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호

빅데이터로 풀어낸 대박집

돈가스 전문점 ‘부엉이돈가스’

SNS 마케팅으로 입지 단점 뛰어넘다

  • 입력2018-06-0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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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가스는 국민음식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전문점이 많지 않다. (주)나이스지니데이터의 업종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년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지만 강한 업종인 돈가스 전문점으로 성공한 상수역 인근 부엉이돈가스 홍대점을 취재했다.
    부엉이돈가스 유전균(41) 대표는 외식업과는 관계없는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학습 코칭 전문가 출신이다. 그는 교육 관련 회사에 다니면서도 창업에 대한 염원이 컸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염두에 두고 북카페 형태의 공간 서비스 사업을 하려 했다. 투자처도 확보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창업박람회를 찾은 그의 눈에 일본식 분식 전문점이 들어왔다. 그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해당 상담 부스에 들어갔고, 가맹점 계약까지 했다. 이렇게 그는 생각하지도 못한 외식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렇게 덜컥 가맹점 계약을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점포비용(임대보증금, 권리금)과 인테리어 및 시설비 등 창업비용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전세금을 빼서 창업비용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고, 다행히 이사 갈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지인이 살던 집에 저렴한 월세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전세금으로 창업비용을 해결하고 2013년 1월 상수역 인근 골목길에 매장을 오픈했다. 15평 매장에 보증금 5000만 원, 월차임 280만 원, 권리금 7000만 원, 시설비 3000만 원 등 총 1억5000만 원의 창업비용이 들었다.

    결코 만만치 않았던 외식업

    당시 기준으로 손익 분석을 해보니 손익분기점이 일 매출 66만 원(월 1980만 원)으로 잡혔다. 하루 66만 원어치를 팔아야 현상 유지가 된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본인의 인건비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그렇게 가슴 깊이 파고든 적이 없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외식업 경험도 없고 장사 기본도 모르는 상태에서 창업을 했으니 장사가 안 되는 것은 당연했다. 오픈 3개월 동안 수익은 고사하고 자신의 인건비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죽을 각오로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매장을 살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쿠폰과 전단지를 넣은 우편 봉투를 만들어 상수역을 중심으로 합정역과 홍대 주변까지 돌렸다. 그리고 돈가스와 관련된 일본 잡지나 책 등을 매장에 비치하고 인터넷을 통해 가게를 알렸다. 그 결과 고객들의 발걸음이 조금씩 잦아졌고 심지어 일본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맛집으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가맹점 중 매출 1위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고객도 많아졌고 장사도 잘됐지만 정작 자신이 가져가는 수익이 많지 않았다. 6개월 동안 운영한 자료로 손익계산을 해보니 본사가 말한 재료비 등 원가 비율과 수익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본사에 항의했더니 매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에게 원인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브랜드와 메뉴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6개월 동안 낮에는 매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새벽잠을 포기하며 메뉴를 개발했다. 메뉴 개발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오픈 1년 만에 일본식 분식 전문점 간판을 내렸다. 



    그는 예비 창업자들이 노력한 만큼 제대로 돈을 벌어갈 수 있는 아이템과 수익 구조로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하기로 작정했다. 부엉이돈가스가 탄생한 이유다. 돈가스를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 안정적이고 유행을 타지 않으며 고객층이 폭넓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6개월 가까이 제품(돈가스, 과일 소스 등) 개발에 진력했다. 누구에게 전수받거나 요리 교육을 받지도 않았다. 돈가스 관련 요리책과 인터넷에서 돈가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동영상에 나오는 대로 따라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이탤리언 커틀릿 콘셉트의 돈가스 메뉴다.

    자신만의 메뉴와 브랜드를 만들다

    유전균 대표가 돈가스를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 안정적이고 유행을 타지 않으며 고객층이 폭넓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성남 기자]

    유전균 대표가 돈가스를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 안정적이고 유행을 타지 않으며 고객층이 폭넓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성남 기자]

