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호

CEO 농부 | 산촌 비즈니스로 돈 벌기

너는 歸農하니 나는 歸山한다

  • 유상오|한국귀농귀촌진흥원장 3996359@hanmail.net

    입력2017-06-22 13: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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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가 시청률 5~6%대를 오가며 화제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단순하다. 주인공이 산에서 무얼 하고 사나, 무얼 먹고 사나, 과거에 무얼 했나가 주요 내용이다. 주인공은 보통 사람이다. 도시에서 살다 심신이 찌들고 망가졌다. 그런 어려움 끝에 선택한 것이 귀산(歸山)이다. 변변한 땅에 번듯한 집, 가꿀 전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규칙적인 영농과 소득 활동도 없다. 그럼에도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한다.

    시청자가 감동하는 대목은 무엇일까. 숲에서 힐링하고 작은 가치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도시로부터 탈출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인으로부터 위안을 받는다. 그러곤 언젠가 콘크리트와 미세먼지 덩어리의 회색 도시를 떠나 초록의 세계로 가리라 다짐한다.

    몇 년 전부터 귀농귀촌은 트렌드가 됐고 매년 40% 가까이 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 왜 도시를 떠나려 하느냐고 물으면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 은퇴 후 여유롭게 살고 싶어서, 시골 가족(노부모)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도시에서 소득 창출이 어려워서 등 다양한 이유가 나온다.



    매년 도시민 10%가 귀촌  

    사실 은퇴 후 도시에서의 삶은 만만치 않다. 돈은 못 벌고 쓰기만 하는 은퇴자에게 도시인의 평균 생활비 250만~270만 원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도 기대수명이 100세 이른다면 정색하고 고민하고 대비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도시민의 10% 정도가 고민 끝에 귀농귀촌을 결심한다. 실제로 2010년까지 매년 5000가구 이하이던 귀농귀촌이 2011년 1만503가구, 2012년 2만7008가구, 2013년 3만2424가구, 2014년 4만4586가구, 2015년 4만9000가구(추정)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2015년부터 통계 방식을 변경해 동(洞)부에서 모든 읍면(邑面)부로 주거 이전을 하는 사람들을 ‘귀촌인’이라 정의하고 통계를 작성했다. 이에 따르면 2013년에 29만1040가구, 2014년 31만115가구, 2015년 32만9368가구로 확실한 증가 추세다. 물론 통계청 통계엔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화성시 봉담읍이나 남양주시 퇴계원 또는 별내면의 아파트로 이사해도 귀촌인으로 잡힌다. 현재 약 60만 명 이 2000년 이후 귀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농촌으로 가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마을에 아이 울음소리도 나고 노인들 삶의 질도 개선되고, 농산물도 귀농인들이 대신 팔아주고, 마을에 사랑방 같은 카페도 생겨났다. 반면 문제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평온하던 공동체에 불협화음이 들려오고 가치판단의 기준이 정이나 존중, 나눔이 아닌 돈이 된다.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옅어지고, 토지 구입과 동시에 철망을 치고 길을 막기도 한다.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정색하고 재산권 지키기다. 일부에서는 전답이나 임야를 도시 토지와 비교해 싸다고 충동구매하기도 한다. 시골의 특성상 한번 올라간 땅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인구 3만~4만의 공동체 사회에서 소문은 바람보다 빠르다. “박 영감이 재 너머 돌밭을 평당 7만 원에 팔았대”라고 하면 그 동네 주변 땅값은 최하 7만 원이 되는 것이다.


    가족 동의가 최우선

    정부의 장려로 귀농귀촌 규모는 지난 7~8년 사이 엄청나게 커졌다. 사람들은 농사도 짓고, 전원생활도 하고, 세컨드하우스의 로망도 즐기러 시골로 갔다. 돈 있는 사람은 모(母)도시 주변(100㎞ 이내)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중거리(200㎞ 이내)로 간다. 수도권 주변이나 고속도로 IC 주변의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 올해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수혜 지역인 강원도 홍천, 인제, 양양 지역은 지방 중소도시 땅값보다도 비싸다.

