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CEO 농부 | 산촌 비즈니스로 돈 벌기

너는 歸農하니 나는 歸山한다

  • 유상오|한국귀농귀촌진흥원장 3996359@hanmail.net

너는 歸農하니 나는 歸山한다

2/5

가족 동의가 최우선

정부의 장려로 귀농귀촌 규모는 지난 7~8년 사이 엄청나게 커졌다. 사람들은 농사도 짓고, 전원생활도 하고, 세컨드하우스의 로망도 즐기러 시골로 갔다. 돈 있는 사람은 모(母)도시 주변(100㎞ 이내)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중거리(200㎞ 이내)로 간다. 수도권 주변이나 고속도로 IC 주변의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 올해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수혜 지역인 강원도 홍천, 인제, 양양 지역은 지방 중소도시 땅값보다도 비싸다.

그렇다 보니 최근 귀촌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농촌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농경지와 농업소득이 잘 나오는 귀농지는 앞선 귀촌인들이 차지해 들어갈 틈이 별로 없다. 귀농이 주춤하니 귀산(歸山)과 귀어(歸漁)가 호황이다. 사람의 생각이 진화하듯이 관련 정책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산림청이 귀산귀촌 붐에 뛰어들었다. ‘산촌 비즈니스로 돈 벌기’ ‘힐링하면서 숲에서 살기’를 내걸고 도시민을 유혹한다.

흔히 귀산귀촌 4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①선 가족 동의 후 귀산 준비, ②선 교육 후 귀촌, ③선 귀촌 후 귀산, ④선 임차 후 매입이다.

시골로 가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가족 동의 얻기다. 동의를 받은 후 교육을 받고 자리 잡을 터를 알아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 가족 동의는 팀워크다. 농사짓다 힘들 때 자중지란으로 무너지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가족 동의가 필요하다. 가족 동의는 ‘신사시대’라는 것으로 해결한다. 신뢰를 갖고, 사랑을 갖고, 시간을 갖고, 대안을 갖고 가족을 설득해야 성공한다.

귀농귀촌 교육은 전문화하는 추세이지만 귀산촌교육은 이제 시작이다. 2015년부터 한국임업진흥원이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귀산촌지원정책이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얻어 농림사업지침서에 귀산창업자금지원이 새롭게 삽입됐다. 즉, 한국임업진흥원의 교육을 40시간 이상 받은 사람이 시군 산림조합에 귀산촌정책자금을 신청하면 산림조합에서 심의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지원 조건은 최고 3억 원을 연리 2%로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일반 농업자금이 3%인 점을 가만하면 더 유리한 조건이다.

교육은 귀산촌 전단계와 후단계로 구분되는데, 귀산촌 이후 시군의 귀산교육은 시군 산림과의 임업교육과 농업기술센터의 귀농귀촌교육이 있다. 다양한 현지 적응교육과 기술교육을 받으면서 지역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매년 귀농, 귀산, 귀촌 인구의 5% 정도만 사전에 교육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95%는 교육 한 번 받지 않고 용감하게 시골로 내려가는 유형이다. 이들이 지역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불만이 쌓이는 원인 중 하나가 무교육에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를 외면한다. 새 정부에서는 전체 귀농산어촌 인구의 20% 정도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늘려야 한다. 

귀산촌을 한 후에는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골 생활은 도시와 달리 처음이 중요하다. 주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동을 하면 시골 사람들은 경계하고 귀촌인에 대한 예찰 활동을 한다. 또 농촌과 달리 산촌은 골짜기마다 정서가 다르다. 기후나 날씨에 민감하며 늘 산불,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를 걱정한다. 이런 정서를 모르고 산촌에 가서 엉뚱한 언행을 하면 언제 제재가 들어올지 모른다.

지역에 적응하는 방법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어르신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성공이다. 겸손하게 행동하고 함부로 나서지 않으면 누구나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을에 기부하면 사람들은 서서히 내 편이 된다.

이렇게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농사, 약초 재배 같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해도 태클이 들어오지 않는다. 산촌 생활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원주민에게 먼저 인사하고, 먼저 물어보고, 먼저 나눠주고, 짜증 내지 말고, 장단을 맞춰주는 것이다. 이를 ‘삼선짜장’이라는 조어로 기억해두면 좋다.  

산촌은 폐쇄적이다. 이런 공간에서 잘 살려면 연습과 적응이 선행돼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시간과 더불어 주변 사람들과 조화로운 삶도 중요하다. 시골의 삶은 작은 공간에서 소수의 사람과 대면해야 한다. 시작은 임차로 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산촌 사람 모두 준비될 때까지는 빌려서 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리 땅부터 샀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급히 팔려면 환금성이 떨어지는 산촌 땅은 반값에도 구매자가 나오지 않는다. 도시에서 어렵게 마련한 재산을 인생 후반부에 한 번에 잃어버린다면 손실이 너무 크다. 이런 문제에 대비하려면 철저히 원칙을 지키면서 준비하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지역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한다.

너는 歸農하니 나는 歸山한다

귀산촌 견학 교육과정의 하나로 수강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임업진흥원]


너는 歸農하니 나는 歸山한다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진행하는 귀산촌 알아가기 과정 교육[사진 제공 : 한국임업진흥원]


2/5
유상오|한국귀농귀촌진흥원장 3996359@hanmail.net
목록 닫기

너는 歸農하니 나는 歸山한다

댓글 창 닫기

2017/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