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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찍어 누르는’ 전격적 규제 극악무도한 범죄 다룰 때만

  •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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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위 회의는 끝장토론 해커톤

장 위원장은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광쿤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 광고를 예로 들었다. 알리바바는 AI(인공지능)를 이용해 무려 4억 개에 달하는 모바일 광고를 제작했다. 사람에겐 불가능한 광고 제작 수다. AI는 자체적으로 광고를 만들어서 노출한 다음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 광고를 곧바로 내리고 다른 광고를 만들어서 올렸다. 성과가 좋으면 노출빈도를 높였다. 

“아날로그에서는 ‘축적’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디지털에서는 ‘현명한 시행착오’가 굉장히 중요해요. 다시 말해 톱다운 계획경제가 아날로그 시대에는 작동했지만 디지털이 심화된 지금 시대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이고, 정부 시스템도 디지털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과 방향은) 민간기업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과연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스템 간의 간극, 민관의 시각차 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 장 위원장은 그 해법으로 끝장토론 방식인 ‘해커톤(Hackathon)’을 4차위 회의 방식으로 도입했다. 

“해커톤은 1박 2일에 끝나지 않습니다. 앞뒤 다 합치면 5, 6주의 프로세스예요. 다만 1박 2일 끝장토론을 부각했는데, 이건 뭔가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여론을 우호적으로 이끌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이슈가 된 쟁점이 라이드셰어링(승차공유)인데, 이미 해커톤 프로세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쟁점 사항이 명쾌하게 문서로 정리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건가요. 

“그때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아요. 정해진 프로세스는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위원장의 이름으로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러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테니까요.” 

4차위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분야 전문가들입니다. 논의 과정에 산업계 전반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데요. 

“주무 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잖아요. 그분들은 아무래도 과기정통부의 안경으로 볼 수밖에 없거든요. 스마트 팩토리나 인더스트리 4.0은 산업통상자원부에 굉장히 많이 연결돼 있는데, 그분들의 눈으로 보면 ‘야, 이건 ICT의 심화지 무슨 4차 산업혁명이야?’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어요. 일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범위를 너무 넓히면, 안 그래도 지원단 규모도 작고 권한도 없는데 어떻게 동력을 얻느냐는 거죠. 그래서 초점을 ICT 분야로 좁히는 것이 좋을 것 같고, 그래야 동력을 얻고 선순환 고리로 돌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장 위원장이 의장으로 있는 블루홀은 올해로 설립된 지 10년 된 게임업체다. 2017년 4월 출시한 총싸움 게임 ‘베틀 그라운드’는 한마디로 대박이 났다. 2017년 11월 말까지 세계 최대 PC 온라인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판매량이 2100만 장을 넘어섰고, 동시 접속자 수도 25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시장 글로벌 기업에 내준 꼴

세계 게임 시장을 점령한 장 위원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11년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게임 ‘테라’ 매출이 2016년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또 2006년 설립한 본엔젤스파트너스에서 투자한 스타트업 회사들 중 일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수차례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한 인터뷰에서는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에 대해 ‘비상식적인 규제가 주류를 이룬다’고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제 정확한 표현은 ‘규제가 실험 없이 마구 도입되는 경향이 있다’는 거였어요. 규제든 제도든 사회적으로 영향을 많이 미치니까, 어느 정도 실험을 거쳐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대표적으로 ‘셧다운제(Shutdown·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도록 한 것)’는 소위 말해 전격적으로 시행됐어요. 정부가 일방적으로 찍어 누르는 ‘전격적 규제’는 정말 사회적으로 극악무도한 범죄 행위를 다룰 때나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과도한 규제는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까요? 


“이번에 문제가 된 카풀 앱 ‘풀러스’나 (본엔젤스파트너스에서 투자를 포기한) ‘콜버스’를 보면 많이 아쉬워요. 우리나라에서는 라이드셰어링 관련 스타트업이 안 생기는데, 해외에서는 우버(UBER), 그리고 그와 비슷한 스타트업들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여객 관련 규제가 풀린다면 누가 이 시장을 장악하겠습니까. 결과는 뻔하죠.” 

‘카풀 앱’을 둘러싼 갈등에 해법이 있을까요? 

“일단 규제혁신 해커톤 테이블에 택시업계와 카풀업체, 그리고 서울시 및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다 참석한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화하다 보면 서로의 다름과 쟁점을 확인할 수 있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그걸 기반으로 정부 정책이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택시업계가 피해를 본다면 정부가 좀 보전해준다든지, 택시 면허증이 너무 많이 풀려 있다면 정부가 일부 매입해서 소각한다든지 하는 방안을 대화를 통해 조율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사견입니다만 개인 기사와 사업주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특정 소수 사업가를 위한 정책을 펴서는 안 되니까요.” 

(※4차위는 2017년 12월21일부터 이틀간 열린 ‘제1차 규제 제도혁신 해커톤’에서 풀러스 등 차량공유업계와 택시업계간 갈등 해소를 위해 라이드셰어링 문제를 다루고자 했으나 택시업계의 불참으로 이는 논의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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