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FOCUS

“국제형사재판소 회부가 김정은 옥죄는 최대 압박”

형사 기소? 닮은 듯 다른 김정은과 밀로셰비치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국제형사재판소 회부가 김정은 옥죄는 최대 압박”

2/2

김·정·은 이름 석 자로 압박

유엔은 1948년 3차 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을 선포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모든 장소에서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천명한 것이다. 2002년에는 특정 개인의 인권침해가 반인도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에 해당할 때 기소해 처벌할 국제형사재판소(ICC)도 창설했다.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反)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는 최초의 상설 국제법정이다. 

ICC 초대 재판관으로 선임된 후 2009년부터 6년간 ICC 소장을 맡은 송상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ICC 회부는 김정은이 평생 차고 다녀야 할 족쇄다. 언젠가 처벌받을 범죄자가 되는 것은 그를 ‘최고 존엄’으로 떠받드는 북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ICC 제소를 추진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김정은이 범죄자로 기소된다면 상황에 따라 북한 권력집단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북한에 특정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 김정은을 체포해 ICC에 넘기려는 세력이 생길 수도 있다. 요컨대 ICC 제소 추진은 김정은을 최대로 압박하는 것 중 하나다.” 

그는 “김·정·은 이름 석 자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 포함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9월 11일 유엔 안보리는 북한 6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나 김정은을 사실상 전범(戰犯)으로 규정해 자산동결을 비롯한 제재 조치를 취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무산됐다. 중국과 러시아가 김정은 개인에 대한 제재와 전면적 대북 원유 금수에 반대했다. 중국은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한다고 밝히지만 결의안 작성 과정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결의안에 강력한 제재가 포함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이어갈 경우 미국은 또다시 김정은 이름 석 자를 제재 결의안에 넣으려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 이슈가 지정학적 문제가 아닌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조해야 한다. 북한 문제가 세계에 위협이 되는 인류 공통의 문제임을 각인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송 전 소장은 2015년 발족한 ‘북한 인권 현인(賢人) 그룹’ 8인 구성원 중 하나다. 현인 그룹은 유엔 총회 및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북한 인권 사안이 인류의 보편적 문제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조하면서 여론을 환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북한 정권의 각종 반(反)인권 범죄에 책임을 물어 김정은을 ICC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엔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유엔 총회는 결의를 통해 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하도록 독려하나 안보리 일부 상임이사국(중국, 러시아)의 반대에 가로막혀 있다. 김정은의 ICC 회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제소된다고 해도 실효가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북한은 ICC 회원국도 아니다.


“실효 없다” 회의론도

ICC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밀로셰비치의 전례에서 보듯 현직 국가원수라고 하더라도 면책은 없으나 북한이 ICC 설립 근거 조약인 로마규정 가입국이 아니어서 ICC가 관할권을 갖기 못하기에 원칙적으로는 김정은을 제소할 수 없으나 우회로는 있다. 유엔 안보리가 결의하면 회부가 가능하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기에 현실성이 낮다. ICC에 제소되더라도 실효성에서 문제가 있다. 북한의 누군가가 김정은을 체포해 ICC에 넘겨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북한에 쳐들어가 잡아와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한 얘기다. 김정은이 ICC 가입국을 방문했을 때 체포하는 방법이 있으나 그것 또한 현실성이 없다. 다만 ICC가 김정은을 소추할 경우 언젠가는 처벌받는다는 사실이 북한에 큰 압박이 될 것이다.” 

송 전 소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속으로는 내키지 않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2005년 수단과 2011년 리비아에서 발생한 반(反)인도 범죄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사건을 회부해 ICC가 재판을 진행한 전례가 있다. 북한 인권 위반 사태를 다루기 위한 특별 국제법정을 꾸리는 방법도 있다. 밀로셰비치 등을 단죄하기 위해 구성된 ICTY와 ‘킬링 필드’로 알려진 캄보디아 학살 사태를 다룬 특별 법정이 운영된 바 있다. 

안보리 결의가 이뤄지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 한 나라도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가 ICC 회부를 결정하면 ICC는 범죄혐의가 있는지 예비조사를 한다. 예비조사 결과 정식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사를 개시한 후 기소 여부 결정, 재판 등의 과정을 밟는다.


입력 2017-11-12 09:00:01

2/2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국제형사재판소 회부가 김정은 옥죄는 최대 압박”

댓글 창 닫기

2017/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