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호

시장 키우고 경쟁 줄이는 가치 혁신법

  • 강혜구 ㈜비악코리아 대표이사

    입력2008-12-08 1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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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오션 전략은 기업으로 하여금 경쟁이 무의미한 비경쟁 시장 공간을 창출함으로써 유혈경쟁의 레드오션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게 한다. 즉, 경쟁자를 벤치마킹하거나 줄어드는 수요를 경쟁자와 나누기보다는, 수요를 늘리고 경쟁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전략이다. 이 책은 기업에게 도전의 기회만을 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블루오션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 -머리말 중에서
    시장 키우고 경쟁 줄이는          가치 혁신법

    <b>블루오션 전략</b><br>김위찬·르네 마보안 지음 강혜구 옮김 교보문고



    이책은 우리가 블루오션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항해 지도를 제시했다. 산업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블루오션 전략이 학술적 이론으로 정립되기 전에도 가치 혁신가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뉴턴 이전에 만유인력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역시 마찬가지다. 두 과학자가 우주의 질서를 찾아내 학문적으로 새로운 질서를 정립한 것처럼 블루오션 전략 역시 같은 의의를 갖는다.

    블루오션 전략은 두 저자의 15년이 넘는 연구와 100년 이상의 산업 발전 역사에 대한 조사 그리고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집대성한 결과다. 블루오션 전략은 우리에게 리스크를 줄이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과 길을 제시하고 있다.

    ▼ Abstract



    ‘블루오션 전략’의 역자이기도 한 필자는 “왜 책 제목이 블루오션전략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많은 색깔 가운데 푸른색을 택한 이유, 즉 그것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독자는 한국어판 출판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붙인 의역이 아니냐는 질문도 했다.

    블루오션 전략이란 명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레드오션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레드오션은 유혈의 경쟁을 뜻한다. 핏빛의 치열한 싸움을 붉은색으로 표현하고 이와 반대되는 시장 공간을 블루오션이라 설명한 것이다. 실제 블루오션이란 용어는 책이 나오기 전부터 저자들이 강의에서 자주 사용하던 것이다. 필자가 저자인 김위찬, 르네 마보안 교수의 가르침을 받던 때에도 두 교수는 ‘가치혁신으로 경쟁이 무력화된 새로운 시장 공간’을 ‘푸른 바다(blue waters)’에 비유하곤 했다.

    이 책은 기존의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창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라고 강조한다. 블루오션 전략은 재구축주의 경제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재구축주의 이론은 주어진 산업환경의 게임 법칙을 수긍하지 않고 그 산업 자체를 재정의하는 접근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스와치의 성공 비결은 저비용과 고가치의 동시 추구라는 가치혁신으로 요약된다.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부품을 150개에서 50개로 줄이고 나사 조립 과정은 초음파 용접으로 대체했다. 또 구매자에게 시계는 패션도구로서 여러 개를 소유할 만하다는 가치를 줌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 그 결과 스와치는 오늘날 오메가, 블랑팽, 라도, 티소 등 명품 시계까지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시계 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루오션 전략은 낮은 비용으로 높은 가치를 얻는 분석 툴로 제거(Eliminate), 감소(Reduce), 증가(Raise), 창조(Create)의 맨 앞 이니셜을 합친 ‘ERRC 원칙’을 제시한다. ‘제거할 것은 무엇인가’ ‘감소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제거와 감소를 통한 증가 요소는 무엇인가’ ‘무엇이 창조되는가’라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분야에서 특히 ERRC 원칙에 관심을 보인다. 국내외를 막론, 공공사업 프로젝트는 늘어나는데 전체 예산은 그대로이거나 줄어든다. 결국 자원 부족으로 포기하는 사업도 많다. 국가기관이나 비영리조직에 자원 부족은 부정적인 ‘레드오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이들은 가치혁신을 통해 저비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공공분야의 가치혁신 가운데 미 국방부의 차세대 전투기 F-35가 대표적이다. 1993년 미 국방부는 치솟는 비용과 예산 삭감으로 노후 전투기를 교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방위력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였다. 육해공군의 지도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각 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전투기의 기능과 성능을 분석했다. 그 요소들을 하나의 종합 분석도에 취합했다.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가치가 없는 기능이나 요소를 제거·감소한 뒤 3군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증가·창조했다. 세계 최초의 3군 공용 전투기인 F-35는 그렇게 탄생했다.

    블루오션 전략 전문가의 도움 없이 책을 통해 성공한 기업도 꽤 많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닌텐도의 신상품 ‘위(Wii)’가 있다. 닌텐도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힘든 상황을 맞았다. 이에 닌텐도는 경쟁이 아닌 창조전략을 택한다. 기존 시장에 없는 새로운 종류의 게임기 ‘위’를 개발한 것이다. 닌텐도의 사내 태스크포스 팀은 실제 블루오션 전략을 참고했다고 한다.

