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호

겹눈으로 본 ‘MB 재판’

‘MB의 입’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 직격 토로

“MB 구속은 1막. 전쟁은 지금부터. 盧정권 의혹 재판서 공개”

  • 입력2018-04-19 17: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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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정권 국정원 특활비 어디로 갔겠나?

    • 현 정부가 편치는 못할 것

    • MB, 진짜 분노 치밀었다

    • 잡아갈 때까지 별건 수사…도 넘은 보복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검찰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시작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다스 실소유주, 삼성 대납, 이팔성 뇌물 등 10개가 넘는 혐의를 샅샅이 뒤진 끝에 마침내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구속기소했다. 이런 ‘문재인식 적폐청산이자 정의구현’에 대해 이명박은 ‘무술옥사’라 항변한다. ‘MB 입’으로 활동하는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을 최근 만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한 소회가 어떤지. 

    “검찰이 발표하는 걸 제가 자세히 들었는데요. 검찰 자기들은 힘줘서 이야기하는데, 내용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듣기에는 아주 황당하죠. ‘법이란 이름으로 정치보복을 잔인하게 할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남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골 목욕탕과 다스

    검찰은 ‘다스는 MB 것이 확실하다, 사실로 입증됐다’고 했습니다. 다스 전·현직 임원들의 진술도 있다고 하고요. 

    “그게 황당해요. 은평에 제가 자주 가는 대중목욕탕이 있어요. 선거 때만 되면 ‘이재오가 지하1층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1층 식당에서 밥 먹고 노상 들락날락한다. 자기 거 아니면 저렇게 하겠나?’라는 소문이 돌아요. 이런 진술이 있다고 목욕탕이 제 것이 됩니까? 다스는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자기(MB) 큰형과 처남이 해온 회사잖아요. 동생이 서울시장 나오고 현대건설 회장 하고 대통령도 하고 그랬으니 자문도 하고 자기 형 회사니까 자주 왔다 갔다 하고 형님한테서 돈도 좀 갖다 쓰고 할 수 있겠지. 그러다 보니 회사 주변 사람들이 ‘평소 MB 하는 걸로 봐서 MB 것이 맞다. 자기 아들도 취직시켜 놓고 아들한테 회사 물려주려고 한다’고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죠. 그런 진술이 나왔다고 다스가 MB 소유가 되냐고요. 적어도 주식회사잖아요. 비상장 주식회사이고 가족회사인데, 그게 MB 것이 되려면 MB가 단 한 주라도 갖고 있어야 해요.” 

    검찰 조사는 차명으로 갖고 있었다는 취지죠. 




    “그럼 차명 주식이라도 있어야죠. 그 차명 주식에 대한 배당이 이름을 빌려준 사람에게 돌아가고 다시 그것이 실소유주인 MB에게 돌아가는 입금 내역이 있어야죠. 주식회사니까. 그런데 MB한테 들어온 증거가 없어요. 그런데도 덮어놓고 주변 정황만 봐서 MB 것이라 우기면 MB 것이 되냐고요.” 

    검찰은 ‘실질적 소유권’이라고…. 

    “실질적 소유권이라는 말이 어떻게 성립됩니까? 실질적 소유라는 게 차명주식, 숨겨놓은 주식과 같은 말이죠. 30년 동안 많든 적든 배당이 오간 게 없는데요.” 

    다스 전·현직 임원이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진술했다고 합니다. 

    “진술만 가지고 소유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나요? 저의 목욕탕 사례와 같아요. 전·현직 임원이나 청계재단은 말을 그렇게 할 수 있죠, ‘다스가 MB 것이 맞다’고.”

    “겁도 나지, 겁이 안 나겠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3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다스 관련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3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다스 관련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그런데 다스 관계자들은 과거 검찰이나 특검에서 ‘다스가 MB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이번에 사람들을 불러서 ‘MB 것’이라고 말하면 내보내주고, ‘MB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면 피의자로 전환하는 식 아니냐고들 해석해요. 개인 치부, 가족 치부 잡아서 협박하면 진술이야 얼마든지 바꾸죠.” 

    겁이 나서? 