    그렇다 보니 최근 귀촌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농촌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농경지와 농업소득이 잘 나오는 귀농지는 앞선 귀촌인들이 차지해 들어갈 틈이 별로 없다. 귀농이 주춤하니 귀산(歸山)과 귀어(歸漁)가 호황이다. 사람의 생각이 진화하듯이 관련 정책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산림청이 귀산귀촌 붐에 뛰어들었다. ‘산촌 비즈니스로 돈 벌기’ ‘힐링하면서 숲에서 살기’를 내걸고 도시민을 유혹한다.

    흔히 귀산귀촌 4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①선 가족 동의 후 귀산 준비, ②선 교육 후 귀촌, ③선 귀촌 후 귀산, ④선 임차 후 매입이다.

    시골로 가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가족 동의 얻기다. 동의를 받은 후 교육을 받고 자리 잡을 터를 알아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 가족 동의는 팀워크다. 농사짓다 힘들 때 자중지란으로 무너지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가족 동의가 필요하다. 가족 동의는 ‘신사시대’라는 것으로 해결한다. 신뢰를 갖고, 사랑을 갖고, 시간을 갖고, 대안을 갖고 가족을 설득해야 성공한다.

    귀농귀촌 교육은 전문화하는 추세이지만 귀산촌교육은 이제 시작이다. 2015년부터 한국임업진흥원이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귀산촌지원정책이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얻어 농림사업지침서에 귀산창업자금지원이 새롭게 삽입됐다. 즉, 한국임업진흥원의 교육을 40시간 이상 받은 사람이 시군 산림조합에 귀산촌정책자금을 신청하면 산림조합에서 심의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지원 조건은 최고 3억 원을 연리 2%로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일반 농업자금이 3%인 점을 가만하면 더 유리한 조건이다.

    교육은 귀산촌 전단계와 후단계로 구분되는데, 귀산촌 이후 시군의 귀산교육은 시군 산림과의 임업교육과 농업기술센터의 귀농귀촌교육이 있다. 다양한 현지 적응교육과 기술교육을 받으면서 지역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매년 귀농, 귀산, 귀촌 인구의 5% 정도만 사전에 교육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95%는 교육 한 번 받지 않고 용감하게 시골로 내려가는 유형이다. 이들이 지역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불만이 쌓이는 원인 중 하나가 무교육에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를 외면한다. 새 정부에서는 전체 귀농산어촌 인구의 20% 정도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늘려야 한다. 

    귀산촌을 한 후에는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골 생활은 도시와 달리 처음이 중요하다. 주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동을 하면 시골 사람들은 경계하고 귀촌인에 대한 예찰 활동을 한다. 또 농촌과 달리 산촌은 골짜기마다 정서가 다르다. 기후나 날씨에 민감하며 늘 산불,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를 걱정한다. 이런 정서를 모르고 산촌에 가서 엉뚱한 언행을 하면 언제 제재가 들어올지 모른다.

    지역에 적응하는 방법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어르신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성공이다. 겸손하게 행동하고 함부로 나서지 않으면 누구나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을에 기부하면 사람들은 서서히 내 편이 된다.

    이렇게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농사, 약초 재배 같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해도 태클이 들어오지 않는다. 산촌 생활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원주민에게 먼저 인사하고, 먼저 물어보고, 먼저 나눠주고, 짜증 내지 말고, 장단을 맞춰주는 것이다. 이를 ‘삼선짜장’이라는 조어로 기억해두면 좋다.  

    산촌은 폐쇄적이다. 이런 공간에서 잘 살려면 연습과 적응이 선행돼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시간과 더불어 주변 사람들과 조화로운 삶도 중요하다. 시골의 삶은 작은 공간에서 소수의 사람과 대면해야 한다. 시작은 임차로 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산촌 사람 모두 준비될 때까지는 빌려서 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리 땅부터 샀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급히 팔려면 환금성이 떨어지는 산촌 땅은 반값에도 구매자가 나오지 않는다. 도시에서 어렵게 마련한 재산을 인생 후반부에 한 번에 잃어버린다면 손실이 너무 크다. 이런 문제에 대비하려면 철저히 원칙을 지키면서 준비하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지역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한다.



