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호

실전 재테크

요즘 강남 부자들이 꽂힌 비상장주식 투자란?

주식 빼고 채권 말고 대체투자에 주목하라

  • 정영주|하나금융투자 강남자산관리센터 WM팀장

    입력2017-06-21 1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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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데 예민한 강남 자산가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곳이라면 따라 해볼 만하지 않을까. 강남지역에서 손꼽히는 PB인 정영주 하나금융투자 강남자산관리센터 WM팀장이 요즘 강남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투자 포인트를 귀띔해주었다.
    내가 일하는 자산관리센터에서는 과거 자산관리전문가 1인당 50명 내외로 관리고객 수를 제한했을 만큼, 관리의 퀄리티를 중시한다. 나 역시 40명 정도 고객을 관리하며, 자산규모는 1500억 원에 달한다. 

    근무하는 곳이 강남이다 보니 고객인 강남 자산가들만의 특별한 재테크 특징이 뭔지를 묻는 경우가 많은데, 솔직히 특별한 비법은 없다. 다만, 느낀 게 있다면 자수성가한 자산가들은 재산을 불리기 위해 예상보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로서는 그런 분들을 상대로 조언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산업 등 시야를 넓혀야 그만큼 고객의 돈을 불릴 기회가 많아진다.

    투자 상품에는 정답이 없다. 다양한 산업 속에 만들어지는 상품의 특성을 보면서 자산관리전문가로서 논리와 전망을 갖고 고객에게 설명하고, 고객이 거기에 동의하면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투자가 이루어지고 나면 그 산업과 회사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고객과 함께 지켜보는 과정이 때로는 흥미롭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객과 서로 신뢰가 쌓여간다.

    우리 같은 웰스매니저의 필수 덕목은 관리다. 모든 투자 상품은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고객도 잘 알고 있다. 다만 고객이 원하는 것은 손실이 나더라도 그 과정에서 웰스매니저가 문제를 최대한 잘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커지는 주가 상승 기대감

    요즘 강남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자산관리 트렌드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하반기 주식시장 상황을 잠깐 살펴보려 한다. 하반기 주식시장은 트럼프 탄핵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재료가 시장에 조정의 빌미를 줄 수는 있겠지만, 이미 완전고용에 도달한 미국의 노동시장 및 3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선 설비투자,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등을 감안하면 경기 확장 국면은 적어도 2018년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KOSPI가 30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9.3배인 한국의 PE(Price Earning)가 주요 신흥시장 26개국을 대상으로 한 EM(Emerging Market) 수준인 12배까지 재평가될 경우 KOSPI가 3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나금융투자에서도 2017년 하반기 KOSPI를 상단은 2600(PER 12배 적용), 하단은 2200(2017년 이후 평균 PBR 0.95배 적용)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정립에 의지를 보이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특히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앞으로 좀 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관으로 하여금 감시기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기관의 단기투자 성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영국, 일본, 대만을 살펴보면 영국은 주주친화정책 중심의 고배당주가 각광을 받았고, 일본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크게 증가했고, 대만은 지배구조가 양호한 기업의 주가 멀티플(Multiple)이 재평가됐다. 아시아의 경우 가족 경영 및 정보 소유 비중이 높아 기업가치 평가 시 디스카운트 요소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 내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으로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타깃이 되고 있는 아시아 기업 수가 전년 대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KOSPI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최근 강남 자산가들이 관심을 갖는 재테크로는 대체투자 상품이 대표적이다. 대체투자는 전통적 투자인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모든 투자를 의미한다. 초기엔 고액자산가가 주 투자자였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대형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와 국부펀드가 핵심 투자자로 부상하면서 시장을 크게 키워왔다.


    PRE-IPO기업 투자조합 상품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급증한 이유는 과거 몇 년간 전통적 자산의 평균 기대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졌고, 낮은 금리로 인해 확정금리 상품들의 금리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자산가들의 관심을 모은 대체투자 상품 가운데 하나가 PRE-IPO(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조합 상품이다. 지분투자 성격을 가지고 있는 PE/VC투자 카테고리에 속한 상품으로, PRE-IPO는 벤처투자와 공모주 투자의 중간 단계로 비상장기업의 구주를 매입하거나 신주 발행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해 일정 수익률을 달성하면 청산하는 형태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트렌드라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현재는 스타트업의 성공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버, 샤오미,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2017년 현재 199개가 있으며, 이들 기업의 총 가치는 8108억 달러(약 931조 원)에 달한다.




