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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칸의 유혹과 노란목련의 미소에 취하는 하루

천리포수목원 목련 축제 4월 20~29일

  • 글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불칸의 유혹과 노란목련의 미소에 취하는 하루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로 시작되는 박목월 시, 김순애 곡 ‘사월의 노래’를 흥얼거릴 즈음 천리포수목원에 다다른다. 하지만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이들은 안다. 이곳에는 ‘목련꽃 그늘’이 없다는 것을. 천리포수목원에서는 대부분 성장한 나무에 인위적인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생겨난 대로 자라는 대로 내버려 둔다. 그러다보니 나무 밑동에서부터 뻗은 가지에 잎이 달리면 지면에 닿을 만큼 축 늘어지곤 한다. 그 덕분에 관람자에겐 좋은 점도 있다. 목련처럼 키 큰 나무에 달린 꽃을 자세히 보려면 고개를 쳐들고 발끝까지 세워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천리포수목원에서는 바로 눈높이에서 꽃대까지 다 볼 수 있다. 고개를 숙여 코를 꽃 가까이 묻고 향기에 취하는 호사도 누린다. 꽃그늘 대신 꽃향기다. 


  꽃그늘 대신 꽃향기    

 천리포수목원에서 4월 20일부터 열흘간 ‘목련 빛 내 인생’을 주제로 한 봄꽃 축제가 열린다. 평년보다 매서웠던 꽃샘추위와 돌풍을 이겨내고 꽃봉오리를 맺은 목련들이 몸단장을 끝내고 관람객을 기다린다. 냉해로 더러 상처 입은 꽃봉오리가 눈에 띄지만 그래도 긴 겨울을 버티고 피어나는 생명의 환희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천리포수목원은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국산 백목련 외에 짙은 적색의 꽃잎이 활화산처럼 타오른다 해서 불칸이라 불리는 적목련, 여러 갈래로 갈라진 꽃잎이 발레리나의 치마처럼 하늘거리는 별목련, 흰색과 핑크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콜럼너핑크, 단아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갖춘 노란목련 등 700여 종의 목련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목련 서식지다. 천여 그루의 목련 나무에서 수천 개의 꽃송이가 초봄부터 여름까지 여기저기서 피고 지는 모습 자체가 장관이다. 

올해는 늦추위가 찾아와 목련 축제 개막일이 예년보다 늦은 4월 22일로 정해졌다. 수목원 측은 목련마다 개화 시기가 제각각인 데다 기후까지 변덕스러워 해마다 축제 시기를 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올해 목련 축제에서 어느 목련이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낼지는 하늘만이 아는 일일지도. 지난 2월 천리포수목원의 제7대 원장으로 부임한 김용식 원장은 “목련 축제를 통해 일반적인 백목련, 자목련뿐만 아니라 노란색, 분홍색 등 천리포수목원이 보유한 다양한 목련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바란다”고 했다. 천리포수목원은 1997년 세계목련학회 총회를 개최한 바 있고, 2020년 총회도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축제 기간 ‘비밀의 숲’이 열린다  

올해로 3회째인 천리포수목원의 목련 축제는 매년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소문난 봄꽃 축제다. 특히 축제 기간에는 4월 21일, 22일, 28일, 29일 오전 오후 두 차례 사전 예약자(최대 30명)에 한해 전문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천리포수목원의 비공개 지역 중 하나인 목련원에 입장할 수 있다. 

또 민병갈기념관 1층 밀러가든 갤러리에서는 수목원 설립자인 고 민병갈(미국명: Carl Ferris miller) 박사가 사랑한 목련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민병갈 박사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매일 아침 ‘굿모닝, 맘’ 하며 문안 인사를 드렸다는 큰별목련 ‘라즈베리 펀’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향을 떠나 57년간 이 땅에 홀로 살며 이곳에 묻힌 한 남자의 삶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축제 정보: 천리포수목원 www.chollipo.org     


잎의 안팎이 모두 붉은 불칸.

잎의 안팎이 모두 붉은 불칸.

불칸.

불칸.

큰별목련 빅버사.

큰별목련 빅버사.

실린드리카.

실린드리카.

스트로베리크림.

스트로베리크림.

큰별목련 닐 맥케잔.

큰별목련 닐 맥케잔.

트레브홀맨.

트레브홀맨.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내 큰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있는 고 민병갈 설립자의 흉상.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내 큰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있는 고 민병갈 설립자의 흉상.

신동아 2018년 5월 호

글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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