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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에 실망 넘어 배신감” “너 죽고 나 죽자, 노령층 더 반대”

  • 남훈희|신동아 객원기자 brentnam11@gmail.com

“문 대통령에 실망 넘어 배신감” “너 죽고 나 죽자, 노령층 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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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픔, 위기감, 후회…

반말을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필자는 질문에 답을 해주기 위해 A씨에게 소속을 말했다. 필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A씨는 필자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당장 꺼져. 어디서 이런 적폐 기레기 ××가 찾아오고 지랄이야.”

이어 A씨는 손으로 필자의 어깨를 세게 밀치며 위협했다. 필자는 순순히 듣기만 했고 뒤로 밀렸다. 사드 반대 시위대 A씨의 이런 폭언과 신체에 대한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었다. A씨가 씩씩대며 물러가자 이번엔 시위대 지도부의 일원인 B(52) 씨가 다가와 “우리는 ○○○, ○○(진보 성향 매체)은 상대하지만 조중동은 상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조근조근 말했다. 시위대 지도부의 또 다른 일원인 C(35) 씨도 비슷한 취지를 훈계조로 필자에게 말하면서 “아무도 당신 취재에 응해주지 말라고 해둘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사드 반대 시위대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이라고 인터뷰 거부는 물론이고 욕하고 밀치는 것을 보면서 조금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서울에서 성주까지 내려와 허탕만 치고 돌아가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본격적 시위는 이날 오후부터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오전에 시위 현장에 오면 조금이라도 더 시위대를 취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날 밤 성주읍에 도착해 여관에서 잔 뒤 이날 아침 일찍 택시로 읍에서 소성리 시위 현장에 왔다. ‘이렇게 유난을 떤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서글픔, 위기감, 후회…. 그러니까 한마디로 필자는 ‘멘붕’이 된 것이다. 

시위 현장엔 경찰 인력도 와 있었다. 이날 오후 사드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 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성주 지역 주민들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 추가배치 철회 목적의 집회를 열 예정이었다. 이 집회엔 평소보다는 많은 인원이 몰릴 것으로 추정됐다. 그래서 경찰은 5개 중대 4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불법인 줄 알지만”

“문 대통령에 실망 넘어 배신감” “너 죽고 나 죽자, 노령층 더 반대”

소성리 마을에 내걸린 경고문.[남훈희]

필자는 사복을 입은 경찰 간부(경정)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와중에 ‘사드 결사반대’라는 머리띠를 모자에 두른 이모(52·농업·경북 성주군 초전면) 씨가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시위대 지도부의 ‘인터뷰 금지’ 지령이 이씨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됐을까? 기온이 30도를 훨씬 넘어선 무더운 날씨였고 시위대는 일사불란해 보이지 않았다. 이씨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는데 이씨는 순순히 인터뷰에 응했다. 

성주가 사드 배치 장소로 확정된 지 1년이 지났다. 성주는 지난 1년간 어떻게 변했나?
“사드 때문에 삶이 황폐해졌다. 농사를 짓다가도 소성리 마을회관에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바로 나오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몰라서 묻나? 사드는 북한 핵 방지용이 아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체계다. 한반도는 국토가 작아 북한군이 한국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드가 들어오면 우리는 항상 극도의 긴장과 공포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것뿐인가?
“거듭 강조하지만, 사드는 전쟁 무기다. 혹자는 사드가 평화를 위한 무기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 국가와의 긴장만 고조시키고 갈등을 유발한다.”



“문 대통령에 실망 넘어 배신감” “너 죽고 나 죽자, 노령층 더 반대”

7월 31일 사드 반대 주민과 단체가 서울 국방부 앞에서 시위 및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남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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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희|신동아 객원기자 brentnam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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