    고객에게 제대로 된 돈가스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제주산 질 좋은 무항생제 돼지고기와 인공조미료나 화학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은 채소와 과일을 듬뿍 넣은 천연 과일 소스를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메뉴와 소스 만드는 방법 등을 유튜브를 포함한 블로그와 SNS에 공개하자 반응이 뜨거웠다. 이를 본 사람들이 매장을 찾았고, 찾아온 고객들은 다시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렸다. ‘홍대 맛집’ ‘맛있는 홍대 돈가스 전문점’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상수역 상권은 홍대 상권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확장된 곳이다. 그래서 유행을 선도하는 상권으로 변했고 어떤 아이템이라도 1년을 넘기기 힘들었다. 이런 곳에서 5년 넘게 유명 맛집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상권 입지보다 제품과 상품력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상권 입지는 오피스가 특성이 강한 주택가 역세권으로 평일보다 주말 장사가 잘되고, 점심 및 저녁에 장사가 잘되는 곳이다. 따라서 음식 업종 및 아이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객층은 20대와 30대가 주를 이뤄 유행을 선도하는 업종 및 아이템이 많다. 적지 않은 매장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엉이돈가스 매장은 골목이라는 열악한 입지에서도 4500만 원 내외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손익계산을 해봤더니 식자재(재료비) 37%, 수도광열비 등 비용 3.4%, 인건비 21.5%, 월차임 8.5% 내외, 부가세 및 각종 수수료 13.3% 등으로 순이익률이 16.3%이고 월 64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2014년 1월 업종 전환 해서 대박난 집으로 소문이 나자 인근에 돈가스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저가 돈가스 및 무한 리필 매장들의 공세가 있었지만 2016년에는 월 매출 1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맛과 서비스 그리고 청결 및 위생에 철저했고, 마케팅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 결실이었다.

    상권 입지보다 맛

    부엉이돈가스는 돈가스 패티와 소스를 최고의 재료로 만든다고 자신한다. [김성남 기자]

    부엉이돈가스는 돈가스 패티와 소스를 최고의 재료로 만든다고 자신한다. [김성남 기자]

    그는 ‘가족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 고객이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는 지론으로 돈가스 패티와 소스를 최고의 재료로 만들었다. 맛의 비결을 물었더니 스테이크 소스(데미그라스)를 기본으로 토마토, 사과, 파인애플, 발사믹식초 등의 배합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리고 돈가스의 맛은 바삭바삭하게 튀기는 기술에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튀기는 온도보다 조금 낮게 튀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26개 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다. ‘대한민국 1등 돈가스 브랜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하향 평준화된 돈가스 품질을 높여 제대로 대접받는 돈가스로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에게 예비 창업자에게 당부하고픈 말을 물었더니 “반드시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작성하고 준비한 후에 창업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6년간 업종 빅데이터 자료에 의하면 돈가스 전문점은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2012년 전국 매장 수 2052개,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2359만 원이던 것이 2017년엔 전국 매장 수 3055개, 매장당 월평균 매출 3731만 원으로 해마다 성장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적합한 아이템 중 하나인 셈이다. 

    2017년 12월 기준, 빅데이터 자료를 지역별로 분석해보니 경기권의 남양주시와 하남시, 동두천시 돈가스 전문점이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로 과천시 매출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 지역 돈가스 전문점 창업은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경우 번화가 특성이 강한 역세권 상권이나 오피스가 특성이 강한 역세권 상권이 매출이 높게 나타나고 주택가 특성이 강한 상권의 매출이 저조했다. 서울 지역에선 강북구의 매출이 가장 저조했다.

    빅데이터로 풀어본 상권 입지 분석

    부엉이돈가스가 골목길 입지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요인은 제대로 된 맛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 청결을 바탕으로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과 SNS마케팅에 집중한 데 있다. [김성남 기자]

    부엉이돈가스가 골목길 입지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요인은 제대로 된 맛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 청결을 바탕으로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과 SNS마케팅에 집중한 데 있다. [김성남 기자]

    부엉이돈가스 매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를 1차 상권 범위로 정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으로 상권 입지를 분석해 봤더니 상권 등급은 5등급 중 2등급, 입지 등급은 5등급 중 2등급으로 나왔다.

