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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 ‘文 정부 화약고’ 검찰개혁

“청와대에 줄 서라는 통보” “정윤회 문건으로 붙어보자”

터져나오는 검사들의 반발

  • 배석준|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eulius@dinga.com

“청와대에 줄 서라는 통보” “정윤회 문건으로 붙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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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맛 안 맞는 검사들 절차 없이 좌천”
  • ● “조국 민정수석에 도전장”
  • ● ‘검찰 힘 빼기’ 대항한 방어책도 수립
“청와대에 줄 서라는 통보” “정윤회 문건으로 붙어보자”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물러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왼쪽)과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청와대는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인사권자 지위를 십분 활용해 ‘검찰 내 인적 청산’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는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중심으로 ‘수사권 조정’ 같은 제도개혁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당사자인 검찰은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어느 정도 수긍한다. 그러나 항변과 반발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먼저 몇몇 검사는 문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특정 검사들을 겨냥한 ‘원 포인트 인사’는 새로운 정치 검사를 낳을 뿐”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돈 봉투 만찬’이 알려지자 재빠르게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좌천시키고 국정원 댓글 사건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윤석열 검사를 이 자리에 앉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6월 8일 검찰 고위직에 대해 2차 인적 청산을 진행했다. 법무부는 윤갑근 대구고검장(53·사법연수원 19기)과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52·20기),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51·19기), 전현준 대구지검장(52·20기) 등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4명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했다.

이날 오전 9시경 갑작스러운 인사 조치를 통보받은 이들은 바로 사의를 표했다. 이어 유상범 창원지검장(51·21기)은 광주고검 차장으로, 차장검사급인 정수봉 대검 범죄정보기획관(51·25기)은 서울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법무부는 “과거 중요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고 문제가 제기돼 인사 조치했다”고 콕 집어 설명했다.

“통진당 사건까지 문제 삼다니…”

이 가운데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을 잘못 처리했다는 이유로 문책성 좌천을 당한 유 전 지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건 재조사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건을 잘못 처리하지 않았으니 재조사해 가려보자는 이야기다. 검사로서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의미다. 조국 민정수석은 5월 12일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은 정윤회 문건”이라면서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유 전 지검장이 해볼 테면 해보자며 정면 맞대응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에 청와대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만약 정윤회 문건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진다면 이는 문재인 정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대형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지검장은 “오해와 편견이 크더라도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고 굳게 믿는다. 비록 이렇게 떠나지만 결코 부끄러움 없이 사건을 처리하고자 노력했기에 의연함과 당당함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던 유 전 지검장과 함께 형사1부장으로 수사를 주도했던 정 전 기획관도 사표를 내지 않았다.

조직을 떠나는 사람도 순순히 옷을 벗진 않았다. 정 전 공안부장은 좌천 이유로 꼽힌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를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으면서 우회적으로 이번 인사를 비판했다. 윤 전 고검장은 검찰 내부게시판에 “검찰이 바람에 흔들리면 국민과 나라가 불행하다”며 “일련의 조치들이 진정으로 검찰개혁을 위한 것이기를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았던 검찰 특별수사본부 팀장인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59·18기)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51·20기)에게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적용돼 면직 처리된 직후여서 검찰 내부는 술렁였다. 법무부가 ‘부적절한 사건 처리’라는 낙인을 찍어가며 검찰 고위직을 옷 벗긴 것에 대한 논란이 컸다.

한 검사는 “사건을 맡은 검사에 대해 부적절한 처리라고 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집권한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처리가 부적절한 처리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검사는 “중요 사건을 맡아 기소하고 유죄를 받아내는 것보다 청와대에 열심히 줄을 선 검사들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검찰 조직에 통보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해산 결정을 한 통합진보당 사건까지 문제 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을 추종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라는 숨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으로 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위배했고, 이로 인해 초래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해야 한다”며 정당 해산 결정을 했다. 한 검사는 “통진당이 해산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검찰의 수사가 잘못됐다면 몰라도 그게 아닌데도 이를 가지고 좌천 인사를 하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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