    시장 키우고 경쟁 줄이는          가치 혁신법

    블루오션 전략의 창시자로 유명한 프랑스 인시아드 김위찬 교수가 2006년 11월23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신한은행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 About the author

    김위찬 교수는 유럽 최고의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INSEAD)의 전략 및 국제 경영학 담당 석좌교수이자 유럽연합(EU) 경제정책 자문위원,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전문위원이다. 싱가포르, 덴마크 등 여러 나라의 국가 경제개발 정책의 자문도 맡고 있다.

    르네 마보안 교수는 INSEAD 교수이자 다보스포럼 전문위원이다. 세계 지도자들을 상대로 블루오션 전략을 전파하며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1990년대 중반에 발표한 가치혁신론으로 두 사람은 국제 경영학계에서 석학의 반열에 올랐다.

    ▼ Impact of the book

    ‘블루오션 전략’은 2005년 2월 출판되자마자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로 선정됐다. 첫해 영어권에서만 100만부 넘게 팔렸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블루오션 전략’ 한국어판 출판사인 교보문고는 27쇄 판을 찍어냈다.

    ‘블루오션 전략’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사(HBSP)에도 엄청난 수익을 안겼다. 이 책이 세계 41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판권 수입은 물론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물도 일반인에게까지 어필하는 강력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이 책은 2008년 10월 현재 세계 출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경영 전략 도서로 기록됐다. 다른 베스트셀러 경영 도서와 달리 이 책은 학계와 비즈니스 현장에서 동시에 도입되고 있다. 이는 ‘블루오션 전략’이 학문적 이론과 이를 실제 경영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유수의 기업이 블루오션 전략을 도입했고, 많은 기업이 앞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도요타그룹은 지난해 일본 본사 혁신본부에 블루오션 전략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세계 17개국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블루오션 전략 이러닝 교육을 실시 중이다.

    킴벌리 클락 본사는 2008년 9월 브라질 상파울루에 블루오션전략연구소(K-C BOSI)를 설립했다. 이곳을 중심으로 북미 본사와 남미 전역에 전사적 블루오션 전략 경영을 펼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올여름 정부 산하 싱크탱크 블루오션전략연구소(MBOSI)를 출범시켰다. 특히 나지브 라작 말레이시아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공식석상에서 “‘블루오션 전략’은 셰익스피어의 명작과 함께 꼭 읽어야 할 도서”라며 국민 필독서로 추천하기도 했다.

    ▼ Impression of the book

    2007년 9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동유럽 경영대학원 연합회 총회장. 사회자는 기조연설을 맡은 블루오션 전략 주창자 김위찬 INSEAD 교수를 ‘창조 전략의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동유럽 경영대학원 총회는 매년 소속 국가 경영대학원장이 참석하는 동유럽권 최고 권위의 학술 행사다. 얼마 전부터는 남유럽과 중앙아시아로 문호를 확대했다.

    2007년 대회는 터키에서 열렸다. 기조연설자가 김위찬 교수인 만큼 3일간 계속된 행사의 큰 주제는 ‘블루오션 전략 창조를 통한 경제 성장과 지속적 발전’이었다.

    경영대학원의 블루오션 전략 교과목 도입과 교수법에 대한 세션도 중요한 어젠다 가운데 하나였다. INSEAD 앙드레 시피로프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는 블루오션 전략 과목 티칭 노트를 소개했으며, 블루오션 전략 월드네트워크(BOSN) 이러닝 사업본부 사장을 겸하고 있는 필자는 이러닝을 통한 블루오션 전략 교수법인 ‘블루오션 전략 쉬운 방법(Blue Ocean Strategy the Easy Way)’을 발표했다.

    최근 국제 경기가 악화되면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 기업인들은 블루오션 창출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전문 회사의 컨설팅을 받을 예산이 없다고 고민을 토로한다. 하지만 블루오션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야만 창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예산 부족으로 고민하는 기업인들에게 이런 조언을 하고 싶다. 오래전에 읽다가 서재에 꽂아둔 ‘블루오션 전략’을 다시 꺼내 책에서 설명하는 창조 전략 방법론과 구체적인 툴을 기업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라고.

    Tips for further study

    시장 키우고 경쟁 줄이는          가치 혁신법

    일본 도시바그룹의 블루오션 전략 학습 프로그램

    영어판 ‘블루오션 전략’의 일독을 적극 권한다. 이미 번역판 ‘블루오션 전략’을 읽었더라도 그 내용을 원문으로 보면서 자신의 것으로 체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영어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책보다 좀 더 쉽게, 그리고 블루오션 전략 툴 활용법까지 익히고 싶다면 블루오션 전략 이러닝 학습을 추천한다. 특히 영어로 제공되는 이러닝 프로그램인 ‘블루오션 전략 쉬운 방법(Blue Ocean Strategy the Easy Way)’은 학습자가 직접 전략 캔버스를 그리고 이해도를 가늠하는 퀴즈 코너가 포함되는 등 알찬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영어 자막이 나타나게 할 수도 있으며 2개월 동안 반복 학습이 가능해 비즈니스 영어 실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일본 도시바그룹 혁신본부는 2년째 이 프로그램(www.bos-elearning.com)을 본사와 17개국 해외법인 직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숙명여대 HMBA경영대학원은 이 과정을 시험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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