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호

책 향기 속으로

강화도-심행일기 外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박영자 |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최명기 | 정신과 전문의

    입력2017-05-11 18: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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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와의 冊수다


    강화도-심행일기

    송호근 지음, 나남, 296쪽,
    1만3800원


    ● 열강이 배로 약한 나라를 침탈하던 시대 강화도는 완충이었다. 반짝이는 한강 물이 넘실거리며 흘러가 닿은 곳은 조선의 수도에 이르는 첫 관문이었다. 무장이자 외교관인 신헌(1810~1884)은 왜양(倭洋)과 사대부의 척사(斥邪) 사이에 낀 완충이었다. 대립하는 것 사이에서 불화나 충돌을 누그러지게 하는 것에 길이 있었다. 

    신헌은 강화도를 거쳐 조선에 왔다 붙잡혀 문초받는 서양인 신부들의 언설에서 유교적 가치관의 혼란을 느낀다. 유교적 가치의 수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인간의 목숨보다 값진 것인가? 세계가 밀려드는데 빗장만 단단히 잠그면 될 일인가? 신헌이 살아낸 1870년대와 강대국이 부딪치는 오늘의 한반도는 다르지 않다.

    송호근(61) 서울대 교수(사회학)가 소설가로 변신했다. 장편소설 ‘강화도-심행일기’는 외교관이자 무장 신헌의 시각에서 19세기 조선을 들여다본 작품이다. 신헌은 봉건, 근대 양쪽에 발을 디딘 경계인이었다. 무관인데도 뛰어난 학문적 소양을 보여 유장(儒將)으로 불렸다. 신헌은 쇄국의 가치를 고수하는 조선 조정의 대표로서 나라의 문을 여는 조규 협상에 나선다. 4월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소설가 송호근’을 만났다.



    -왜 소설을 썼나.
    “쑥스럽기도 하다. 문사(文士)가 쓰는 글 중 최고의 영역이 시(詩), 그다음이 소설이다. 객관의 세계를 떠나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작금의 현실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예전엔 부(賦), 소(疏), 논(論), 說(설), 시, 소설, 노래 등 선비가 쓰는 글의 종류가 많았다. 지난해 가을부터 한국 사회가 겪은 일을 논문으로도 쓸 수 있으나 학문적인 글은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지 못한다. 학문을 하면서 답답함이 있었다. 소설을 쓴 것은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다. ‘예술의 언어는 현실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고금의 진리에 화답한 것이다.”

    -신헌을 주인공으로 삼은 까닭은.
    “신헌은 왜양과 척사 사이에서 조선의 심장에 창(槍)이 깊이 박히지 않도록 한 자다. 칼날이 들어오는데 그것을 빈손으로 잡아 굴절시켰다. 그가 강화도조약 체결 과정을 기록한 ‘심행일기(沁行日記)’는 19세기판 난중일기(亂中日記)다. 강화도조약은 한국이 겪는 지정학적 현실의 기원이다. 140년이 지났으나 바뀐 게 없다. 20세기를 거치면서 굴절돼 현재는 더 어렵다. 당대에는 신헌 같은 자가 보이지 않는다.”

    ‘강화도-심행일기’는 소설가 김훈(69)의 ‘칼의 노래’ ‘남한산성’ ‘흑산’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김훈을 의식하며 소설을 썼다”면서 “책도 한 권 보내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칼의 노래’(임진왜란) 때까지는 이념전이 없었으나 ‘남한산성’(병자호란)에는 주전이냐, 주화냐의 이념 대결이 벌어진다. 작금의 사드 논란도 이념전 아닌가. ‘흑산’은 조선의 정체성인 성리학과 천주교의 충돌이다. 천주교가 동양으로 오면서 문명의 대(大)접촉이 일어난다. 조선은 세계에서 가장 근엄한 종교국가였다. 서구는 한 손에는 구원(천주교, 신부), 다른 손에는 무력(화륜선, 대포)을 들고 밀려들었다. 조선은 생래적 한계가 있었다. ‘나의 문은 너의 칼과 다르다. 나의 문은 변할 수 없다. 종교적 변절을 할 수 없다’고 외쳤다. 1896년 ‘유교를 국교로 삼지만 백성은 아무거나 믿어도 된다’면서 종교적 근본주의가 종언한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흑산’이 합쳐진 게 신헌의 시대다.”  