    도로 상권 범위(반경 500m) 안에는 왕복6차선 도로인 독막로와 왕복3차선 도로인 잔다리로, 와우산로, 왕복2차선인 양화로6길이 조성되어 있고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골목길인 독막로3·5·7·9·15·19길, 양화로6·8·10길, 어울마당로5길, 와우산로11·14·15·17, 잔다리로3길 등이 조성되어 있다. 옛날부터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어 자연스럽게 많은 골목길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방위 방위를 알아야 매장이 속한 상권 범위가 어느 분면에 있는지 알 수 있고 해당 매장은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지도상에 매장을 중심으로 8방위를 사용해 반경 500m의 꼭짓점을 연결하면 그것이 바로 상권 범위가 된다. 부엉이돈가스 홍대점은 북쪽 500m 지점인 바로튀김, 동쪽 서강초교, 남쪽 서울화력발전소, 서쪽 일호빌딩, 북동쪽 홍익대 현대미술관, 동남쪽 해운대활어회, 남서쪽 서일빌딩, 서북쪽 보보호텔을 각각 꼭짓점으로 해서 연결하면 총면적 66만5890㎡(20만1431평)이 상권 범위가 된다. 점포 방향은 북동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햇빛 노출이 많지 않다.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으면 재료 보관 기간이 길어지고 상하거나 탈색되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북쪽 방향의 점포가 좋다. 따라서 점포 방향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TG 상권 범위 안에 사람이 많이 들락거리는 시설물을 교통발생원(Traffic Generator)이라고 한다. 이곳 상권 범위 안에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과 홍대클럽거리 및 홍대 예술의거리를 교통발생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의 주 동선은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지하철 6호선 합정역 5번 출구에서 양화로6길과 독막로3길 잔다리로를 거쳐 홍대 예술의거리까지 990m 거리, 그리고 상수역 1번 출구에서 와우산로를 따라 홍대클럽거리와 잔다리로의 KT&G상상마당을 거쳐 예술의거리까지 620m 거리, 상수역 1번 출구에서 왕복 6차선 독막로를 따라 어울마당로의 예술의거리까지 700m 거리 등이다. 부엉이돈가스는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에서 190m 거리의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고객이 찾아오기엔 열악한 입지로 보인다. 

    업종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반경 500m의 상권 범위 안에 총 1332개 점포가 있고, 음식점이 925개로 69.3%, 서비스업 175개로 13.1%, 도소매업 228개로 30.3%로 분포해 있다. 일반적인 상권보다 음식점 분포 비율이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선택 업종인 돈가스 아이템의 비율은 4개로 0.3%의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입지분석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상권 등급과 입지 등급을 알았다면 해당 매장에 대한 입지 조건을 분석해야 한다. 고객이 매장을 얼마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가시성은 50점 만점에 35점, 고객이 매장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접근성은 20점 만점에 14점, 고객이 얼마나 쉽게 주차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주차편의성은 15점 만점에 13점, 매장을 고객에게 얼마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인지성은 10점 만점에 7점, 고객에게 매장을 알릴 수 있는 돌출 간판이나 도로 유형 등에 대한 홍보성은 5점 만점에 3.5점으로, 총 72.5점인 B급지로 평가된다. 입지 조건 분석에서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가시성과 접근성은 골목길에 위치해 보통으로 평가했고, 주차편의성은 인근에 대형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인지성과 홍보성도 보통으로 평가했는데 부엉이돈가스가 골목길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입지평가를 좋게 받은 이유는 상권의 영향이 컸다고 보면 된다. 

    빅데이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 분석 자료에 의하면 주거인구 1만5513명, 직장인구 2만5504명으로 직장 인구가 많다. 주거 인구는 20대(21.9%)와 30대(21.1%)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직장 인구 역시 20대(31.5%)와 30대(30.8%)가 62%를 넘는다. 고객별 매출 특성에서도 20대 32.3%, 30대 33.6%로 20,30대 고객이 많다. 요일별 매출 비율을 살펴보면 2017년 12월 기준으로 목요일 15.1%, 금요일 18.7%, 토요일 18.8%로 토요일이 매출이 가장 높고 수요일(10.6%)과 일요일(11.1%)의 매출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시간대별 매출 비율은 점심식사 시간대인 11시부터 14시까지가 43.9%, 저녁식사 시간대인 17시부터 21시까지가 35.6%로 저녁식사 시간보다 점심식사 시간에 고객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

    성공 요인

    모든 업종의 성공 요인은 제품력과 서비스, 그리고 청결에서 결정된다. 음식업은 당연히 맛이 뛰어나야 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그리고 주방 위생과 매장 청결은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어떻게 그 제품을 알리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부엉이돈가스가 골목길 입지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요인은 제대로 된 맛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 청결을 바탕으로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과 SNS마케팅에 집중한 데 있다. 이렇게 인터넷 마케팅과 SNS 마케팅은 매출 활성화에 필요한 프로모션(판촉)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따라서 고객이 블로그나 SNS를 통해 음식 사진이나 매장 분위기 등을 자주 올리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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