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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때는 가랑가랑 걸으면 쌕쌕

미세먼지에 비명, 만성 폐쇄성 폐질환

  • 박정웅|가천의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잘 때는 가랑가랑 걸으면 쌕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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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은 치료의 시작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치료는 대증요법과 기관지확장요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증요법으로는 우선 금연을 해야 한다. 금연은 질환의 진행을 늦출 뿐 아니라 치료제에 대한 반응도 개선하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일을 한다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평소 호흡기 감염(감기)을 예방하고 감염되면 심하지 않더라도 안정을 취해 악화를 막아야 한다.


증상에 따라서는 항생제, 기관지확장흡입제(교감신경항진제, 항콜린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거담제 등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다양한 기구에 담긴 흡입제가 출시되고 있는데,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도움으로 정확한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오랫동안 잘못된 흡입제를 사용하다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볼 수 있다.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하도록 하고, 스케줄에 따라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해야 한다. 이 밖에 비약물요법으로 호흡재활치료, 영양 상담, 정신건강 상담, 가정용 산소발생기, 가정용 인공호흡기 등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정용 산소발생기는 물론, 가정용 인공호흡기도 보험 적용이 된다. 산소치료나 인공호흡기 등은 절대 중독되는 치료가 아니다. 눈이 나빠지면 안경을 쓰는 것처럼 호흡 기능이 떨어져 숨이 차면 산소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산소 수치가 떨어진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에게 산소만 공급해도 생존이 연장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드물지만 적응증이 되면 수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말 그대로 만성질환이므로 환자가 질환을 잘 이해하고 때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약제를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국내 관련 학회에서도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증상 변화 시 자가 대처 요령에 대해 지침을 만들었으며 환자교육에 임하고 있다.




손상된 폐 기능 회복 안 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비교적 중년 이후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 질환과 관련된 질환뿐 아니라 노인질환으로 다른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이 경우 질환에 따라 약제끼리 상반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꼭 전문가와 상의해 합당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자주 동반되는 질환으로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대사증후군, 골다공증, 우울증, 폐암 등이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은 담배라는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고, 실제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사망 원인 중 심혈관질환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심혈관질환 검진을 같이 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폐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나 흡연을 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는 폐 기능이 더욱 급격히 떨어진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폐 기능이 상당히 손실되기 전까지 불편한 증상이 거의 없어 초기 진단이 어렵다는 데 있다. 왠지 감기 같지는 않은데 기침, 가래가 끊이지 않는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은 물론, 어떠한 약물치료도 폐 기능을 호전시킬 수가 없다. 이후 중증이 되면 24시간 지속적인 산소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렇듯 한번 손상된 폐 기능이 다시 회복되지 않는 질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금연을 하면 폐 기능을 정상화할 수는 없지만 폐 기능 약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므로 폐 기능이 더 약화되기 전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금연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존 연구 결과들을 봐도 비교적 초기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가 질환이 진행된 환자보다 치료 시 폐 기능 약화를 더 많이 억제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완치할 순 없다. 하지만 흡입약제, 악화 예방, 운동 등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며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증상이 지속되고 있을 때 그저 담배를 피우니까, 나이가 있으니까 숨이 찬 게 아니라 질병임을 빨리 깨닫고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폐 건강을 지켜야 사람들과 어울리며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박 정 웅
● 1964년 충남 부여 출생
● 한림대 의대 학사, 석사, 박사
● 미국 피츠버그대학 호흡기내과 Postdoctoral Associate
● 현재 가천의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부총무
● 법제윤리위원, 서울지방법원 전문심리위원

입력 2017-05-19 10: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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