    -한반도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1876년의 상황이 오늘날 한반도가 처한 위기의 기원이다. 완충의 길에 답이 있다. 신헌이라면 사드 논란에 대해 어떻게 고민했을지 생각한다.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이고 중국과는 역사동맹이다. 군사동맹에 따라 사드를 들여온다면 역사동맹에는 무엇을 줄 것인가. 현재의 대선후보 중엔 신헌처럼 완충의 길을 모색하는 자가 없다.”

    -앞으로도 소설을 쓸 건가.
    “인민군 종군작가 김사량(1914~1950)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



    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인포메이션
     
    제임스 글릭 지음, 박래선·임태훈 옮김,
    동아시아, 2만5000원


    ●  “세상의 모든 사고와 논리는 정보처리에 불과하며, 정보는 수로 나타낼 수 있다. 결국 사고와 논리는 계산이고, 계산은 알고리즘이다.”

    제임스 글릭의 역작 ‘인포메이션’은 ‘정보’에 대해 명쾌하게 얘기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양과학서’로 평가받으며 ‘나비 효과’를 각인시키고 미국에서만 100만 부 넘게 팔린 ‘카오스’(2008)의 저자가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를 풀어냈다.

    뉴욕타임스 과학기자 출신인 저자는 정보의 이론과 역사를 종횡무진 오간다. 전화, 팩스, 인터넷, 스마트폰에 실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정보의 본질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우주는 비트(bit)다. ‘우주의 본질이 정보’인 것이다. 또한 정보는 물리학적이면서 생물학적이다.

    문자의 발명은 기록을 가능케 했으며 범주화, 일반화, 논리 등의 사고체계를 만들어냈다. 범주화, 일반화, 논리는 인류가 아니라 문자가 창조한 것이다. 문자가 된 언어는 진화했다. 사전이 발명되면서 추상적 개념은 구체화되고, 인류의 추상 능력은 폭발적으로 증진된다. 인쇄술이 등장한 후 정보 유통이 빨라진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과학혁명을 견인한 것은 인쇄된 정보다.

    전신이 발명되면서 정보의 전달 속도는 극적으로 변화한다. 인류는 정보를 기호로 바꿔 먼 곳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0과 1의 1차원 배열로 세상의 모든 사고와 논리를 처리하게 된 것이다. 정보는 이렇듯 0과 1의 수(數)로 표현된다. 수는 문자의 원형이자 정보의 형태다. 0과 1은 궁극의 기호다. 

    북소리를 이용한 아프리카의 소식 전달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의 본질은 같다. 북소리의 기본 요소는 두들기기와 두들김 사이의 간격이다. 0, 1로 표시할 수 있는, 비트다. 모스 부호는 또 어떤가.

    정보는 ‘엔트로피’로 정량화된다. 열역학을 다루는 통계물리학의 엔트로피와 같은 방식이다. 열역학의 엔트로피는 ‘실제적’ 물리량이다. 정보는, 자동차 엔진처럼 ‘물리적인 것’이란 얘기다. 정보물리학이 양자역학을 만나면 ‘양자정보’가 된다. 정보는 이렇듯 ‘비트에서 존재로(It form bit)’ 나아갔다.

    정보는 ‘생물학적’이다. 생명의 핵심인 DNA가 기호로 이뤄진 ‘정보 테이프’ 아니던가. 인간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계’에 불과하다. 유기물이 아니어도 정보를 전달하는 다른 ‘것’은 생명처럼 행동한다. ‘생각’이란 것은 기계도 할 수 있다. ‘인간의 두뇌 자체가 무생물로 그 기능을 재현할 수 있는 일종의 기계’인 것이다. 신을 섬기며 영혼을 찾아 헤맸으나 영혼의 본질 또한 비트(bit)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인간을 우주의 주인공으로 삼아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면 글릭은 정보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워 우주가 존재하는 궁극의 실재 속으로 들어간다. 이 책을 읽으니 4차 산업혁명이니 인공지능이니 하는 얘기가 하찮게 느껴진다.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



    서울사회학

    전상인 외 지음, 나남,
    408쪽, 2만2000원


    서울을 여러 각도에서 탐구한 책이다. 관심 분야가 다른 사회학자 18인이 건강 종교 광장 편의점 러브호텔 등의 키워드로 서울을 들여다봤다. ‘편의점 사회학’이라는 책을 낸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편의점을 알면 서울이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편의점을 알아야 서울이 보인다”고 했다. 사회학자 18인의 협업은 중구난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한목소리를 낸다. “서울을 알아야 한국 사회가 보인다.”