    부적응 역귀농 20% 안팎

    실제 시골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역귀농은 얼마나 될까.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 내외가 시골에 부적응해 도시로 돌아온다. 민간 귀농귀촌단체들은  부적응 역귀농자가 20%~30% 된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농촌에 정착한 90%가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역민과의 불화, 낮은 소득, 일자리 부족, 생활환경의 불편 속에서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싶지만 돈이 없고 형편이 안 돼 체념한 채 시골에 머무는 사람이 20%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한다.
    산촌에서 잘 적응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인가. 귀산촌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데 한국임업진흥원의 교육과 실습과정이 큰 도움이 된다.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은 2015년부터 ‘귀산촌 정착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귀산촌을 원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숲에서 치유나 웰빙 생활을 원한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나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귀산촌으로 해소하려는 사람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귀산촌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는 만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안정적인 정착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귀산촌 희망자에게 산촌 생활 체험 및 귀산촌 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임산물 재배·가공·유통 등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안정적 정착 기반과 소득이 마련돼야 귀산촌의 삶이 지속가능해진다.

    교육은 귀산촌 프로그램별 목적을 명확히 구분해 참가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론·체험·견학·토론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임업진흥원이나 산림청의 귀산촌 교육은 이러한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교육 주체의 의도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또 교육 이수자가 모두 귀산촌을 감행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산림청과 임업진흥원에서는 총 7개 귀산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즉, 귀산촌 관심반 2과정, 산촌 정착반 2과정, 산촌·임업 창업반 3과정을 운영하는데 농림축산식품부의 귀농과정이 40여 개인 것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 2017년 귀산귀촌 교육은 1월부터 11월까지 진행 중이며 관련 문의는 한국임업진흥원(1600-3248)에 하면 된다. 

    귀산촌은 귀농과 또 다르다. 이 때문에 산촌에 대한 일반 지식과 전문기술, 임야 등 다양한 개념과 소득 창출에 대한 지식을 얻지 못하면 정착하기 힘들다. 귀산촌 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교육을 통해 습득하고, 연습하고, 실습해야 한다. 제일 바람직한 것은 참가자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귀산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반농반도사(半農半都事)와 6차 산업

    최근 농촌에서는 단순한 농사보다 6차 산업이라고 하는 농가공, 유통, 농촌체험, 농촌관광, 축제이벤트, 민박 등 다양한 소득원을 개발하고 있다. 일부는 반농반도사(半農半都事)로 생활한다. 즉, 반은 농업으로 소득을 내고 반은 도시에서 하던 일을 지속해나간다. 적성과 기술로 승부를 낸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 자동차 정비를 하던 사람이 귀촌해 도로변에 정비소를 차리고 아침과 저녁엔 농사를 짓고 낮에는 자동차 정비를 하는 식이다.

    경북 상주로 귀산한 A씨는 도시에서 굴삭기 운전을 했고 상주로 와서도 굴삭기 일을 계속하면서 논 1만5000평을 임차해 농사를 짓는다. 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포도밭과 복숭아밭은 남에게 일부 임대하고 일부는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그의 연소득은 1억 원이 넘는다. 산골에서 1억 원이 넘는 소득은 도시의 2억 원과 맞먹는다.

    6차 산업은 일본의 이마무라 나라오미 도쿄대 명예교수가 만든 신조어로 농업과 수산업 등 1차 산업과 식품, 가공, 유통, 판매를 함께 하는 경영 형태를 일컫는다. 즉 농축산물, 수산물을 생산하는 농업, 수산업이 1차 산업이라면 가공+식품(2차 산업), 유통·판매·관광(3차 산업)을 합친 것이 6차 산업이다. 가공비와 유통마진 등 지금까지 3차 산업 사업자가 가져가던 부가가치를 농업인 스스로 얻어서 농업을 활성화하자는 것이 6차 산업의 본질이다.

