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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 살아가기

‘고용 없는 성장에 해법’ vs ‘공공부문 이미 너무 크다’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논란

  • 김용기|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고용 없는 성장에 해법’ vs ‘공공부문 이미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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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원 덕에 기업 성장

‘고용 없는 성장에 해법’ vs ‘공공부문 이미 너무 크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공약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사진은 1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성장 정책포럼.

생각해보면 삼성의 고위경영진이 휴대전화 성과를 연간 100억 원 이상 자기 보수로 챙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의 IT산업에 대한 정부의 중점적 지원과 인터넷망 설치, IT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과감한 국민 세금 지원 등 한국 사회의 총체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휴대전화의 성공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잘 알려진 것처럼 삼성의 성공모델은 근면 성실하고 모범적인 인적자원이 기반이다. 짧은 기간임에도 연장근로를 통해 다양한 모델을 양산해 이 중 성공적인 모델을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한국의 공교육과 가계의 ‘허리가 휘어질 정도’의 사교육 부담 결과로 형성된 인적자본이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 인적자원의 재생산 구조를 유지하기보다 기계나 공장자동화에 의존하고, 노조 걱정 없는 해외생산기지를 꿈꾸며, 국내에서는 필요한 인력조차 간접고용을 통해 근로자에 대한 안전 책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 기업 경영전략의 ABC(기본)이다. 다른 나라보다 극심한 고용 없는 성장이 나타난 이유는 이처럼 우리 내부에 있다.

2017년 정부 전망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6% 성장에 26만 개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에는 2.7% 성장에 29만6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5년 전인 2012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3%에 불과했지만 일자리가 43만7000개가 증가한 것을 생각하면 ‘고용 없는 성장’ 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용은 성장이란 과실을 매개하는 기능을 한다. 기업의 성장 결과가 일자리를 통해 임금 소득이라는 형태로 배분된다. 동일한 1% 경제성장에 수반하는 일자리 증가 개수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의 과실이 넓게 배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자리는 자신을 실현하고 주변과 교류하는 장인데, 이것이 줄어들 경우 거기서 소외된 사람들은 자기 계발과 사회와의 소통 기회를 잃게 된다. 소외된 사람이 많아지면 그 사회는 심각한 병리적 현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자살과 저출산은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창출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생겨난 일자리가 좋은 것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국내 임금근로자의 일자리 구조 변화에 관한 현대경제연구원의 2016년 9월 자료를 보면 국내 임금근로자 1931만 명의 일자리 중 이른바 좋은 일자리는 674만 개에 불과하다.

여기서 좋은 일자리라는 것은 정규직에 중위소득 125%에 해당하는 월 225만 원(연봉 27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일자리를 말한다. 674만 개의 좋은 일자리 중 청년 일자리는 63만7000개에 불과하다. 청년(15~29세) 취업자가 395만 명이니 취업을 해도 6명 중 한 명만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경제활동의 결과물로서만 일자리를 봐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민간기업의 투자와 그 부산물로 고용을 기대해서는 특히 청년실업 상황에 대응할 수 없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안전 및 사회복지 공무원 태부족

공공부문 주도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은 대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민간부문의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고용창출 의지가 박약한 상황에서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넋 놓고 민간에만 맡겨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 정부가 직접 고용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개 3가지 분야에서 공공부문 일자리가 창출 가능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는 합의가 모아지고 있다.
첫째, 안전 및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이다. 안전의 경우 소방과 경찰을 말하는데, 소방인력의 부족은 아주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의 2교대를 3교대로 바꾸기는 했지만 이에 필요한 인력을 보충하지 못한 상태라, 2016년 말 현재 법정 인력 대비 1만9000명이 부족하다는 게 소방 당국의 주장이다. 태풍 ‘차바’가 몰아친 지난해 10월 5일 울산에서 인명 구조 중 숨진 119대원 강기봉 소방사는 구급대원 소속임에도 인명구조 활동을 벌이다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순직했다.

국가가 의당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과소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규 공무원의 채용은 불가피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다. 경찰 또한 인구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복지 전달체계의 근간인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확충 또한 매우 시급하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선정 업무뿐 아니라, 2008년부터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됨에 따라 복지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이를 담당할 공무원 수가 너무 적다.

노령연금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및 재산 하위 70%에게 지급되기 때문에 신청도 받아야 하고 자격도 심사해야 하는데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이 태부족이다. 2013년에는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의 자살이 잇따랐다. 업무량이 과도할 뿐 아니라 업무 중 빈번하게 발생하는 언어폭력 등에 의한 트라우마까지 겹쳐 나타난 현상이다. 우정직 공무원이나 근로감독관의 대폭 증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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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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