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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의 최적기”

‘행정수도 개헌’ 추진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 김진수 기자|jockey@donga.com

“차기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의 최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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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분원 건립 후보지 확보

“차기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의 최적기”

3월 6일 열린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원회’ 결성대회.[세종특별자치시]

-실질적인 행정수도 실현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어떤 노력을 했다고 보나.
“전혀 안 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18대 대선 후보 시절 세종시와 관련해 이른바 ‘원안(原案) 플러스 알파’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런데도 그 ‘원안 플러스 알파’의 실체에 대해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할 때까지도 보여주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세종시 건설을 위한 투자는 국가예산으로 반영된다.

그런데 국가사업인 신도시 건설을 총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예산이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에 8424억 원이었다. 2014년엔 6986억 원, 2015년엔 4920억 원, 지난해는 2684억 원, 올해는 3000억 원 정도다. 매년 점점 줄었다. 예산이라는 게 결국 정부의 정책의지를 수치로 나타내는 것 아니겠나. 지금은 투자가 충분히 이뤄졌기에 이젠 투자를 줄여도 된다 하는 그런 시점이 아니다. 세종시 건설은 이제 3분의 1가량 진행됐을 뿐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세종시 건설을 위한 정부의 초기 투자는 주로 민간투자에 앞서 이뤄져야 하는 인프라 확충에 쓰인다. 관련법을 보면, 세종시 투자금액을 당초 8조5000억 원으로 못박아놓았다. 그것도 2013년 기준 불변 가격인데, 원래 계획에 따르면 이 가운데 6조 원을 2015년까지 투자하게 돼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까지 4조4000억 원만 투자됐다. 정부가 계획대로 투자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만일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졌더라면 세종시민들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많은 불편을 투자 지연으로 인해 겪게 된 것이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의 행정수도 실현 의지가 매우 약했거나, 아니면 없었다고 본다. 세종시 처지에선, 극단적으로 얘기해 실질적으론 되레 반대했던 것 아닌가 하는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전의 이명박 정부 땐 더했다. 결국 국회에서 부결되긴 했지만, ‘세종시 수정안’까지 추진했으니까.”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등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 세종시 내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 당위성은.
“현재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전체에 중앙부처의 약 60%가 밀집돼 있고, 이번 대선이 끝나면 미래부와 행자부의 세종시 이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껏 정부과천청사에 잔류 중인 미래부는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 등 6개 부처를 제외한 모든 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토록 명시한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을 위반하고 있으므로 조속히 이전해야만 한다. 행자부도 중앙행정기관의 정부세종청사 이전을 총괄하고 지방자치·공무원조직 등을 담당하는 부처인 만큼 마땅히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이라는 단어를 처음 쓴 사람이 나다. 2012년 1월 3일 내가 초대 세종시장 선거 출마 당시 발표한 5개 공약 중 첫째로 언급한 것이다. 그때만 해도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얘기라며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지만, 지금 사정은 다르다. 세종시에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을 설치하려는 목적은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다. 현재 국회·청와대와 중앙행정기관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비효율이 매우 높다. 이는 공무원 출장비 등 경제적 비용 손실뿐 아니라 국가정책의 질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세종시가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거듭나려면 국회와 청와대 이전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으니 먼저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만이라도 설치하자는 것이다. 세종시는 서울 여의도 국회 전체 면적(33만㎡)보다도 넓은 대상 부지(유보지 39만㎡)를 이미 확보해두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정세균 국회의장과 국회 분원 건립 후보지인 S-1 생활권(세종호수공원 북쪽)을 같이 둘러보며 설명을 드렸다. 정 의장은 원래부터 세종시 건설에 굉장히 적극적인 분이다. 관련법 제정 당시 여야 간 협상의 주역이기도 했다.”


“차기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의 최적기”

2007년 착공 당시(위)와 2017년 현재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전경.[세종특별자치시]

코미디 같은 지방자치

-‘세종시=행정수도’라는 목표의 실현은 개헌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 않나.
“정치권은 물론 국민 대다수가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 공감하므로 개헌 문제와 관련해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 등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개헌 과정에서 국가균형발전을 다루는 것도 꼭 필요하다. 수도권에 경제·사회·문화가 집중되고, 일자리와 인구도 국가의 절반을 수도권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지방은 점점 피폐해져 소멸 위기에 이른 곳이 전체의 40%나 된다.