    농업의 브랜드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농가 레스토랑 경영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1차 산업에 부가가치를 붙여 고도화를 목표로 하는 관점에서는 1.5차 산업화와 유사하지만 6차 산업은 가공, 유통, 관광을 복합화한다는 관점이 더 명확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차 산업을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 가공(2차 산업) 및 유통, 판매, 문화체험관광 서비스(3차 산업) 등을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6차 산업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도시에서 수십 년 생활하고 일하면서 얻은 지식과 기술, 재능은 무엇일까. 대부분이 2차와 3차 산업에 종사했을 것이다. 이것을 1차인 농촌에서 생산한 것과 결합, 융합, 복합해서 창조하면 바로 6차 산업이다.


    산나물도 야생화도 알짜배기 소득원

    산림청도 산림이 갖고 있는 유무형 자원을 활용하고 타 분야 산업과 연계하는 6차 산업을 통해 융복합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임업을 육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산림청이 구상하는 6차 산업을 통한 귀산촌 활성화 방안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임업 관련 6차 산업 저변을 확대하고 귀산촌인이 역량을 발휘하게 한다. 이를 위해 귀산촌 종합교육, 임업 컨설팅, 임산물 유통, 토지, 토양 정보, 임업 관련 지식 제공 등을 통해 귀산촌인의 6차 산업 역량을 강화한다.

    둘째, 유형별 성공모델 발굴, 전파, 확산을 통해 자조적 임업 전환을 유도한다. 약 300개인 생태산촌마을을 귀산촌의 거점마을로 키운다. 귀산촌인이 필요로 하는 체험, 관광, 임업, 소득 조건을 충족하는 거점마을과 연계해 귀산인을 핵심 역량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셋째, 귀산인별 맞춤형 종합지원으로 공공정책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육성한다. 이를 위해 산림청과 도·시군 산림과가 귀산정책을 유기적으로 활용하고 산촌 부존자원과 귀산촌인을 융·복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산촌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소득을 내는 귀산인이나 법인체가 존재한다. 먼저 산림경영. 말 그대로 숲을 가꾸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면적도 넓지만 소득도 연간 10억 원에 육박한다. 다음으로 휴양림이나 수목원을 경영하는 이들이다. 보람과 만족 외에 연매출 억대의 부농들이다. 다음으로 나무 열매를 수확하며 사는 이들이다. 밤, 잣, 대추, 호두, 감, 곶감, 머루, 다래, 은행 등을 수확하고 감이나 머루로 와인을 만드는데 매출이 연간 몇 천만 원에서 2억 원에 달한다.

    산나물도 좋은 소득원이다. 더덕, 도라지, 산마늘, 천마, 곰취, 고사리 등 다양한 산나물이 돈이 되는 시대다. 보통 취미농은 연수입이 1000만 원 정도이며 전업농이 되면 3000만에서 1억 원까지 다양하다. 꾸지뽕, 오가피, 헛개나무 등 다양한 약용식물과 두릅이나 엄나무 새순도 돈이 된다. 한철 수확에 몇 백만 원 이상 벌어들인다. 약초나 버섯은 말할 것도 없다. 둥굴레, 산양삼, 하수오, 황금 등 약초나 표고, 목이, 복령, 송이, 꽃송이 등 버섯도 소득이 된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야생화, 자생란, 조경수 등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억대 부농이다. 억대 부농이 되려면 토지나 임야, 기술, 정보, 지자체의 지원, 자본이 어우러져야 한다. 초기에 몇 년 고생하고 대체적으로 자신의 임업 모델로 성공을 이룬다.

    이러한 성공 사례 말고도 대체로 귀산촌의 경우 한 사람이 임야 5ha(1만5000평) 정도 소유하면 연소득이 평균 5000만 원 정도 되고, 1만 평이면 1억 원 정도라고 보면 쉽다. 단 철저히 교육받고 준비할 때 가능한 결과다. 여기에 6차 산업과 연계하면 소득은 50~150% 증가한다는 점도 주의 깊게 살펴보기 바란다.