    나는 어지르고 살기로 했다

    제니퍼 매카트니 지음, 김지혜 옮김,
    동아일보사, 1만2000원


    정리하면서 살지 않으면 인생의 루저가 된다고? 정리정돈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자유롭게 어지르고 사는 법’을 담았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너저분한 책상이 너저분한 정신 상태를 보여준다면 텅 빈 책상은 대체 무엇을 보여준단 말인가?” 당신은 어딘가에서 ‘정리의 기술’ ‘삶이 마법처럼 바뀌는 정리법’ 같은 제목이 달린 책을 봤을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그런 책들을 당장 내다버려라.”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북한 녀자,
    탄생과 굴절의 70년사


    박영자 지음, 앨피, 640쪽,
    2만8000원


    ● 이 책은 북한 체제를 ‘생동하는 여성’ 중심으로 드러내려는 시도다. 북한 관련 주요 주제는 핵·안보·공포정치 등 군사력과 세습독재의 통제이거나 시장화와 경제 변화다. 여기에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높은 비율의 여성 생산활동 참여, 여성 주도 시장화, 가부장적 군사문화, 세습의 수령 독재, 경제난 속에서 가족과 사회의 생존을 책임지는 북한 여성, 이렇듯 상호 이질적인 북한 체제와 젠더 특징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 책은 이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위해 지난 70년간 북한 체제와 젠더의 역사를 다룬다.

    이 책의 독창성은 북한의 사회주의 혁명이 좌절해가는 역사 속에서 아래로부터 능동적인 위기 극복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 주체를 드러낸 것이다. 기존 북한 여성 관련 저서들이 여성의 삶과 가부장적 사회문화를 부분적으로 다룬 것에 반해, 이 책은 1945년 광복 이후 당-국가 체제의 수립부터 전쟁, 산업화, 선군정치, 시장화·3대 세습이 이뤄진 현재까지 북한 젠더 시스템의 역사를 공시적·통시적으로 서술한다. 그리하여 좌절된 혁명, 경제난을 겪은 후 여성이 시장화를 주도하며 주민 생계를 책임지는 주체로 부상하게 된 역사구조적 과정을 밝힌다.

    북한 권력이 여성에게 가하는 가부장적 통제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국가권력이 ‘성(性)의 불평등한 배치’로 여성의 권리를 제약하는, 권력의 성불평등한 지배 방식과 피해 여성의 고통을 드러내는 데 유의미하다. 그러나 권력층만을 행위자로 인식하면 역사의 주체인 인간의 의식과 행위 발전을 간과하게 한다. 종국에는 ‘오늘을 살아가며 내일을 꿈꾸는 여성 세계’가 절대권력에 의해 실종된 것으로 인식되게 한다. 이 같은 접근은 국가권력이 여성에게 가하는 작용만을 보여줄 뿐이기에, 사회적 위기 국면에서 사회변동의 첨병 역할을 한 여성 세계를 사장시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시각에 따른 이 책은 총 4부 10장으로 구성된다. 제1부 사회주의적 근대와 젠더 전략은 북한 젠더 시스템에 접근하는 시각과 함께 지난 70년을 통시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성(性)의 정치를 다룬다. 제2부 해방과 전쟁의 스펙터클은 1945~1953년 전개된 북한 권력과 젠더의 연계 동학을 밝힌다. 제3부 산업화와 젠더 위계 제도화는 6·25전쟁 이후 전후 복구 과정에서부터 본격화한 북한의 사회주의적 산업화 역사와 그 과정에서 제도화된 젠더 위계를 규명한다. 제4부 시장화와 선군·세습 권력, 그리고 변화하는 젠더에서는 1994년 김일성 사망과 고난의 행군으로 상징되는 북한 체제의 생존 위기 및 시장화를 배경으로, 1995년 이후 현재까지 북한 권력과 여성이 상호작용하며 역동적으로 드러난 북한 젠더 시스템의 변형을 다룬다.

    필자의 오랜 연구 성과가 녹아 있는 이 책이 ‘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가 실현되는 한반도 민주통일에 미력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

     박영자 |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난센스


    제이미 홈스 지음, 구계원 옭김,
    문학동네, 404쪽, 1만6800원


    ‘종결욕구’란 ‘어떤 주제에 대한 확실한 대답, 즉 혼란과 모호성을 없애주는 답변을 원하는 욕구’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쉽게 말해 복잡하고 모호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이 상황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삶의 근본적인 문제는 존재의 압도적인 복잡함”이라고 심리학자 조든 피터슨은 말했다. 불확실한 미래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혼란스럽게 불편한 상태, 난센스에도 장점이 있다.






