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호

경제

‘억척파’는 다가구·다세대주택 ‘공주파’는 아파트 임대

노후 대비 부동산 투자

  •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land2233@naver.com

    입력2017-05-04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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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를 앞두고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눈 돌리는 이가 적잖다. 하지만 개인별로 알맞은 투자 대상은 각기 다르다.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투자가 더 적합한 경우도 있다. 국내 대표 부동산시장 분석가가 귀띔하는 노후 대비 부동산 투자 원칙.
    “그돈으로 건물을 사서 임대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만약 인플레이션이 또 온다면 부동산만큼 안전한 것은 없잖아. 스칸디나비아에서 돌아온 이후로 틈만 나면 부동산 광고를 뒤져. 시간이 지나면 좋은 게 나타날 거야.” 2012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프랑스 영화 ‘아무르(Amour)’에서 음악가 딸 에바는 병상에 누운 엄마에게 독백처럼 자신의 고민을 내뱉는다.

    엄마는 병이 깊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죽어가는 엄마보다 자신의 노후를 걱정하는 에바는 이기적인 딸이다. 하지만 이미 중년이 돼버린 생활인으로서 에바는 솔직한 여성인지도 모른다. 그의 고민은 프랑스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그의 독백은 결국 안정적인 월세 받기를 꿈꾸는 것이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이면 누구나 한 번쯤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떠올린다. 노후 불안을 덜기 위한 ‘비노동소득’(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손쉬운 방편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월세 로망’이 사회적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신드롬의 가장 큰 원인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 수명 연장 등 인구구조 변화와 저금리가 겹쳐서다.

     마땅한 소득이 없는 은퇴 후의 삶은 월세라는 현금 흐름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만든다. 그런데 부동산을 통한 노후 설계 방안을 수립하기 전 고민해봐야 할 게 있다. 과연 노후에 부동산이 어떤 존재가 돼야 하느냐는 점이다.





    노후의 짐? 비빌 언덕?

    나이 들어 현금 흐름의 창출 수단이 반드시 부동산이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만약 금융자산을 통해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부동산을 고집할 까닭은 없다. 필자 개인적으로 부동산이 노후 설계의 최상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은 주식 같은 금융자산에 비해 비효율적이고 수익도 낮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 장기적으로 주식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7~8%, 부동산과 채권 투자 수익률은 3~4% 정도다. 금융지식이 많고 가격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강철 심장의 소유자라면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을 통해 부를 늘리는 게 낫다.

    하지만 노후 들어서는 인지능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므로 수익률이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일이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부동산은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되고, 실물자산이니 태풍이 불어와도 허공으로 사라지는 일은 없어 마음이 편하므로 심리적 측면에서 메리트가 적지 않다.

    즉, 자신의 마음이 편안하고 관리에 어려움이 없다면, 부동산은 노후생활 방편에 적절한 활용 대상이 된다. 부동산은 자산 설계에서 플랜 A(최선)가 아니라 적어도 플랜 B(차선)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은 각기 장단점을 지니므로 이분법적 구분을 지양해야 한다. 즉, 물리적 분류법보다는 통섭(統攝)의 관점으로 현금 흐름이 잘 나오는지 여부에 따라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현금 흐름)만 잘 잡으면 된다. 현금이 잘 나온다면 나이 들어 무조건 부동산을 줄일 필요는 없다.

    다만 부동산에 대한 종전의 인식을 바꿀 필요는 있다.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만큼 부동산 투자는 최선보다는 차선으로 접근하고, 고수익보다는 보험으로서 인식할 때 마음이 편하다. 부동산은 투자보다는 필요에 따라 구매할 때 여유와 편안함을 안겨줄 뿐 아니라 가격 스트레스도 덜 겪게 된다.


    나도 월세나 받아볼까

    집은 삶의 안식처로 항상 거주하는 공간이니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그렇다보니 전문지식 없이도 노후 대비로 주택 임대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택, 특히 다가구·다세대주택을 임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녹록지는 않은 것 같다. 세입자가 수시로 바뀌는 데다 관리의 번거로움이 커서다.

    당신은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척척 하는 스타일인가. 혹은 억척파 스타일인가. 어려워도 굴하지 않고, 감정에 잘 휘둘리지 않으며, 끈덕지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 말이다. 또는 평소 기가 세다는 말을 듣거나 사람을 잘 다루는 대장부 스타일인가. 위 3가지 스타일 중 하나에만 해당돼도 다가구·다세대주택 임대가 적성에 맞으니 도전하라.

