, 에너지 기업 등 전 세계 13개 업체로 구성) 공식 회원사로 참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발족한 민관협의체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유관 업체와 협력, 국내 수소차 보급과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차 대중화 기반 구축

    현대차는 FE 상용화 이전까지 수소차 카셰어링 사업 활성화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광주창조경제센터 보육기업 ‘제이카’와 손잡고 3월 말부터 광주광역시 지역에 투싼ix 수소차 15대를 투입했다. 지난해 12월엔 환경부, 울산광역시와 함께 투싼ix 수소차를 활용한 ‘수소차 택시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또한 내년 평창올림픽 기간엔 현대차가 개발한 차세대 수소차, 수소버스를 시범운행하기로 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신형 수소 SUV 출시 전까지 카셰어링과 수소택시 보급으로 수소차 대중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도 수소차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수소차는 126대, 충전소 16개소에 불과하다. 이를 2020년까지 각각 1만 대, 100개소까지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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