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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 전성시대

힐링부터 재테크까지

  •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반려식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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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마니아끼리 거래 활발

“식물은 언제나 집에 함께 있는 좋은 친구죠.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단절’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래도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친구 아니겠습니까. 과거에는 직접 만나서 부대끼면서 유대감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대화하고 친분을 쌓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지요. 그런 가운데 사람의 좋은 친구로 등장한 것이 식물이 아닐까 싶어요.” 

식물오픈마켓 심폴(www.simpol.co.kr) 이종민(55)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식물을 반려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는 동시에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뜻하는 ‘플랜트 인테리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식물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인구 또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은 올해로 16년째 식물 판매·유통 사이트를 운영하는 그부터가 식물 재테크의 산증인인 셈이다.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를 운영하던 그는 삭막한 사무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화분을 들여놓다가 온라인으로 손쉽게 화분을 구매할 방법을 강구하게 됐고, 이것이 사업 아이디어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사업 초기에는 문제가 많았어요. 온라인으로 식물을 구매하는 것부터가 생소한 일인 데다, 택배에 적합한 포장법도 개발되지 않아 배송 중에 식물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요즘엔 포장 시스템이 잘 갖춰진 데다 판매사와 고객 상호 간의 의식 수준도 높아져 한층 대중화된 느낌입니다. 동네 꽃집은 사라지는 추세지만 온라인 거래는 늘고 있어요.” 

또 한 가지 재미있는 변화는 과거 전문 판매자와 일반 소비자 간에 이뤄지던 거래가 ‘식물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다채롭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초기에는 집 안에서 키우기 쉽고 공기 정화 효과가 큰 관엽식물이 주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재테크 효과가 큰 다육식물은 물론 실내에서 키우기 까다로운 야생화까지 다양하게 거래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식물을 관상용으로만 생각했다면, 근래에 들어서는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도 여기는 분이 늘고 있습니다. 그저 취미 삼아 하나둘 키우기 시작했다가 어느 정도 물량이 늘어나면 ‘아, 이걸 팔아 이윤을 남겨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아파트처럼 좁은 공간에선 어렵지만 그렇다고 꼭 비닐하우스 같은 넓은 환경이 필요한 것도 아니거든요. 

또 굳이 전문 농업인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재배해야만 식물 재테크가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작게는 일반 주택의 옥상에서 식물을 길러 판매하고, 작은 화분을 구매해 어느 정도 키운 다음 번듯한 화분에 심어 되파는 분들도 있어요. 식물과 화분을 각각 구입해 옮겨심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이윤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의외로 사람들이 예쁜 화분에 심겨진 식물을 구매하고자 하거든요. 각각 따로 사면 더 저렴한 데도 말이죠.” 

식물은 종류와 키운 기간에 따라 많게는 1000만 원을 호가하는 금액으로 거래되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식물 재테크는 최근 재테크 강좌 등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가 됐다.


놀이이자 휴식

경기 광주에 자리한 ‘파머스 대디’의 텃밭 풍경. [파머스대디 제공]

경기 광주에 자리한 ‘파머스 대디’의 텃밭 풍경. [파머스대디 제공]

한편 플랜트 인테리어가 각광받으면서 식물을 테마로 한 이색 카페가 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카페 ‘플렌트202’는 버려진 공장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활용한 경우. 탁자에도, 천장과 바닥에도 식물이 가득해 폐공장이 주는 삭막한 이미지를 상쇄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오래된 한옥의 정원을 살려 카페로 활용한 동선동의 ‘송디오하라’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유리로 덮은 지붕 아래에는 앵두나무 등이 아기자기하게 자라고 있는 ‘이끼 정원’이 자리한다. 

경기 광주에 위치한 ‘파머스 대디’는 유리온실로 된 카페뿐만 아니라 카페를 둘러싸고 있는 풍경 전체가 유럽의 멋진 전원을 연상케 한다. 카페 주인은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상암동 듀스빌 오피스텔, 평택 북시티, 인천공항, 용인의 알렉스 더 커피 등을 디자인한 유명 건축가 최시형(61) 씨다. ‘파머스 대디’는 그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 약 6600㎡를 4년에 걸쳐 손수 디자인하고 일궈 만든 ‘밭’의 이름이다. 

“밭도 예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 밭에 돈을 내고 구경 오는 사람들이 있도록 하겠다’는 게 당시의 결심이었죠.” 

2013년 가을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인 ‘텃밭문화’ 프로젝트에서 광장 전체를 밭으로 디자인한 그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만든 밭은 정말 예뻤다. 배추, 무, 쪽파, 당근, 부추 등 신선한 먹을거리가 자라는 우리네 텃밭에는 곤충이 싫어하는 꽃인 마리골드와 허브가 함께 심어져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밭의 기능과 정원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기쁨을 동시에 가져다줬다. 

‘파머스 대디’는 이러한 아이디어의 확장판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꽃이 피고 열매를 수확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그의 밭에서는 대나무와 색색의 철근이 지지대로, 넝쿨 식물을 잇는 아치로 사용되고 있다. 

최시형 씨가 이처럼 밭으로 눈길을 돌린 것은 현대인이 산업화의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난파된 배의 난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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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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