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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경영의 핵심… 숨은 블루오션의 세계”

‘골프장의 예술가’ 그린키퍼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골프장 경영의 핵심… 숨은 블루오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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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관리가 골프장 경쟁력

“골프장 경영의 핵심…  숨은 블루오션의 세계”

그린키퍼가 잔디 관리를 넘어 골프장 전체를 관리하는 전문직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린키퍼의 일은 다양하고 전문성도 높다. 첫 번째 팀이 티오프를 시작하기 전에 코스 전체를 돌며 잔디 상태를 관찰하고, 병충해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한다. 잔디는 티잉그라운드 잔디와 페어웨이 잔디, 그린 잔디가 각기 다 다르다. 페어웨이 잔디도 양잔디, 한국잔디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들 각 잔디의 특성을 제대로 다 알아야 제대로 키우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토양의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그에 맞는 잔디를 선택하고 잘 키울 수 있다. 비료·영양제, 약품도 잔디별 특성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러프 관리도 중요하다.

조경수의 종류도 다양해 저마다 특성을 알아야 나무를 죽이지 않고 잘 키울 수 있다. 연못 수질관리도 그린키퍼의 일이다. 최근엔 골프장 리뉴얼, 리모델링을 하거나 그린과 페어웨이 잔디를 교체하는 것도 그린키퍼의 영역이 되고 있다. 여기에 작업자들을 관리하고, 골퍼들이 플레이할 때 불편 사항을 체크하는 것도 그린키퍼의 몫이다.

그래도 가장 기본은 잔디 관리다. 그린키퍼에 농업고등학교나 농대 출신이 많은 이유가 잔디를 키우고 관리하는 게 농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잔디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은 잔디를 키우는 것보다 더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심 소장은 말한다.

“잔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코스의 퀄리티가 다르다. 예를 들어 잔디를 1주일에 한 번 깎느냐 이틀에 한 번 이상 깎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자주 깎아줄수록 수직 생장을 안 하고 옆으로 자라 밀도가 높아진다. 뿌리와 줄기가 땅에 착 달라붙을수록 잔디는 품질이 좋아진다.”

김진철 이사는 “골프장 관리의 기본은 단연 최고 품질의 잔디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린키퍼는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 회사 그린관리팀에서는 특히 그린 볼 스피드를 정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우리만의 노하우를 개발했다. 덕분에 1년 내내 프로선수들도 인정할 정도로 일정한 볼 스피드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골프 채널이 생기고 매주 국내 프로골프대회를 생중계하다 보니 잔디 관리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었다. 화면에 그 골프장의 잔디 상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잔디가 좋으면 시청자 누구나 저기서 한번 공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김 이사는 “프로대회를 치르는 골프장 그린키퍼들은 경쟁심이 생긴다. 프로선수들과 다른 골프장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 괜히 으쓱해진다”고 털어놓았다.

자연을 관리하는 일이다 보니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봄처럼 가뭄이 극심해 잔디가 말라 타들어갈 때면 그린키퍼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하지만 자연을 벗 삼아 일을 하니 늘 여행 온 기분이 든다.

롯데스카이힐 김해CC에서 그린키퍼로 일한 김진규 씨는 “내가 관리한 코스가 완벽하면 예술작품을 빚어낸 예술가가 된 기분이 든다. 골퍼들이 내가 가꾼 코스를 만끽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장이 농약을 많이 사용해 인체에 해롭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부분의 골프장 페어웨이엔 실뱀이 살고 벌레들이 있다. 연못엔 피라미는 물론 작은 민물새우도 산다. 이들 생명체가 산다는 것은 환경에 별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다양한 진로

그린키퍼는 골프장마다 18홀 기준으로 평균 14~15명이 근무한다. 전국에 골프장이 550여 개 있으니 대략 7000~8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아무래도 여성이 일하기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 여성 그린키퍼도 여럿 있다. 코스관리는 대부분 기계로 하기 때문에 운전과 조작 기술만 익히면 되기 때문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서 운영하는 그린키퍼학교에 따르면 지금까지 여성 졸업생이 5명 있는데 모두 남자들보다 먼저 취업했다고 한다. 여성의 섬세함이 코스관리에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린키퍼로서 전문성을 쌓으면 골프장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것 외에도 진로가 다양하다. 대학교수가 된 경우도 있고, 골프장 관리 아웃소싱 사업 등 골프장 관련 분야의 창업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잔디와 관련된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잔디 재배와 잔디 판매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잔디 유지 관리는 골프장만 하는 게 아니다. 공원, 아파트, 체육시설, 학교 운동장 등 잔디가 있는 곳은 다 그린키퍼의 사업 영역이다.

그린키퍼 교육을 하는 곳으로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서 운영하는 그린키퍼학교와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KU골프장아카데미가 있다. 물론 꼭 이곳을 나와야 그린키퍼로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골프장으로선 기본을 갖춘 직원을 채용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연봉은 골프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일반 회사 대졸사원 이상은 받는다. 경력과 전문 노하우가 쌓일수록 연봉도 늘어난다.

골프장 전체를 경영한다

심 소장은 ‘그린키퍼’라는 직업의 미래 전망을 “비교적 밝은 편”이라고 자신한다. 앞으로 골프장 간의 영업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럴수록 골프장의 잔디 품질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골프장 현장을 보면 20~30대 그린키퍼 숫자가 적은 편이다. 게다가 거대한 중국 시장이 우리 옆에 있다. 중국은 이제야 골프 붐이 일기 시작했다. 골프장 숫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예측조차 안 된다. 골프장이 생겨나면 그린키퍼가 있어야 하고, 그린키퍼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쉽게 배워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김진철 비발디파크 골프사업부 총지배인은 “그린키퍼는 골프장 전체를 경영한다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해야 한다”며 “이런 자부심을 갖고 도전한다면 충분히 CEO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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