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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中외환보유고 날로 먹으려는 장사꾼”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 이문기|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트럼프는 中외환보유고 날로 먹으려는 장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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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대한 공포

인류 역사에서 패권국가는 헤게모니에 도전하는 나라가 나타다면 견제하거나 손을 보곤 했다. 스파르타가 아테네를 침공한 게 일례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이름을 따 1등이 2등의 부상을 두려워해 전쟁을 일으키려는 욕망을 ‘투키디데스 함정(Thukydides Trap)’이라고 일컫는다.

“패권국 미국이 칼을 빼드는 임계점은 도전국의 GDP가 미국의 40%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소련은 붕괴했으며 일본은 플라자 합의를 빌미로 엔화를 절상시켜 20년간 죽여놓습니다. 중국이 부상하자 워싱턴은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를 선언해 베이징을 견제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투키디데스 함정을 벗어났습니다. 중국 GDP가 미국의 61%까지 올라갔거든요. 트럼프는 불운한 대통령이에요. 미국이 지금처럼 강한 넘버 2를 상대해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이 느끼는 두려움은 뭔가요.
“바다에 대한 공포입니다. 1840년 아편전쟁에서 패한 후 100년간 서구의 반(半)식민지로 살았습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후에도 공산주의자들의 정책 실패로 1978년 개혁·개방 이전까지 가난했고요. 아편전쟁 때 서구 열강이 남중국해를 통해 중국으로 밀려들었습니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짓는 것은 바다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려는 시도입니다. 미국은 바다에서 중국을 포위해 가둬두려 하고요. 중국 해군이 미군 제7함대를 뚫고 태평양으로 나가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금권욕 vs 패권욕

-트럼프는 취임 첫날(1월 20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율을 부과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고요.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한다면 그것은 제로섬 게임입니다. 누가 더 양보하느냐의 게임 이론으로 갈 확률이 높아요. 2등이 약한 부문에서 힘겨루기를 시작할 겁니다. 첫째가 무역, 둘째가 금융입니다. 무역, 금융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때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것이죠. 넘버 2를 굴복시켜 큰 파이를 얻는 게 트럼프의 목적이겠죠. 중국의 약한 고리인 통상과 금융에 주사를 놓을 겁니다.”

-트럼프가 1987년 쓴 ‘협상의 기술’에 옵션의 최대화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협상하기 전 위협적 메시지를 보내놓아 실제 협상 시 운신할 폭을 최대한 넓히라는 겁니다. 위협에 대한 상대의 반응에 따라 호의적으로 나갈지, 더 강력하게 윽박지를지 선택하는 거죠. 4월 6, 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졌습니다. 워싱턴은 앞으로도 경제·통상 분야에서 실익을 추구하려 하고, 베이징은 외교·안보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후퇴시켜주길 원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O(Obama)-X와 T-X 시대의 차이는 앞선 시대가 패권 대 패권, 즉 정치의 대결이라면 현재는 돈에 관심을 가진 쪽과 패권에 관심을 둔 쪽의 다툼이라는 점입니다. 금권에 대한 욕심이 패권 의지와 충돌하는 거예요. 중국 군사력이 아직은 미국의 30% 수준입니다. 미국이 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관리할 시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트럼프가 탐내는 건 중국의 돈이에요. 트럼프의 당선에도 국가의 금고를 채우라는 미국민의 요구가 영향을 미쳤고요.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일본이 보유한 달러 자산이 미국으로 이전된 전례처럼 3조 달러(2017년 1월 현재 중국 외환보유고는 2조 9982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날로 먹으려는 겁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거나 중국산 제품에 관세율 45%를 부과하는 게 실현 가능할까요.

“통상 문제는 드라이브 샷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언 샷이에요. 미국 소비자가 45% 관세율을 버텨낼 수가 없어요. 3억2000만 인구가 사용하는 생필품을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100달러 제품이 145달러로 오르면 미국의 개인이 견뎌내겠습니까. 환율조작국 지정은 최근 10년간 선거철만 되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사안입니다. 중국이 포함된 적은 없어요. 드라이브 샷으로 날린 통상과 환율은 협상 카드예요. 아이언 샷은 ‘자본·금융시장을 개방하라’는 것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4월 6,7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100일 계획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확인했으나 북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제안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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