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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는, 서민 대통령 실제론, 서민 부담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서민 지수’

  • 이종훈|정치평론가 rheehoon@naver.com

구호는, 서민 대통령 실제론, 서민 부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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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에게 효과 미미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재인 정부 첫 추경은 수입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소득 하위 40% 곧 1분위와 2분위의 소득 증대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추경안 내용 중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공무원 1만2000명의 신규 채용이다. 이와 더불어 사회서비스 일자리 5만9000명에 중소기업 청년고용 지원 1만5000명을 더해 직접 일자리 창출 규모는 8만6000명 수준이 된다. 여기에 간접 고용창출 효과까지 더하면 총 11만 개 일자리를 추가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입 예산 1억 원당 1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추경을 올바로 평가하려면 박근혜 정부 첫 추경 그리고 지난해 추경과 비교해야 한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첫 추경은 17조300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12조 원은 세입 결손 보전 비용이었다. 실제로는 5조3000원을 투입한 것인데, 이를 통해 4만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했다. 당시 공무원 4000명 추가 채용 계획도 포함시켰다. 이번 추경안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2016년 추경은 이번과 같은 11조 원이었다. 이로써 총 6만80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였다. 이번 추경은 2013년 추경이나 2016년 추경에 비해 투입 예산 대비 일자리 창출 규모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 이른바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가성비가 좋아진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조선업 구조조정이나 중소기업 지원 예산 비중이 이번보다 높았다. 이 또한 일부는 임금으로 지불된 것이 분명하지만, 고용창출 효과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는 없다.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문재인 정부 첫 추경은 박근혜 정부의 그것과 비교할 때, ‘서민 지수’가 높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실장은 이번 추경이 소득 1, 2분위를 지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올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공무원 일자리 1만2000개도 어떤 계층에게 주로 돌아갈지 예단할 수 없다. 하위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저 막연하게 저소득 가구에 돌아가지 않을까 추정할 뿐이다.

그런데 최근 하위직에도 고학력자 또는 경력자가 대거 응시한다. 9급 공무원 시험은 저소득층을 의무적으로 선발하지만 그 비율은 2.7%에 불과하다. 새로 창출되는 11만 개의 일자리 모두가 소득 1, 2분위에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효과는 미미하다. 전체 1956만 가구 가운데 하위 40% 가구가 782만 가구라고 전제할 때, 11만 가구가 혜택을 보더라도 1.41%에 불과하다. 과거 정부 대비 서민경제에 조금 더 기여하는 것은 맞지만, 획기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수치로 정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 5년 동안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81만 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그 일부를 이번 추경에 포함시킨 것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가 모두 소득 1, 2분위 가구에 돌아간다면, 782만 가구 대비 10.3%의 소득이 연간 3000만 원가량 늘어난다. 이에 따라 일부가 소득 3, 4분위로 올라서고 소득 3, 4분위 가운데 일부가 2분위로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겠지만, 전체 서민계층의 소득 규모는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가 모두 소득 1, 2분위 가구에 집중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또한, 공무원 수 증가에 따른 항구적인 국가재정 부담이 뒤따른다. 모두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어야 한다.

국내에서 생고생하느니

구호는, 서민 대통령 실제론, 서민 부담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공사가 중단된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공사 현장.[동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안과 더불어 역점을 두는 또 다른 서민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현재 30% 전후일 것으로 추정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비율을 궁극적으로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공약이 현실화하면 현재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는 모두 소득 3, 4분위로 올라설 것이 분명하다. 

민간기업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중요한데, 문 대통령은 이것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의 비정규직 사용 제한과 고용부담금 도입을 이미 예고한 상태다. 일부 대기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선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1962만7000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644만4000명으로 32.8%다. 2015년 기준 공공부문 일자리는 총 233만6000개로 이 가운데 30%인 70만 명가량이 비정규직일 것이란 추산이다. 이들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신규 채용 81만 명도 모두 정규직으로 선발한다면, 공공부문에서만 정규직 일자리가 150만 개 이상 만들어진다. 이 모두가 소득 1, 2분위 가구에 돌아간다면 이들 가운데 19.2%가량이 혜택을 입는다. 소득 1, 2분위 가구 5가구 가운데 1가구꼴이다. 소득 하위 1, 2분위 계층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과거 정부 대비 서민경제 지수 20% 향상이란 결론이다.

만약에 민간기업, 특히 대기업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더불어 공채 확대에 나선다면, 이것은 명백히 낙수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상장법인은 이미 호황이다. 사내유보금도 지난해 6월 말 이후 550조 원을 넘어섰다. 이들이 국내 투자와 채용 확대에 나선다면, 서민경제는 명백하게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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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를 선포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할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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