    세제 혜택의 매력

    소프트뱅크는 한국에도 진출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에 3억 달러, 에어비앤비에 1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미국의 메신저 앱인 스냅은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페이스북 이후 최대 규모의 주식공개상장(IPO)을 한 바 있다. 미국 유니콘 기업이 136개, 그다음으로 중국이 58개 기업으로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Sequioa capital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중국의 미디어 스타트업 터우탸오는 기업가치가 110억 달러에 달하며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기업을 지칭)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우버도 이미 기업가치가 80조 원을 넘었다. 이는 전 세계가 초연결 상태로 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자금이 이러한 기업으로 몰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니콘은 IPO뿐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더욱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2016년 8월 디디추싱은 우버의 중국법인 우버차이나와의 합병으로 기업가치가 40조 원에 이르며, 2016년 9월 월마트가 유니콘 기업 제트닷컴(jet.com)을 33억 달러에 인수하는 월마트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있었다.

    물론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기회가 아직은 개인에게 제한적이다. 하지만 주식공개상장까지 가는 단계에서 투자 기회가 종종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PRE-IPO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자신의 차별화다. 기존 펀드 상품이 상장주식이나 채권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런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상품은 상장 이전 기업 중에서 정보의 비대칭성 등의 이유로 저평가돼 있는 기업의 주식이나 BW/CB 등에 투자한다.

    둘째, 기대수익률이다. 조합을 운용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운용사의 경우 고유의 트랙레코드가 존재하는데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일반 투자 상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실제 모 증권사에서 2014년 처음 출시한 이후 올해도 1500억 원을 모집하는 PRE-IPO펀드의 운용사는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17%가 넘게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제 혜택이다. 개인종합소득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투자금액의 10%, 2500만 원 한도에서 가능하고, 비상장주식에 투자해 상장 이후 매각하면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적용을 받고 있다.

    이런 벤처펀드는 대부분 만기가 3~7년 사이로 기존의 전통적인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기존 일반적인 상품과 비교해볼 때 익숙지 않은 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펀드 출자자 지분을 중도에 매매하는 시장이 열리면서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기업리스크관리 전문업체인 윌리스 타워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분석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주요 7개국 글로벌 연기금의 자산배분 현황을 보면 해당 기간에 전통적 투자자산의 비중은 88%에서 73%로 15%포인트 하락한 반면, 대체투자 자산 비중은 7%에서 24%로 17%포인트 상승했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또한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2004년 이후 현재까지 대체투자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투자자는 연기금, 대중부유층, 고액자산가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 자금이 대체투자 시장에 유입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는 글로벌 트렌드

    최근의 대체투자 트렌드는 크게 3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으로 고액자산가가 급증하면서 이들이 대체투자의 주요 투자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선진국의 고령화 심화로 은퇴자의 노후 준비 과정에서 전통적인 투자 상품의 낮은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대체투자 시장의 기관화 현상이 강화되는 동시에 고액자산가가 아닌 개인투자자들도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이미 글로벌 은행에서는 자산가들에게 대체투자를 자산관리 상품으로 제시하고 있다. 스위스의 프라이빗 뱅킹 중 하나인 PICTET은 자회사인 PICTET ALTERNATIVE ADVISOR를 통해 헤지펀드 사모펀드 부동산에 대한 고객자문을 수행하고 있으며, 크레디트 스위스 역시 전 세계 약 900명의 대체투자 전문가를 활용해 패밀리오피스 및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대체투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최근 국내 자산가들의 대체투자 영역을 보면 과거의 원자재 및 실물자산 중심에서 최근에는 벤처캐피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구조화 상품 등 점차 범위가 확대됨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비교적 쉽게 접하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 등도 대체투자 시장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대체투자 상품은 전통 자산인 주식, 채권 등과 비교할 때 정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상대적으로 덜 규격화돼 있어 투자 가치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투자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가 없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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