    “아, 겁도 나지, 겁이 안 나겠어요? 비유하자면, 생판 모르는 검찰에 처음 잡혀가서 ‘당신 횡령, 배임 이걸로 징역 10년 산다’는 말을 들으면, 그전에 뭐라고 말했든 한번 ‘MB 것’이라고 말하고 풀려나는 게 낫겠죠. 그 사람들이 어떤 신념을 갖고 사는 것도 아니고 MB와 동지적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해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그런 진술만으론 믿을 수 있는 게 아니죠. 거듭 말하지만 증거가 나와야 해요. 검찰이 만약 저를 불러 조사했다면, 저는 ‘다스가 MB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면서 MB 것이 아닌 정황을 많이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 그러나 검찰은 저를 안 부르죠. 처남 쪽 다스 주식의 경우, MB가 실소유주라면 처남 사망 시 처남 소유 주식을 자기한테로 돌려야죠. 그걸 처남 부인이 상속받으면 MB는 영원히 못 찾아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MB 것이 됩니까? 세상에 실질적 소유권이 어디 있습니까?”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청와대 문건이 ‘다스가 MB 소유’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하는데요. 

    “제가 듣기로 다스 서울사무실이 영포빌딩에 있었잖아요. 그러니 다스 관련 서류가 그 창고에 있는 건 당연한 거고. 대통령기록물이 거기로 갈 때 그것은 비서들의 실수라, MB는 알지도 못했고요. 무슨 서류가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해요. 제가 변호사들한테서 이런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 문건들은 청와대에서 비서관, 행정관 몇 명이 ‘MB가 퇴임 이후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주제로 자기들끼리 토론해 쓴 기록이라고 해요. 누구한테 보고된 것도 없고요. 검찰은 그걸 찾아서 그 기록대로 현실화하는 것 아닙니까? ‘여기 써놓은 대로다’라면서요. 그러니 사람들이 미칠 것 아닙니까? 자기네들끼리 토론하면서 그냥 써놓은 건데. 보고한 적도 없는데.” 

    문건에 ‘VIP 보고’라고 돼 있다고 하는데요. 

    “이 VIP는 ‘김백준 총무기획관’이란 거죠, 자기네들은 실무자니까. 청와대에서 팀의 책임자를 VIP라 그러겠죠. 실무자들끼리 회의한 것이고 이들의 상부 보고 라인이 김백준 기획관이었으니 VIP는 김백준을 지칭하는 것이고 대통령에 대해선 VVIP라든지 다른 호칭이 있겠죠. 그런데 그 VIP를 대통령이라 우기니 뭐라고 말을 못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건 억지라는 거죠. 법정에 가면 100% 깨진다고 봐요.” 

    국정원 특활비 7억 원은 MB가 지시했고 MB가 썼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자기가 살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봐야죠. 개인 신상, 가족 문제라 제가 말은 안 하는데, 본인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도저히 자신이 빠져나가기 힘들다든지.”

    “국정원 특활비 장부 없어”

    MB는 특활비를 보고받거나 사용했나요? 

    “저도 정부에 있어봤지만, 10억 단위가 넘어가면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해요. 2억, 3억 식으로 흘러가는 것은, 그야말로 청와대의 필요에 의해 갖다 썼다면, 실무자들이 할 수 있죠. ‘청와대에 돈이 없으니 국정원 특활비 좀 다오’라고 해서.” 

    당시 국정원장들도 특활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준 것이라고 진술했나요? 

    “원세훈 전 원장은 그런 일 없었다고 말하는 것 아닙니까? 김성호 전 원장도 그런 일 없다고 하고요. 특활비라는 것이 말만 있지, 국정원에 기록이 없잖아요. 입출금 장부가 없죠. 그러니 검찰 조사를 받은 장다사로 전 비서관 같은 사람은 얼마나 황당하겠냐고요. 장 전 비서관에게 특활비 10억을 줬다고 하면서 검찰이 준 사람 이름을 못 대는 거예요. 국정원 직원 두 사람이 서울역 가도에서 전해줬다고 하는데 한창 광우병 파동으로 서울역에서 데모할 때였어요. 일이천만 원도 아니고 10억을 줬다면서 준 사람 이름을 못 대니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한 것 아닙니까? 이번 MB 기소에서도 이 부분은 빠진 것으로 압니다. 2008년 5월인가 취임해 자리도 다 정리되기 전인데 대통령이 국정원장한테 돈 보내라고 할 계제가 되며 초기엔 청와대 안의 돈만 해도 충분할 텐데요. 예산 다 쓰고 임기 말에 돈이 없다고 하면 몰라도요. 대통령 되자마자 한두 달 사이인데 청와대 예산만 갖다 써도 되는데 왜 국정원에 돈 이야기를 하겠어요? 그리고 1, 2억을 무슨 대통령이 전화해 보내라고 그러겠어요? 그러니 김성호 전 원장이 펄펄 뛰는 것 아닙니까? 자기는 전화를 받은 적도 돈을 준 적도 없다고요.” 

