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 특집 2 > 패자부활전

보수의 몰락 ‘수구특권 박근혜’ 옹호하다 보수정치권 함께 침몰

  • 윤평중|한신대 철학과 교수 pjyoon@hs.ac.kr

보수의 몰락 ‘수구특권 박근혜’ 옹호하다 보수정치권 함께 침몰

2/4

보수 시민의 삶 존중돼야

특권이나 기득권과는 거리가 먼 평생을 살아온 대다수 보수 시민의 삶은 존중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과거에 얽매인 채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보수는 수구로 퇴행해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온전한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하지 못하는 보수는 제대로 된 보수주의로 승격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철학을 한국 보수주의의 근본 이념으로서 재조명할 긴박한 필요성이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다.

보수 위기 담론이 갈수록 증폭된다 해도 사실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경제 지형은 보수 우위의 구조다. 분단체제와 6·25전쟁의 규정력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 보수의 우위는 심각한 내용적 위기를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보수 헤게모니 자체가 자기 정당화의 점진적 균열이라는 내적 약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드라마틱한 방식으로 보여줬던 그대로다. 최순실 사태가 폭로되기 이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는 한국 보수의 내부 균열을 초래했다. 겉으로는 강력해 보였지만 대통령의 일방통행 통치 아래 체제 부담이 쌓임으로써 ‘통치 불가능성’의 폭발력이 축적돼갔다.

문재인 정부도 시간문제일 뿐

한국 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해온 보수는 이러한 체제 위기의 본질을 인식했어야 했다. 이런 인식을 결여한 패권적 보수가 강경 드라이브를 걸수록 위기의 강도가 높아졌다. 이것이 2016년 가을 최순실 사태 직전 상황이었다. 최순실 게이트는 통치 불가능성의 질곡을 화산처럼 폭발시킨 인계철선 노릇을 한 셈이다. 물론 통치 불가능성의 도전은 보수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이제 갓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동일한 도전에 직면하는 건 단지 시간의 문제일 것이다.

한국 보수는 보수 우익의 한계를 넘어서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이념과 철학을 갖춘 한국 보수주의로 진화해나가야 한다. 입헌적 견제와 균형, 권력분립, 법치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결사·집회의 자유 같은 시민적 기본권도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다. 공정한 시장경제는 한국 보수주의의 또 다른 기둥이다. 시장경제의 성공과 생산력 확대는 보통 사람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토대를 한반도 역사상 최초로 창출했다.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높이 평가받는 근원적 배경이다.

 냉전 반공주의가 왜곡한 자유민주주의와, 천민자본주의가 굴절시킨 시장 질서의 복원이야말로 현 단계 한국 보수주의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다. 정권과 재벌이 이권을 부당거래함으로써 국민경제에 타격을 주고 사회통합을 해치는 모습은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이다. 산업화에 재벌의 공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고질적 정경유착으로는 더 이상의 경제발전 자체가 어렵다. 시장질서의 공정성이 확보되어야 선진 경제 진입이 가능한 것이다.

북한 핵 위협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안보는 철통같이 지켜져야 하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빨갱이로 여겨 배제하는 냉전 반공주의만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6·25전쟁의 참화와 보릿고개의 절대빈곤이 한국 보수의 원형적 기억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냉전 반공주의와 천민자본주의는 미래지향적인 21세기 보수주의와 같이 가기 어렵다.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실천에 대한 정밀한 재조명을 통해서만 한국 보수주의의 재구성이 가능하다.

2/4
윤평중|한신대 철학과 교수 pjyoon@hs.ac.kr
목록 닫기

보수의 몰락 ‘수구특권 박근혜’ 옹호하다 보수정치권 함께 침몰

댓글 창 닫기

2017/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