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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아동학대 지속 진짜 이유는?

“동료 고발하면 같이 망해 내부 고발자 보호책 시급”

  •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어린이집 아동학대 지속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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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는 교사, 모른 척하는 원감

2017년 11월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 CCTV에 찍힌 아동학대 장면.

2017년 11월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 CCTV에 찍힌 아동학대 장면.

일부 어린이집의 아동학대가 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동학대에 노출된 아이는 여러 후유증을 앓는다. 2015년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논문(‘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한 보육교사의 경험, 인식 및 상담 요구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피해자인 부모와 유아 16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 유아 11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하는 불안 증세(52%)와 파괴 행동(26%)을 보였다. 신체 및 언어 공격성뿐만 아니라 교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 회피적 반응, 산만하고 부정적 정서 등의 증상도 나타났다. 

정부는 인천 연수구 송도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진 직후인 2015년 1월 ‘어린이집 아동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추진안’을 부랴부랴 마련했다. 이 안에는 △CCTV 설치 의무화 △아동학대 교직원 영구 퇴출 △평가인증제 △보육교사 처우 및 근로여건 개선 △보육교사 인성교육 및 부모참여 실시 등이 담겼다. 지난해에는 보육교사 실습기간을 기존 4주(160시간)에서 6주(240시간)로 늘렸다. 또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은 평가인증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최하위 등급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적발된 보육교사 아동학대는 776건으로 2014년(295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송도 어린이집 사건 이후 3년간(2015~2017년 9월)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로 보건복지부 평가 인증이 취소된 어린이집은 126곳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이들 어린이집 104곳은 모두 평가인증에서 9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불거진 몇 가지 사건을 봐도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7년 11월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가 남아의 머리를 두 차례 때리고 구석으로 몰아붙인 뒤 다시 수차례 때린 일이 벌어졌다. CCTV 바로 앞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아이가 폭행을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재빨리 일어나는 모습이 CCTV에 찍혀 많은 이의 공분을 샀다. 나머지 아이들도 공포에 질린 듯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폭행을 당한 남아는 이후 악몽을 꾸고 바지에 소변을 보는 등 트라우마로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20여 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2월 말 인천지검으로 사건이 송치됐다”며 “가해자인 보육교사의 보육 자격은 정지됐다”고 밝혔다. 

올 1월에는 인천 계양구의 한 직장어린이집에서 1세 남아에게 밥을 억지로 먹게 한 뒤 입을 막고 폭행한 보육교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강원 철원군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1~3세 아이 10명이 보육교사로부터 한 달간 52차례 폭행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가해 보육교사는 한 살배기 아이의 얼굴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기저귀를 갈면서 아이 머리가 바닥에 부딪힐 정도로 거칠게 행동했다. 이 교사에 대해 의정부지법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수강 또한 명령했다.


이론 위주 인성 교육? 무용지물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가 끊이지 않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그간 지적돼온 열악한 근무 환경, 과도한 업무 부담 등이 주요 원인일까. 취재 과정에서 접한 보육교사들은 그보다는 일부 보육교사의 인성 문제를 꼽는다. 보육교사 한씨의 말이다. 

“실제 현장에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훈육과 학대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보육교사가 종종 있습니다. 보육교사 자격 취득이나 채용 단계에서 이런 점이 파악되지 않은 거죠. 이러한 보육교사를 걸러낼 수 있는 응시 제한이나 재교육 등의 조치가 시급합니다. 원장 및 교사를 대상으로 한 근무평가 제도를 실시해 아동학대에 대한 감시를 해야 해요.” 

현재 정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대책 일환으로 보육교사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인성교육을 통해 보육교사의 자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 보건복지부는 2016년 1월부터 2·3급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보육교사인성론’ ‘아동권리와 복지’를 필수과목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또 한국보육진흥원은 현직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인성 자기진단 및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인성교육이 예절, 존중, 책임감, 배려, 감사 덕목을 강조하는 이론 위주의 수업이어서 (예비) 보육교사들 사이에선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씨의 지적이다. 

“인성교육 실시 목적이 아동학대 예방인 만큼 내용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아동학대 실제 사례를 거론하며 동료 교사의 아동학대를 접한 후 대처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겁니다. 또 교사의 어떤 행동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교육해야 해요. 아동의 성향과 개성 등 유형별로 적합한 지도법도 배울 필요가 있고요.” 

한편 보육교사들은 “보육교사의 정서 관리가 절실하다”고 토로한다.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동안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20명의 유아를 돌보는 보육교사들은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2017년 한국아동교육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아동교육’에 게재된 논문(‘보육교사의 감정노동이 직무스트레스와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은 보육교사의 직무 스트레스가 그다지 높지 않고, 평균 이상의 직무 만족도를 보인다고 보고한다. 그러나 보육교사의 강도 높은 ‘감정 노동’은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교사의 분노, 우울, 직무 스트레스 등 심리 관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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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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