    정치혁명

    신봉수 지음, 나무발전소,
    488쪽, 2만 원


    촛 불혁명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정치를 떠올리면 권력이 생각나는 것은 마키아벨리 탓이다. Politics(정치) 어원은 그리스어 politika로 그 뜻은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공적 업무’다. 정치는 권력 관계여서는 안 된다. 정치가의 관심이 권력의 획득과 유지에만 있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정당한 ‘정치권위’를 만드는 첩경은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대통령의 조건

     
    최명기 지음, 지음미디어, 340쪽,
    1만4000원


    ● 대선후보급이 되면 정치 컨설턴트들이 들러붙어 언론에 유리한 모습만 노출하도록 돕는다. TV 예능에 등장할 때는 사전에 질문을 조율한다.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에게 비치는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다. 화내는 모습을 모두 편집하면 부드러운 사람이 되고,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모두 편집하면 결단력 있는 사람이 된다. TV 토론에서는 말 잘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우리는 대통령을 뽑을 때 그의 주장을 본다. 그가 나와 같은 주장을 하면 부족한 점이 있어도 눈을 감는다. 그런데 대통령 업무의 대부분은 주장과 관련 없는 가치중립적인 일이다. 그런 가치중립적인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대통령의 운명도 끝이 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린 것은 북한도 아니고, 경제위기도 아니었다. 배의 과적을 단속 못하고, 구명정이 로프로 묶여 있는 것을 적발하지 못해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대통령을 위기로 몰고 갔다. 그런데 일을 잘한다고 해서 꼭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나라가 망하는 방향으로 열심히 일하는 경우 일 잘하는 대통령이 나라를 더 빨리 망하게 한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국민을 짜증 나게 만들고 화나게 하면 아무 소용없다. 대통령 본인은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할지 몰라도 국민은 대통령을 참아내느라고 울화가 치민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에 근거해 대통령을 판단해야 하는가? 그가 성장하고 살아오면서 보인 행동 패턴을 분석해야 그가 어떤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있다. 인간은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에는 다르게 행동해야지’라고 결심하지만 잘 안 된다. 성격의 문제도 있고, 기질의 문제도 있고, 능력의 문제도 있고, 습관의 문제도 있다. 상황이 바뀌면 한동안 다르게 행동할 수 있지만 다시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똑같이 행동한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도 한 명의 인간에 불과하다. 대통령이 돼서도 행동 패턴은 반복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떠들어대는 정책 공약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의 과거 행적이다.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어떤 대통령이 될지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대권후보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청년 시절, 장년 시절을 분석했다. 문재인의 인내, 안희정의 투지, 안철수의 지성, 박원순의 행정 능력, 이재명의 선동 능력, 남경필의 디테일, 유승민의 한 방, 오세훈의 외모, 황교안의 색소폰이 합쳐진 후보가 있다면 완벽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누군가를 대통령으로 뽑아놓고 실망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면 그가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그가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심리적 동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적어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는 대통령을 뽑기가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선택을 도와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최명기 | 정신과 전문의 |




    권영민 교수의 문학 콘서트

    권영민 지음, 해냄, 352쪽,
    1만5000원


    시대의 풍속에 떠밀려 균형을 잃어가는 삶의 기로에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찾기 위해 문학을 따라가보는 것은 어떨까. 광복 전후의 격변 속에서 한국 사회의 지표가 돼준 작품들과 보편적 삶의 진리를 탐구하고자 한 작가들의 작품 속 비화들이 지금의 독자에게 강건하고 올곧은 외침으로 다가선다. 한국문학의 역사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일에 천착한 저자의 신작이다.






    김태균 교수가
    들려주는 명리 이야기

    김태균 지음, 청목출판사, 324쪽, 1만9000원


    사주를 본다는 것은 한 인간이 출생하는 시점의 바로 그 순간의 우주, 자연으로부터 받는 기운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착상은 출생자의 가족관계나 출생지역 등 운명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소가 있음에도 시간의 특이성을 인간의 운명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임에 틀림없다. 시간은 흘러가면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이 아이디어는 자연의 운행을 살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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