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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점검

‘묻지마 나눠먹기’ 이제 그만! 소외계층 복지에 제대로 사용해야

복권기금 법정배분제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묻지마 나눠먹기’ 이제 그만! 소외계층 복지에 제대로 사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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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있다는 걸 알지만…”

‘묻지마 나눠먹기’ 이제 그만!  소외계층 복지에 제대로 사용해야
기획재정부는 2004년 4월 ‘복권 및 복권기금법’을 시행하며 5년 후에 기금 등의 자금 소요를 감안해 법정배분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2009년에 법정배분비율을 없애거나 25% 정도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관련 기관과 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2011년에도 복권위원회사무처는 나눠먹기식 관행을 줄이겠다며 자금 소요에 따라 배분율을 20% 범위 안에서 가감할 수 있도록 하는 복권기금 성과 배분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성과평가 결과를 반영해 특정사업에 대해 배분액을 깎더라도 해당 기관이 다른 사업을 하겠다며 삭감분을 다시 요청하면 이를 받아줄 수밖에 없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법정배분비율 자체가 법률로 정해져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복권위원회는 지난해에도 법정배분제를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복권 정책 포럼’에서 당시 복권위원장이던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복권산업 법정배분제도와 거버넌스 등 기금 운용방식에 대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떻게 결론을 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복권위원회사무처는 “현재 법정배분사업의 문제점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법정배분기관·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법정배분제도 개선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묻지마 나눠먹기’ 이제 그만!  소외계층 복지에 제대로 사용해야

지역구 의식해 반대하는 정치권

지난해 복권기금 법정배분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연구한 오영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평가제도팀장은 “매년 일정비율의 재원을 특정 기금·기관에 배분하면서 복권기금 사업 취지와 괴리돼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사업들 중에는 지역개발을 위한 일회성 건설에 지원하는 등 사업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성과도 낮은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오 팀장은 “원칙적으로 법정배분비율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필요가 있다”며 “공익적 성격이 부족한 사업은 복권기금 대신 일반예산을 활용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정배분을 받는 지자체와 기관들은 당장 돈줄이 끊기면서 재정 운용에 차질이 생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는 더 큰 장애물이다. 법정배분제를 폐지하려면 복권법 개정이 필요한데, 법정배분사업 상당수가 지자체 사업이라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당장 지난해 법정배분제가 공론화되자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인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부터 반대하고 나섰다. 위 의원의 지역구는 제주도다.

복권위원회 복권위원인 박찬우 세금바로쓰기납세자운동본부장은 “법정배분의 경우 일부 지자체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돈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일반예산으로 해야 할 사업을 복권기금으로 진행하는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는 복권기금 본래 취지와 부합하지 않은 사업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또 “최근 들어 지자체에서도 본래 용도에 맞는 사업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법정배분제를 폐지할 경우 지자체에서 예산 부족으로 꼭 필요한 사업을 못하게 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며 법정배분제 폐지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올해 12월이면 로또복권이 시작된 지 15년이 된다. 법령에 의해 복권기금이란 이름으로 수익금이 사용되기 시작한 지도 13년이 넘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복권기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복권기금을 어디에 사용하느냐는 물음은 복권을 왜 발행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이기 때문이다.




신동아 2017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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