중앙집권 일변도의 나라 운영으로 수도권 집중이 더욱 심해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 최악의 수도권 일극(一極) 집중 국가가 돼버린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일례로 전체 인구 중 수도권 인구 비중을 살펴보면, 영국과 프랑스는 20%가량, 일본은 지바현을 포함해도 30%가량인데 우리나라는 50%에 달한다. 따라서 개정 헌법은 ‘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명시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수도권 일극 집중을 해소하며, 지방이 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방자치 상징도시 세종시의 수장(首長)으로서 생각하는 진정한 지방자치란.
“1995년 이래 지방자치 부활 22년을 맞았지만, 되레 과거에 비해 더 중앙집권적 경향으로 흐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중앙정부가 모든 걸 통제하기에 지방정부가 더 의존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일해보니 지역 실정에 맞게 정책을 입안하고 실현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걸 느꼈다.

세종시가 명목상 ‘특별자치시’인데도 입법·조직·재정 어느 것 하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실례로 우리 시가 중학교 1학년생에게 자유학기제에 따른 직업체험 등을 위해 연간 10만 원의 문화카드를 지급하는 사업조차 중앙정부와 협의하는 데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을 정도다. 시의회에서 조례 제정까지 통과됐지만 사전에 우리 시와 협의했던 보건복지부가 시의회의 조례 심의 과정에서 조례 내용이 조금 바뀐 걸 가지고 협의안대로 안 됐다며 제동을 걸었다.

연간 총액 3억5000만 원짜리 자유학기제 지원 프로그램 하나 시행하는 것조차 중앙정부가 승인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 아주 코미디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려면 헌법에 ‘분권’을 명시하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획기적으로 이양해야 한다.”



역할 재정립 절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수행 중인 지방사무의 이관 등 몇몇 사안에서 세종시와 건설청 간 정책적 갈등이 잦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방사무 이관 등을 위한 행정도시건설특별법 개정 추진은 시민 혼란과 불편을 덜고 편익을 증진하려는 것이다. 옥외광고물 관리나 도시공원 및 녹지 점용허가 같은 도시계획·주택건축·도시관리 관련 업무 등 14개 고유 자치사무는 세종시로 이관해 일원화하고, 건설청은 정책과 계획을 다루는 중앙행정기관답게 투자유치 등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충 역할을 강화하도록 양자 간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럼에도 건설청은 두 가지 걱정에 빠져 있다. 지방사무를 세종시로 넘겨주면 잘해낼까 하는 걱정, 다른 하나는 그걸 다 내주고 나면 우린 뭐 하지 하는 걱정. 최근 일각에서 우려하는 건설청 폐지 내지 통합 문제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게 세종시 입장이다.”

-KTX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데, 오송역 등 인근 역의 위상에 지장을 줄 것이라 주장하는 충북 쪽과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안다. 절충점을 찾고 있나.

“부처 이전이 거의 마무리되고 행복도시 2단계(2016~2020) 건설이 진행 중인 세종시 건설의 주된 목적은 국가균형발전과 경쟁력 강화다. 그에 걸맞게 행정수도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KTX 세종역을 설치해 접근성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 현재 정부세종청사와 국회·청와대 간 거리가 멀어 시간과 비용이 허비되고 국정 수행의 비효율성이 심각하다.

세종역이 설치되면 대전 북부권, 공주권, 호남권 등에서 세종시 접근성이 좋아지고, 행정수도 역할 수행의 효율성과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수서고속철도(SRT) 개통으로 주말열차가 상·하행 42.7% 증가한 384회에 이르는 등 운행횟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세종역이 신설되더라도 오송역이나 공주역 정차가 줄지 않고 역의 위상에도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다.
 
충북 쪽은 오송역을 세종시 관문역이라 주장하며 세종시민과 부처 공무원 등의 불편은 외면하고 세종역 신설 문제를 두고 명분 다툼을 벌이며 반대하는데, 이는 되레 충청권의 분열과 지역갈등을 조장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과 충청권의 공조를 저해한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주변 지방자치단체 간 실질적인 역할 분담에 주력하는 게 타당하다. 앞으로 지자체 간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모적 논쟁보다는 충청권 상생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


“차기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의 최적기”

‘세종시 종합 안내도’ 앞에서 국회 분원 건립 후보지에 대해 설명하는 이춘희 세종시장.[홍중식 기자]

“세종시는 나의 운명”

이 시장은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제2대 세종시장으로 당선됐다. 전북 고창 태생으로 행정고시(21회) 출신인 그는 건설교통부 차관,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2003~2006년엔 신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장,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을 거쳤고, 현재는 시장직을 맡고 있으니 15년째 세종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행정수도가 아닌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반 토막이 돼버린 데 대해 늘 아쉬움을 느끼며 행정수도 완성을 꿈꿔왔다”며 “세종시는 나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 행복도시 세종.’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세종시는 차기 정부에서 한국의 새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시장의 ‘운명’이라는 세종시의 운명이 궁금하다.  




신동아 201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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