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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한 출산 위한 난임 정책 절실”

‘임신시키는 남자’ 이성구 대구마리아병원장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건강한 출산 위한 난임 정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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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출산

시험관시술이 시작된 지 세계적으로는 42년, 우리나라는 32년이 넘었다. 시험관시술은 난임 치료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지만 윤리적 문제도 제기됐다. 착상률(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에게 다(多)배아 이식을 하면서 쌍둥이 임신이 많아진 것.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쌍둥이 등 다태아가 지난 2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배아 이식이 착상률을 높일 수는 있지만 태아와 산모에게는 위험하다. 다(多)태아를 임신하면 저체중아, 미숙아를 낳는 일로 연결된다. 선택유산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솔직히 나도 2009년 이전까지는 그렇게 했다. 그 결과 다태아 임신부가 많이 나왔다. 처음엔 임신에 성공했다고 기뻐한 산모들이 건강한 아기를 안고 찾아오는 게 아니라 조산이나 유산을 하고 찾아와 절규하는 일이 생겼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미칠 것 같았다. 임신에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출산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험관시술이 보통 고생스러운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임신 성공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배아를 이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닌가.
“지난 20년간 시험관시술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건강한 난자와 정자를 엄선해 수정시키고 3~5일간 체외 배양인큐베이터(체내와 똑같은 환경 조성)에서 배양(세포분열)해 착상률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배아를 엄선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됐다. 특히 우리 병원은 착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배양 노하우가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2015년 9월부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식할 수 있는 배아 수를 35세 미만은 최다 2개, 35세 이상은 최다 3개까지로 제한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병원이 이 지침을 따르고 있지만 지원 대상이 아닌 난임 부부에게는 지금도 다배아 이식을 한다는 소문이 있어 안타깝다.”

임신성공률의 함정

“건강한 출산 위한  난임 정책 절실”

[지호영 기자]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전국 난임 치료 병원의 임신성공률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위험한 발상이다. 어려운 난임 케이스가 몰리는 병원은 임신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자칫 병원들이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젊은 환자만 골라 받을 수 있다. 선진국들이 그랬다. 그렇게 되면 임신이 진짜 절박한 35세 이상 여성, 특히 폐경 직전 여성, 이미 여러 차례 시험관시술을 했지만 임신이 안 된 여성처럼 임신성공률이 떨어지는 케이스는 아예 시험관시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할 수 있다.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까. 환자들만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다. 물론 내게 오는 환자는 어떤 환자도 포기하거나 시술을 거부할 생각이 없다. 난 그녀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며 그녀들의 마지막 의사가 되겠다. 통계를 만들어 공개하려면 단순 임신성공률이 아니라 모집단의 나이와 상황 등 난임 상태에 따른 성공률로 분류해야 한다.”

시험관시술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다행히 정부에서 올 10월부터 난임 시술비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저출산 해법 중에 난임 시술비 보험 적용도 한몫을 할 것이다. 다만, 횟수 제한을 없애면 좋겠다. 현재 지원금 제도도 4회까지만 허용하는데, 이걸로 임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10% 이상 된다. 저출산 시대에 이들 10%에게 기회를 더 준다면 신생아가 최소 몇 천 명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의술이 계속 발전하는 만큼 새롭게 도입되는 신보조생식술, 신처방 등이 인정비급여로 적용돼 난임 부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난임 치료는 감기 치료와 다르다. 포괄수가제가 되면 신기술이 적용될 길이 막힌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임신과 여성 건강

시대가 바뀌면서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이번 칼럼에도 썼지만, 여성들이 여성의 생물학적 위대함을 알아야 한다. 자식은 여자만이 낳을 수 있고, 낳을지 말지도 여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건 신이 준 축복이다. 정자는 난자 없이 생명이 될 수 없고 유전자 계승도 못하는 열세한 종자일 뿐이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 건강에도 좋다. 다산일수록 폐경이 늦게 와 그만큼 젊게 사는 기간이 늘어난다. 출산을 하면 골반에 생길 수 있는 여성 질환이 예방되고, 모유 수유를 하면 유방암 발생 확률도 낮아져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입력 2017-09-08 11: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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