    반대로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할 뿐 아니라 소심하고 기가 약한 스타일이라면 다가구·다세대주택 임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산다거나 고상한 것을 좋아하는 공주파 스타일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스타일은 다가구·다세대주택보다 관리에 품이 덜 드는 아파트가 나을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부터 파악하고 주택임대에 나서야 중도에 관두는 일이 생기지 않고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미당 서정주는 시 ‘자화상’에서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다. 성장기의 자신을 대부분 바람이 지배했다는 것이다. 8할(80%)은 100%의 겸손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다가구·다세대주택 임대사업을 얘기할 때도 8할이 떠오른다. 바로 성공의 대부분은 입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에 비해 임대료가 싼 다가구·다세대주택의 가장 큰 수요층은 젊은 층이다. 아직은 자산이 많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른 출근과 늦은 귀가로 바삐 사는 사람들이다. 젊은 층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역세권으로 대학가, 오피스 밀집지역이나 산업단지를 낀 역세권이면 금상첨화다.

    역세권에선 수요가 많은 만큼 임대료나 매매가격이 안정적이고 공실(빈방) 부담이 덜하다. 일반적으로 역세권은 역으로부터 반경 500m(도보 7분) 거리 이내다. 매입할 때는 인터넷 지도로만 볼 게 아니라 다리품을 팔아 직접 거리를 재보는 게 좋다. 비표준화된 부동산을 싸게 사는 방법은 다리품만한 게 없다.

    입지가 좋은 곳은 새 경쟁자가 출현해도 살아남는다. 앞으로 육아·헬스·조식·세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나 저렴한 청년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개인의 주택 임대는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소 비싸더라도 누구나 욕심나는 좋은 입지의 다가구·다세대주택을 골라야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고 입지는 ‘역 ◯◯번 출구’에서 100m 이내 주택이다. 



    요모조모 따져라

    대체로 주택 임대 하면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떠올린다. 자금력이 된다면 되도록 다가구주택보다는 다세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낫다. 단독주택에 속하는 다가구주택, 원룸주택은 대체로 지상 3층(필로티 제외)을 짓지만 공동주택인 다세대주택은 한 층 더 높은 4층을 짓는다. 층수를 올리는 만큼 임대면적이 늘어나 수익도 늘어난다.

    요즘은 주차장을 확보하려 1층을 필로티(pilotis·건축물의 1층은 기둥만 서는 공간으로 하고 2층 이상에 방을 짓는 방식)로 많이 설계한다. 이 경우 2층부터 주거공간이 들어서 다세대주택은 총 5층이 되므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게 세입자 유치에 유리하다. 주차 공간을 감안하면 다세대주택의 대지는 최소 50평, 주차와 엘리베이터 공간을 고려하면 최소 70평은 돼야 한다. 다만 다가구주택은 대지 30평 이하라도 협소주택으로 지을 수 있다.

    다세대주택은 일반 아파트처럼 제3자에게 각 호수를 분양할 수 있지만 다가구주택은 불가능하다. 다만 세금 측면에선 다가구주택이 다소 유리할 수 있다. 다세대주택은 소득세법상 다주택자가 되지만 다가구주택은 한 채 보유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및 임대소득세에 대한 비과세 혜택(고가 주택 제외)을 받으려면 다가구주택이 유리하다. 다가구·다세대주택은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상 3~5층 건물로 외관상 거의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스마트폰 앱 ‘스마트국토정보’를 통해 건물을 구분한 뒤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다가구·다세대주택의 임대수익률은 연 4% 이상이면 무난하지만 세입자가 많은 풀옵션 중심의 원룸주택은 이보다 1~1.5%포인트 높은 곳을 골라야 한다. 임차인이 자주 바뀌고 도배, 장판, 싱크대 등의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감가상각이 다른 일반 건물에 비해 심하기 때문이다.


    상가주택 경쟁력은 1층에서

    요즘 은퇴자들로부터 각광받는 상가주택은 말 그대로 상가와 주택을 겸한 복합건물로 일종의 점포 겸용 주택이다. 상가주택은 학원과 주거 업무가 혼재돼 있고, 근린상권이 형성된 곳이 유리하다. 도로를 2개 끼고 있어 눈에 쉽게 띄는 코너에 위치한 상가주택이라면 금상첨화다. 상권이 활성화한 곳의 이면도로, 종(種) 상향 예정지역, 신설 역세권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

    이미 상권이 성숙한 일반상업지역이나 중심상업지역에 위치한 상가주택은 고객 확보엔 유리하나 땅값이 비싸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떨어진다. 오히려 제2종 일반주거지역, 준주거지역, 준공업지역에 들어선 상가주택의 수익이 더 나을 수 있다.

