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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특집 | ‘핵 왕따 위기’ 한국외교의 초상 |

“北 방치해 美軍 대한해협 밖으로 밀어내는 것!”

북핵 표리부동(表裏不同) 중국, 속내는?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北 방치해 美軍 대한해협 밖으로 밀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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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은 냉전시대 유물”

1950년 6·25전쟁, 1894년 청일전쟁, 1592년 임진왜란을 보자. 중국은 한반도가 해양세력 영향력하에 들어갈 상황에 처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대군을 파견했다.

6·25전쟁 때 중국은 미국에 “중국 안보를 지키고자 조선전쟁에 개입한다”고 선언했다. 청일전쟁 때는 서구 열강 침략과 농민반란으로 ‘제 코가 석 자’인데도 한반도에 파병했다. 임진왜란 때는 만주족 흥기와 몽골족 침공으로 북방이 위태로운 상황인데도 육군, 해군을 파견해 조선을 지켰다.

이렇듯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전략 갈등을 빚으면서 패권 의지를 드러낸 중국에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1950년, 1894년, 1592년 한반도의 그것과 유사하다.

중국이 가진 일관된 전략 목표는 한반도 전체를 중국 영향력 아래 두는 것이다. “한미동맹이라는 냉전시대의 유물”(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을 태평양 동쪽으로 밀어내겠다는 것이다.

안보 당국 전직 고위 인사는 “2015년 9월 3일 중국 항일전승 70주년 열병식에서 한국 정상이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랐을 때 베이징은 중국의 방어 외연(外延)이 휴전선에서 대한해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오해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 중국이 격한 갈등을 빚는 원인은 상대방에 과도한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핵실험을 한 북한을 베이징이 강력하게 제재해줄 것으로, 중국은 서울이 미국,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은 북한과 관계를 지칭할 때 혈맹(血盟)이란 낱말을 쓰진 않는다. 7월 6일 독일 베를린  한중 정상회담 때 시진핑 주석이 “중국과 북한은 선혈로 응고된(鮮血凝成的·선혈응성적) 관계”라고 표현해 파장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하자, 시진핑 주석이 “중국과 북한은 이른바 선혈로 응고된 관계였음에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 표현인 ‘관계였음에도’ 앞에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선혈로 응고된 관계

북한과의 관계를 두고 선혈(鮮血)이라는 낱말을 처음 쓴 이는 마오쩌둥(毛澤東)이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언한 직후 마오쩌둥은 “중화인민공화국 오성홍기엔 조선 공산주의자들과 인민의 선혈이 스며 있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중앙당사연구실이 펴낸 ‘중국공산당역사’(2014)는 “조선 공산주의자 김일성, 최용건, 김책은 중국의 동지들과 일치단결해 함께 싸우면서 중국 인민과 조선 인민의 해방을 위해 중차대한 기여를 했다”고 기록한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은 현재 ‘선혈로 응고된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목표가 다르되 필요에 의해 서로를 활용하는 ‘전략적 이해관계 불일치하 일치 관계’라고 정리했다.

“중국은 6·25전쟁 때 대군을 파병해 40만 명이 전사하면서까지 북한 정권을 구해줬다고 여기는 반면 북한은 중국 국공내전 시 군수물자를 지원하고 인민해방군에 도피처를 제공해 중국 정권을 탄생시킨 최대 공로자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군사전략적 최대 약점인 보하이만을 육지와 해상으로 감싸주는 역할만 하나 중국은 북한에 정치·경제·군사 안보를 제공해준다. 중국은 김정남 암살 사건 때 북한-말레이시아를 중재하는 등 국제정치적 방패 노릇도 해왔다. 또한 압록강 하구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무역을 통해 정권 유지에 필수적인 자원을 제공하며 미국의 폭격 가능성을 억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그는 북·중 관계를 보거상의(輔車相依·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가 서로 의지한다)에 빗댔다. 

“중국은 북한 외에도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 핵무기 보유 국가와 국경을 맞댔다. 동·남중국해와 인도 변경에서 군사적 갈등 내지 긴장 상태이기에 동아시아 패권국이 되기 이전에는 북한이 핵무기와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보유하더라도 평양이 전쟁 도발 등으로 동아시아 안정을 흔들지만 않는다면 핵무장해 주한·주일미군, 일본군, 한국군을 견제해주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중국이 북한을 보호하는 것은 해양세력(미국, 일본)과 충돌 시 베이징, 톈진 등 수도권 안보와 관련해 북한이 방파제(Buffer Zone) 구실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국은 보하이만 지역 보호를 위해 2016년 1월 7대 군구를 5대 전구로 개편하면서 동북3성뿐 아니라 산둥반도(개편 전 지난군구 관할 지역)도 북부전구 관할에 포함하는 등 군사력 40%를 이곳에 집중했다. 북부전구에 속한 산둥성 군사력은 유사시 한반도를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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