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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정권 몰락한다면 외교·안보 때문일 것”

원희룡 제주지사

  • 제주=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진보 정권 몰락한다면 외교·안보 때문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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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통일론의 함정

보수주의가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는 까닭은 뭔가.
“진보와 보수를 구분 짓는 틀 자체를 바꿔 골대의 위치를 옮겨야 한다. 사회 현안을 진지하게 살펴본 후 해결책을 갖고 접근하는 쪽이 진보인 것처럼 돼 있다. 냉전반공주의나 윗세대의 잔소리 같은 게 보수의 이미지라면 보수를 지지하는 젊은이들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 유럽과 미국의 보수는 한국과 다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간과 기계의 관계 등 질서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사안이 생겨날 것이다. 이 같은 이슈에서는 진보가 꼭 유리한 게 아니다. 보수정치가 이런 부분을 많이 연구해 보수와 진보의 위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테슬라, 구글의 혁신 지향이나 실리콘밸리 정신이 상징하는 가치를 진보에 넘겨줘서도 안 된다. 보수가 대기업 편만 들어 테크놀로지 혁신가와 문화의 창조자가 진보 쪽을 선택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젊은 층의 성향이 꼭 진보라고도 보지 않는다. 북한에 대해 낭만적인 생각을 가진 1980년대 학번과 달리 현재의 젊은이들은 북한을 싫어한다. 친중(親中), 친북(親北)으로 가거나 1980년대의 낭만적 통일론으로 북한 문제에 접근하면 젊은 세대로부터 우리가 바라는 건 그게 아니라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SNS에서는 보수가 놀림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는 그럴 수 있다. 다른 나라의 보수라면 자유한국당 같은 논리를 펴겠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어떻게 다른가.
“과거의 보수당인 한나라당에서 갈린 것이기에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지는 않으나 보수의 미래를 위해 새롭게 가야 하는 방향과 관련해 이전의 것을 버릴 것이냐, 집착할 것이냐를 두고 차이가 크다. 바른정당이 보수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바른정당에 들어간 것은 박근혜 정부를 실패하게 한 핵심 세력의 자기반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실패의 책임을 부인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의사 결정에 동의할 수 없었다. 바른정당도 처음에 생각한 것과 어긋나면서 구상대로 안 된 측면이 있다. 지금의 바른정당 모습을 두고 이러려고 시작했느냐, 어떤 점이 좋으냐고 비판적으로, 자기반성적으로 할 말이 많다. 보수정치 전체가 과도기적 상황이 아닌가 싶다”



세련된 형태의 반미친북적 사고

충청의 안희정, 대구의 김부겸, 부산의 김영춘, 호남의 임종석 등이 포진한 민주당과 달리 보수 진영에는 새로운 인물이 잘 안 보인다.
“인물은 나무 키우는 것과 같다. 1년생 풀도 있겠으나 5년, 10년을 키울 나무도 심어야 한다. 인물이 없다? 똑같은 얘기를 10년 전에 그쪽에서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장한 것도 인물이 없다고 할 때다. 인물이 있다, 없다 하는 것은 상대적이다.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은 늘 있다. 변동의 용광로 속에서 짐을 떠맡거나 팀워크로 움직이면서 정치인으로 커나가는 것이다. 5년 뒤를 생각한다면 인물은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권’이라고 규정한다.
“공격의 언어로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 안의 일부가 주사파일 수는 있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국민 대다수가 원하고, 지지가 높게 나오는 것만 골라 정책으로 제시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사파의 손이 와 있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국민이 호응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주도할 생각을 해야 한다. 반대하거나 욕만 하고 제시하는 것은 없는 상태가 이어지면 보수정치는 국민의 삶을 살펴 미래를 이끌어갈 전략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무응답한다는 비판을 들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에 포진한 86세대들에게 1980년대의 반미친북적 사고가 정서나 성향의 형태로 남아 있다고 보나. 
“반미친북이라는 표현은 조금 그렇지만 훨씬 세련된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 핵심 인사들에게 느낀 이질감은 북한을 이른바 내재적 관점에서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상대를 분석할 때는 그렇게 하는 게 맞으나 판단을 내릴 때는 그렇게 해선 안 된다.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의 처지에서 판단하면 안 되는 것처럼 북한 정권 처지에 서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내재적 접근이라는 것이 분석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감정이입 같은 형태로 이어진다. 단독 정부 수립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회의(懷疑)하다 보면 역사관이 흐릿해진다. 친일파 청산이라는 측면에서 북한을 인정하고 들어간다든지 해방 정국의 진공 상태에서 나온, 현실로 연결되지 않는 몽상적인 내용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게 되는 것이다. 북한도 선의를 가졌다거나 평양은 약자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접근하면 국가적 실패 내지는 재앙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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