    상가주택은 노후 대비로 손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복병도 많다. 대형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이 급성장하면서 상가주택이 있는 골목길 상권이 타격을 받아서다. 먹자골목이나 핫 플레이스로 탈바꿈한 지역이라면 모를까, 대부분 이면도로의 상가주택 수익률은 높지 않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 일대 상가주택 임대 수익률은 연 2~3%에 머무르는 곳도 많아 매매가격의 거품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인근 상권과의 경쟁으로 상가 임대료가 높아 기대보다는 활성화하지 못해서다.



    세입자 시선으로 보라

    사실 상가주택의 경쟁력은 1층 상가에서 나온다. 상가주택은 1층 임대료가 높을수록 가치가 높다. 1층에서 전체 임대료의 30% 이상이 나와야 한다. 상가주택을 살 때는 상권의 활성화 정도를 눈여겨보라. 주택보다 상가 부문으로 쓰는 면적이 넓은 지역일수록 상권이 발달해 있다는 뜻이다. 유명 먹자골목이라면 건물 대부분을 상가로 쓸 것이다. 건물에서 상가 면적의 비중은 상권 활성화의 또 다른 지표다. 요컨대 상가주택은 주택이 아니라 상가에 투자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실패가 없다. 

    서울 노원구에 작은 상가건물을 가진 양지훈(가명·59) 씨. 그는 현금 10억 원으로 임대수익용 근린상가를 알아보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안정적인 월세를 받고 싶어서다. 매입할 상가를 둘러보며 그가 느낀 점은 ‘상가 투자는 세입자의 시선으로 봐야 실패가 없다’는 것이다. 월세는 건물주나 중개업자가 아니라 세입자가 내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는 세입자가 보는 눈은 정확하다. 상가 입지를 평가할 때 주변 세입자 등 적어도 3명에게 반드시 탐문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들의 객관적 의견을 종합해 상가의 가치를 따져보는 것이다. 그래도 미덥지 못하다면 장사를 하는 지인과 함께 현장을 답사하는 것도 괜찮다.

    양씨 역시 음식점을 하는 고교 동창과 함께 현장에 들러 입지를 검증할 예정이다. 양씨는 “세입자가 기피하는 지역의 상가를 사서 성공한 투자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파악한 세입자 선호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아 매출액이 꾸준한 곳이다. 가령 지하철역 출구에서 10m 이내 1층 코너상가나 대학교 후문은 접근성이 좋아 고객이 끊이지 않는다고 양씨는 말했다. 수요가 많은 상가는 세입자가 갑자기 가게를 비워도 공실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컨대 나이 들어 상가를 일일이 관리하긴 어려우므로, 살 때는 반드시 세입자 선호도가 높은 곳을 골라야 속을 썩이지 않을 것이다. 실패하지 않는 상가 투자 방법은 바로 세입자의 마음을 읽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다.


    신규 상가, 임대료 거품 조심

    신규 상가는 분양가나 임대료에 모두 거품이 끼기 쉽다. 아파트는 분양을 받아 가끔 대박을 터뜨리지만, 상가는 많은 경우 계약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 가장 큰 이유는 고분양가다. 개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인해 분양가가 처음부터 부풀려진다. 너무 높은 분양가는 소비자가 가져가야 할 이익을 공급자가 중간에 차지해버리는 꼴이다.

    이렇다보니 소비자 몫은 쥐꼬리 정도이거나 되레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상가 전문가는 “수도권에서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신규 분양 상가가 전체의 30%가량 되는 것 같다. ‘상가 불패’ 신화는 옛말”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도 시간이 갈수록 오르기는커녕 낮아지는 곳이 수두룩하다. 상권 활성화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데다 초기 거품이 빠지기 때문이다.

