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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앤토니아 수전 바이엇

“내 소설의 동력은 사랑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느끼는 아름다움”

  • | 김창희 연세대 교수 changheekim@yonsei.ac.kr

2017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앤토니아 수전 바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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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작가가 아닌 그냥 작가”

2017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앤토니아 수전 바이엇
바이엇은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미국 브린모어대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런던대에서 영미문학을 가르친 학구파 작가다. 1964년 ‘태양의 그림자’로 데뷔했으며 1990년 맨부커상을 받은 ‘소유’로 문학적 명성을 확립했다. ‘소유’는 20세기 문학 연구자들 커플과 그들이 추적하는 19세기 남녀 시인의 이야기를 넘나들며 남녀 관계와 인생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사유를 담아낸 소설이다. 원시 대자연 속의 삶과 문명을 대비시킨 2부작 ‘천사와 벌레’, 요크셔를 무대로 한 가족 4부작 ‘바벨탑’ ‘정원의 처녀’ ‘정물’ ‘휘파람 부는 여자’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작가님의 작품은 현재와 과거, 역사와 신화, 더 나아가 현실과 허구의 인식론적 그리고 존재론적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세계를 그려내곤 합니다. 특히 초기작들이 빅토리아조의 과학적 발견의 시대를 맞아 종교적 확실성이 소실되고 이로 인한 믿음의 위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종교, 영성, 과학 등이 작가님 작품의 주제적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요? 과거나 현재나 남성성이 강조되고 그로 인한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을 향해 여성 작가로서 작가님에게 이러한 주제들이 어떤 의미일까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작가들이 누구일까 생각을 미리 해봅니다. 조지 엘리엇, 제인 오스틴, 아이리스 머독 등 많은 여성 작가가 먼저 머리에 떠올라요. 전 오랜 시간을 프랑스에서 보냈는데, 그곳에선 남녀 작가의 구분이 따로 없고 여성 작가의 작품들도 여성에 대한 것으로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에 영국에선 많은 여성 작가가 여성 문제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책을 써왔습니다. 엘리엇이 대표적인 경우죠. 최근 젊은 여성 작가 중에는 여성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찾기 위해 글을 쓰는 작가가 많습니다. 정말 좋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라 생각해요. 그렇지만 전 좀 다릅니다. 솔직히 페미니즘 때문에 개인적으로 골치 아픈 면도 있어요. 전 여성 작가가 아닌 온전히 ‘작가’이고 싶거든요. 글로 묘사하는 것, 제가 하고 싶은 건 그게 전부입니다.” 

페미니스트 작가로 불리는 것이 부담스러우신 건가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좀 두려운 건 사실이에요. 사실 전 거리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다’라고 시위하는 세대보다는 좀 앞선 세대죠. 제 어머니는 저보다도 더한 페미니스트였어요. 어머닌 노동자 신분이었고 케임브리지대를 다닌 사회주의자였죠. 굉장히 급진적인 성향을 갖고 계셨는데 안타깝게도 성격도 무척 급하셨죠. 견디기 힘들 정도로. ‘여자는 부엌에나 있으라’고 말하던 당시 사회의 피해자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때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안타까우면서 화가 나기도 해요. 제 작품 속에 그런 부분이 드러나 있죠. 

아버지가 최고 법정변호사인 ‘퀸스 카운슬’이 되셨을 때 전 무척 긴장되기도 했어요. 그동안 어머니는 부엌에서 투덜거리고 계셨거든요. 아버지는 국회에서 일하시는데 어머니는 집에만 계셨으니까요. 당시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세대를 비롯해 이후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점차 자신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최소한 여자가 판사 가발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장족의 발전이죠. 제가 기여한 바는 별로 없지만, 굉장히 감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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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희 연세대 교수 changheeki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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