    필자는 ‘460임업’을 주장하고 있다. 4월에 약초의 싹이나 순류를 수확해 판다. 엄나무, 두릅, 오가피, 옻순 등을 파는 것이다. 6월에 매실이나 살구 등을 팔고 하품은 효소나 식초를 만들어 판다. 10월에 오가피나 더덕, 오미자 등을 수확해 팔거나 가공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초보 귀산인이 1ha 3000평에서 임업을 하면 소득은 1000만~2000만 원에 달한다. 물론 판다는 가정에서다. 이 때문에 도시의 지인이나 가족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처음엔 아는 사람한테 파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산촌에서 연소득 3000만 원 달성하기

    다음으로 집 한쪽에 민박을 시작한다. 민박을 하려면 아름다운 산세와 풍광이 좋은 계곡을 끼고 있어야 한다. 특히 사람을 좋아하는 친화력 있는 사람이 하기엔 딱 좋은 직업이다. 친구나 지인을 맞이하는 환대와 특이한 음식, 나름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다면 방 1~2칸에서 연간 1000만 원에서 2500만 원까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손님들이 집중적으로 오는 시기인 5월 연휴와 7, 8월 휴가철, 10월 수확기나 단풍철을 겨냥해야 한다.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사람은 민박이 금상첨화다.

    겨울에는 반가공품을 만든다. 손님 없는 방에서 메주를 만들고, 가을 마가목 같은 나무 줄기와 열매를 가지고 술을 만들면 훌륭한 기념품이 나온다. 초겨울엔 절임 배추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도시민들에게 알린다. 깊은 밤 술 드시러 산골 오두막으로 오라고 홍보하면 솔깃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첫 만남의 서먹함이 없어지고 다시 만나는 정이 쌓이면 술도 익는다. 이런 분위기가 직거래로 이어지면 150일 일해서 연소득 3000만 원을 얻는 산골 생활에 정착하게 된다. 피톤치드로 건강을 더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는 장소, 시골의 어메니티가 있는 곳이 백두대간과 소백산맥,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정맥이다.

    이런 지역에 가서 “아가 잘 있나”를 외치면 원주민들은 대환영이다. 첫째, 아는 척하지 말자. 둘째, 가진 척하지 말자. 셋째, 잘난 척하지 말자. 넷째, 있는 척하지 말자. 다섯째, 나를 낮추자. 이 다섯 가지를 실천하면 이웃과 갈등이나 어려움도 없다.

    산촌이 답이다. 연소득 3000만 원은 안정적인 시골 생활의 기준점이다. 인생 후반부에 돈, 돈, 돈 할 필요도 없지만 시골에서 3000만 원을 벌어 1000만 원은 생활비로 쓰고 2000만 원은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생활을 20~30년 해보자. 적어도 4억~5억 원을 모을 수 있다. 이 돈으로 80대 초반 다시 도시로 돌아오자. 노년에는 추운 곳보다 온화한 곳이 좋다. 나머지 십수 년은 안전하고 따듯한 도시에서 또 열심히 살자.

    노년의 삶은 대동소이하지만 인생 3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50대까지 일하고 나머지 50년을 공짜로 살겠다 하면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망한다. 인생의 황금기인 신장년(60~80세)을 시골에 가서 멋지게 살아보자. 낙후 지역에 전문 경험도 전수하고, 그곳에서 소득도 올리고, 세금도 내고, 건강도 챙기자. 새로운 자연과 접하면서 취미도 즐기고 봉사도 하자. 재미있게 살고 스스로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향기롭게 이어가자. 그것이 귀산촌 하는 이유다.




    유 상 오
    ● 1964년 경남 밀양 출생
    ● 경희대 조경학과 학사
    ● 연세대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 석사
    ● 일본 지바(千葉)대 환경계획학 박사
    ● 현재 (주)그린코리아컨설팅 대표, (사)한국귀농귀촌진흥원 원장
    ● 저서: ‘귀농귀촌 민박으로 성공하기’ ‘행복한 귀농귀촌’ ‘귀농귀촌 6차 산업으로 성공하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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