    요즘 신도시엔 1층 상가도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비어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분양가에 맞춰 임대료를 책정하다보니 터무니없이 비싸 세입자들이 입주를 꺼려서다. 신규 상가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특성도 한몫한다. 상권 형성 초창기엔 세입자가 치러야 하는 ‘준임차료’ 성격의 권리금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니 비싼 임차료를 내고도 들어오려는 세입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요즘은 아예 ‘권리금 장사’를 위해 신규 상권의 임대 점포를 노리는 고수도 많다. 2~3년간 비싼 임차료를 부담하더라도 권리금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권리금을 지불해야 하는 그다음 세입자다. 권리금까지 지불하면 가게 운영의 채산성이 떨어져 최초 임차료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 바람에 시장이 안정 단계로 접어들수록 임대수익 하락으로 이어지고,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도 떨어져 적지 않은 상가 계약자들이 이중고를 겪는다.

    물론 신규 상가를 분양받는다고 모두 실패하는 건 아니다. 입지 여건이 좋은 곳에선 투자자들이 수천만 원의 웃돈을 챙기고 쏠쏠한 임대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문제는 확률이다. 실패한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게 현명하다. 신도시 면적이나 인구 대비 상업용지 비율이 높거나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비싼 곳은 피하고, 특히 웃돈을 주고 상가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보수적인 은퇴자라면 신규 상가보다는 상권 성숙 지역을 고르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꼬마빌딩, 많은 물건 봐야

    요즘 ‘꼬마빌딩’의 몸값이 상한가다. 꼬마빌딩은 주로 20억~50억 원가량의 중소 규모 건물을 말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지상 3~7층 상가 건물이나 작은 오피스 건물이다. 과거에 빌딩은 기업체들이 소유하는 건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일반 개인도 아파트를 팔고 대출을 안으면 꼬마빌딩을 살 수 있게 됐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서울 강남권 일대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꼬마빌딩을 마치 아파트 사듯 투자한다는 점이다. 꼬마빌딩은 아파트 같은 표준화된 부동산을 사는 방법과는 확실히 다르다. 비표준화된 부동산은 같은 동네라도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가치가 천양지차다. 그러므로 적어도 50개 이상의 매물을 보라.

    좋은 배필을 찾기 위해 맞선, 소개팅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듯 꼬마빌딩도 빌딩 중개법인, 지역 중개업소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최대한 많이 확보해 보는 것이 좋다. 그사이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고르는 안목이 생긴다. 임대수익률은 강남권은 연 4% 이상, 비강남권은 5% 이상, 지방은 6% 이상 나와야 안정권이다.

    요즘 실물경기가 침체되면서 꼬마빌딩 주인들이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상대적으로 입지 여건이 떨어지는 이면도로에 위치한 탓에 임차인을 구하기가 어려워서다. 오죽하면 ‘공실 공포’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임대 수요가 많은 강남권에서조차 사무실 공실이 10% 이상 되는 곳이 많다. 우리나라 경제도 성숙단계로 접어들면서 경기가 크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공실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다. 그나마 공실 공포에서 벗어날 차선책은 오래 임차할 수 있는 세입자로 건물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자신에게 제출하는 답안지

    일반적으로 음식점이나 편의점, 약국 등 리테일(판매시설)은 영업을 하기 위해 시설이나 인테리어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존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공실 발생에 대한 우려가 일반 사무실에 비해 덜한 편이다. 사무실은 권리금이 없는 데다 이렇다 할 시설투자가 없어 더 싼 곳이 있으면 쉽게 옮긴다. 따라서 공실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유동 인구가 많은 역세권이나 먹자골목으로 압축한 뒤 리테일 비중이 높은 꼬마빌딩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부동산으로 노후 설계를 하려면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각자 맞춤형 정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 서울로 가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듯 부동산으로 월세를 받는 방법 역시 다양하다. 가령 소형 아파트 3채나 오피스텔 5채를 사서 월세를 받는 사람이 있고, 아예 월세가 나오는 2개의 상가를 매입해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를 적절히 섞거나 자금을 모아 소형 빌딩이나 물류창고를 구입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과연 어떤 부동산을 사야 내게 맞는 노후 설계 방안이 될까. 상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구체적 단계로 들어가면 답안 찾기가 녹록지 않다. 부동산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년간은 부동산 현장을 직접 다니면서 느껴보라.

    시기를 좀 늦춘다고 부동산이 어디로 달아나지는 않는다. 충분히 조사한 뒤 스스로에게 주는 답안지를 만들어라. 누가 “왜 하필 그 부동산으로 노후 설계를 하려는 건가”라고 물으면 금세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정도 논리적 무장은 돼야 부동산 재설계 방안을 제대로 수립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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