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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 新전환시대의 5大 화두 |

혁신과 포용의 새 성장체제 구축하라

내우외환의 한국 경제

  • 이필상|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phillee@snu.ac.kr

혁신과 포용의 새 성장체제 구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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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비리

한국 경제는 내면적으로 정경유착의 덫에 걸렸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결탁해 경제를 지배하고 갖가지 비리를 저질러 경제가 방향감각을 잃었다. 정치권과 재벌기업의 부당한 유착은 특혜와 비자금을 주고받는 공생 체제를 형성해 지난 60년간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화와 산업화를 한꺼번에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정권이 무너진 이유다.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은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벌기업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사업의 인허가, 금융과 세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았다. 주요 산업을 독과점하고 중소기업을 하도급업체로 거느리며 부당이득을 취하는 먹이사슬 구조를 형성했다. 그리하여 경제를 양극화와 부실의 함정에 빠뜨렸다.

정부의 관료주의는 경제 위험을 재생산한다. 갖가지 규제로 경제를 통제하다 보니 기업의 자유로운 창업과 투자가 어렵다. 정부는 관치금융을 정경유착 비리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재벌기업의 경영이 부실하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금융지원을 했다. 그 결과 재벌기업과 국책은행이 함께 부실화해 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10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지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끝없는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 더구나 새로운 산업의 발굴과 기업의 창의적인 경영은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조건이다. 정부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 위기를 재촉하는 퇴행적 결과를 낳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경제가 ‘한강의 눈물’을 낳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고속성장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에서 3만 달러 시대를 연 박정희 모델의 재현을 시도했다. 임기 내에 경제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한다는 474비전을 제시했다. 주요 수단으로 규제 완화와 증세 반대 등 친기업 정책을 폈다.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 창조경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해 운영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부실 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신산업 발굴이 뒷받침되지 않아 모든 정책이 무위로 돌아갔다. 추후 경기부양을 위해 추진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은 가계부채를 사상 최대 규모로 늘리는 재앙을 초래했다.


불안한 경제실험

2014년 12월 서울 강남의 판자촌 구룡마을. 저 멀리 고층빌딩 숲이 한국 사회 빈부격차의 음울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뉴스1]

2014년 12월 서울 강남의 판자촌 구룡마을. 저 멀리 고층빌딩 숲이 한국 사회 빈부격차의 음울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뉴스1]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다. 소득주도성장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소득을 늘려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 정책이 5개월도 안 되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자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가 효과는 미미하고 국가재정이 악화해 국민의 조세 부담만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부채가 급격히 증가해 이미 700조 원에 육박한다. 더구나 정부가 취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축소, 법인세 인상 등의 조치는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어 성장동력을 더 떨어뜨리고 있다. 문제는 경제성장을 이끌던 주력 산업이 부실화해 성장동력이 꺼지고 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밑 빠진 독이나 마찬가지다. 자칫 정부와 시장의 동시 실패를 가져올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혁신성장을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혁신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과감한 개혁정책을 펴지 않는 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놓칠 수 있다. 가장 큰 우려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창조경제의 실패를 답습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분배보다는 성장을 중시하는 보수 정권이었다. 그러나 창조경제의 개념조차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못해 실패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혁신성장 역시 아직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다. 더구나 친기업보다는 친노동 정책을 펴고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진보정권이 혁신성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진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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