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도전! 서울에서 협소주택 짓기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놀이터

마지막 회_ 주택에서 산다는 것

  • 글·홍현경|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yjh44x@naver.com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놀이터

1/4
  • 집을 짓는다는 건 삶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아파트에서 살 땐 전망 좋은 집을 찾아다녔지만, 집을 짓고 살아보니 동네 풍경을 우리가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놀이터

남편이 망치질해 만든 화분에 매화나무도 심고, 도시농부를 꿈꾸며 각종 채소 모종도 심었다.


사용승인이 났다. 이사도 했다. 겨울, 우리 가족에겐 더 추웠던 지난겨울.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지인들은 이사하고 살기 좋으냐고 묻는다.

“주택살이 어때?” 아파트 살다 와서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이다. 나는 거짓말 안 보태고 이곳이 천국인 것 같다. 어려움을 겪고 들어온 우리 집은 그야말로 따뜻하고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아이들에겐 놀이터다. 집이 지어지다 마는 건 아닌지 걱정하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그저 눈물 나게 감사할 따름이다. 아이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보고 할머니 댁에선 단칸방에서도 살아봐서 그런지 좁디좁은 방이지만 자기 방이 제일 좋단다.

패시브  하우스의  꿈

주택살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관리실이 없어 불편하지 않나, 겨울에 춥지 않나, 이것저것 관리할 일이 많지 않나, 주차가 어렵지 않나.

주택에서 3개월을 살아보니 이 모든 질문에 ‘NO’라고 답할 수 있다. 관리실은 없지만,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듯 남편이 자기 역할을 찾아서 한다. 못도 박고 이것저것 살피고, 심지어 남은 나무로 화분도 만든다. 관리사무실 구실을 남편이 한다.
겨울에 춥지 않고 되레 사방에서 햇살이 들어와 밝고 따뜻하다. 낮엔 화장실 전등도 안 켤 정도로 밝고,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아도 따뜻하다. 3개월 동안 연료비는 아파트에서 살 때보다 오히려 적게 나왔다. 도심에서 최소한의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를 향한 꿈이 이뤄진 듯하다.

관리할 부분은 있다. 겨울에 눈이 오면 집 앞 도로를 쓸고 염화칼슘을 뿌린다. 우리 집 앞은 특히 경사 골목이라 지나가던 할머니라도 미끄러질까 걱정돼서 눈을 치운다. 눈을 치우고 있으면 큰아이가 나와서 돕는다. 윗집 아저씨가 나오지 않으면 그 윗집 연세 많으신 할아버지 집까지 길을 낸다. 그 나름대로 재미있다.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는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이라서 오히려 좋다. 단, 도로에 쓰레기를 내놓은 모양이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다. 좋은 공공디자인 정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밖에도 집 안팎 관리라 하면 이런 게 있다. 작게 만들어놓은 화단에 길고양이들이 실례를 하고 모래를 덮어 묻어놓고 간다거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담배꽁초를 도로 아무 데나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집 앞 화단이나 도로를 정리하고 쓸어주는 정도의 관리는 한다. 앞으로는 화단에 물주기도 게을리할 수 없을 테니 아이들 용돈거리가 늘 것 같다. 

주차 문제도 아파트 살 때보다 불편하지 않다. 아파트에선 남편이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원하는 곳에 주차하기 어려웠다. 멀리 세우고 한참을 걸어 들어오는 때도 많았는데 지금은 바로 코앞이다.

그것보다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4층을 오르내리는 게 큰 곤욕 중 하나다. 그런데 이것 역시 공사 중 하도 오르내려 근육이 붙어서인지 못 다닐 정도는 아니다. 계단이 같은 형태로 이어지지 않아서 방문한 분들은 3, 4층이 아니라 2, 3층 아니냐고 의아해하기도 한다.

1/4
글·홍현경|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yjh44x@naver.com
목록 닫기

햇살 가득한 보금자리이자 놀이터

댓글 창 닫기

2017/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