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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기술이전 무산? 가정교사 없다고 대학 못 가는 것 아냐”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이 꾹꾹 눌러쓴 KF-X 프로젝트

  • 정광선|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

“기술이전 무산? 가정교사 없다고 대학 못 가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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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참여한 까닭

또한 개발 과정에서 경제성과 향후 수출을 고려해 2010년 인도네시아를 연구개발 파트너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와 함께 2011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공동탐색개발을 수행했다. 이후 2014년 10월 한·인도네시아 공동 체계개발 기본합의서를 체결해 비용 분담 및 공동사업관리 조직 구성을 확정하는 등 순조로운 진행 상태를 보였다. 분명 인도네시아도 사업에 참여하기 전에 개발 성공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1조 5000억 원을 분담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많은 검토 과정을 거쳐 KF-X 개발이 시작됐다. 현재는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 논란을 지속하기보다는 개발에 성공할 수 있도록 개발자를 격려하고 정책적으로 도움 줄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배려가 필요한 시기다.   

2014년 록히드마틴은 F-35 절충교역(무기 거래에서 무기를 판매하는 국가가 사가는 나라에 기술 이전이나 부품 발주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것)으로 21개 기술항목을 제안했다. 방위사업청은 KF-X 개발 위험을 경감하는 차원에서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기술(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파방해장비(RF Jammer), 영상광학표적탐색 및 추적장비(EO TGP) 등 4개 항공전자장비를 KF-X에 탑재해 주(主)임무 컴퓨터와 연동하는 기술(위 4개 항공전자장비를 개발하는 기술과는 별개임)을 미국 정부 ‘E/L(Export License) 승인 시’라는 조건하에 추가하는 것을 협의했다.

그런데 F-35 구매 대수가 당초 60대에서 40대로 축소되면서 절충교역 규모도 줄었다. 이에 따라 추가 협의된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기술은 미국 정부의 E/L 승인 시 기존의 21개 기술항목 중 일부를 동일 가치규모만큼 대체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아쉽지만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기술 이전은 미국 정부의 미승인으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2015년 나라가 떠들썩했으며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만 선진 기술 가진 게 아냐”

당시 거론된 의혹은 다음과 같다. ‘미국 정부가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기술을 이전해주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승인될 것처럼 국민에게 선전했다’ ‘미국의 기술이전이 무산됐는데 어떻게 4개 항전장비를 개발할 수 있나(우리가 요구한 것은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에 관한 기술이지만, 당시에는 장비 개발에 대한 기술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 ‘미국의 기술이전이 무산됐으므로 그만큼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닌가’ ‘KF-X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기술이전이 필요하다더니 이제 와서는 기술이전 없이도 개발할 수 있다고 하니 그동안 말한 것은 모두 거짓이고 믿을 수 없다’….

이러한 여론은 절충교역 시 기술이전 형태와 기술이전 승인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KF-X 기술이전은 록히드마틴이 무엇을 설계해주거나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모든 개발은 국내업체가 주관하고 록히드마틴의 엔지니어(TA·Technical Assistance)는 옆에서 조언하고 분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즉 우리 엔지니어들도 기본적인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청에서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에 대한 기술지원(TA)을 요구한 이유는 모든 개발 수행은 국내업체가 하더라도 록히드마틴 TA들이 일종의 ‘가정교사’ 역할을 해줌으로써 개발 위험을 줄이는 게 목적이었다. 따라서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에 필요한 비용은 사업계획 시부터 4개 항전장비 체계통합 기술이전 여부와는 무관하게 총사업비에 반영돼 있었다.

가정교사가 직접 수능시험을 보지는 않는다. 학생이 목표한 대학(KF-X 개발 성공)에 갈 수 있도록 공부 방향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게 가정교사다. 학생도 자신의 능력보다 다소 상회하는 도전적인 목표를 갖고 공부해 수능시험을 치른다. 가정교사가 없으면 희망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단지 초기에 시행착오를 더 겪을 수 있다. 노력한다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뉴스에서 그러한 미담을 많이 듣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미국으로부터 4대 항전장비 통합기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위험에 대처하고 있을까. 사업의 위험도가 크게 높아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위험을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선진 기술은 미국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이외 국가는 기술 수출 승인 측면에서 더욱 자유롭고, 경쟁으로 인해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따라서 다른 대안을 선택하면 된다. 미국으로부터 4대 항전장비 통합기술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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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선|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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