    삼성이 미국에서 진행된 다스의 소송비용(약 67억 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은 MB의 혐의 중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해당한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진짜 황당하다”며 검찰의 공소 사실을 전면 부정한다.

    “말 못하는 이건희 회장에 떠넘기기”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소송비용을 대납한 게 맞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대납했다는 그 시점엔 이학수 전 부회장은 변호사에게 돈을 지급하는 그 업무 라인에 있지도 않은 것으로 알아요. 이학수 전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이건희 회장의 증언을 들을 수 없잖아요? 말 못하는 이건희 회장에게 떠넘기기로 비치죠. 우리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삼성이 2006년부터 미국에 있는 회사에 매월 13만~14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해요. 이렇게 과거부터 준 돈을 MB가 대통령 된 시점에 결부해 다스를 위해 준 것으로 발표한 것 아닙니까? 심지어 MB가 대통령이 될 줄 알고 삼성이 미리 줬다고도 해요. MB로서는 황당한 이야기고요. 그 대가로 이건희 회장을 사면해줬다? 이건희 사면은 당시 언론 보도에도 나오지만 ‘이건희 회장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해야 평창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다, 이 회장의 발을 묶어놓으니 올림픽 유치에 지장이 많다, 그러니 사면해줘라’라는 체육계와 여론의 요구가 있었어요. 실제로 이 회장과 삼성이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노력을 많이 했잖아요.” 

    삼성이 ‘다스 소송비’라는 항목으로 미국 회사에 돈을 지급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서나 증거는 없다? 

    “없죠.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므로 국제 소송이 많겠죠. 과거부터 지급해오던 변호사 비용인데 ‘2009년부터는 다스를 위해 준 것’이라고 끊어버린 거죠.” 

    그러면 이학수 전 부회장은 왜 그렇게 진술했을까요? 

    “그것도 자기 약점 있어서겠죠. 그 사람은 원래 약점 많은 사람이니까, 있겠지.” 

    검찰이 원하는 답변을 해줬다? 

    “그렇게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삼성은 다스 변호사 비용 대납 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 거죠? 검찰 수사 결과를 인정합니까? 

    “안 하는 것으로 알아요, 할 수가 없죠.” 

    돈을 받은 미국 회사 측은 향후 재판에서 ‘삼성으로부터 다스 변호사 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점을 인정할까요? 

    “한국에 안 올 거예요.” 

    이재오 상임고문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방어할 증거를 검찰에 별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해도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이 자꾸 뒤엎고 말을 만든다”는 게 이 상임고문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이 열리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증거를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월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아DB]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월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아DB]

    검찰에 증거를 내놔 봐야 소용없다? 

    “검찰에선 안 하겠다, 법정에 가서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MB는 법정에서 이 모든 걸 밝히겠다는 것이죠.” 

    재판을 맡은 판사를 신뢰하나요? 

    “글쎄,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라면서요? 진보 성향 판사라 정권 입맛대로 할지, 아니면 우리법연구회 정신대로 정의롭게 할지, 두고 봐야 알 일이죠.” 

    만약 삼성 67억 부분이 인정되지 않으면 혐의가 확 줄어드는데.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없죠. 다른 건 되지도 않아요. 뇌물 자체가 성립 안 되고.” 

    이팔성 22억은 어떤가요? 

    “이팔성 수첩에 나와 있다는 건데 그것이 MB하고 무슨 관련이 있겠어요? 돈을 준 사실은 있지만 그게 MB한테 간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2007년 MB 대선을 위해 준 거니까 정치자금법에 해당해 공소시효가 지났어요. 그 수첩을 보더라도 이팔성 씨가 대통령에게 딱 떨어지게 돈을 전해준 것도 아니고요.” 

    대보그룹, 김수남, ABC상사, 이런 부분들은? 

    “선거자금을 줬다, 이런 것들을 대통령이 어떻게 알겠어요, 밑에서 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이런 것들은 죄로 취급할 것도 없고 정치자금이라 공소시효도 지났어요.” 

    이 상임고문은 MB 피의사실 유포 논란과 관련해 “MB를 잡아 가두려는 현 정권의 의도와 입맛에 맞춘 일부 정치검찰과 일부 언론의 합작품”이라고 말했다. “내가 어디어디라고 콕 집을 수도 있지만 그건 결례고. 일부 정치검찰과 일부 정치언론의 합작품으로 봐야 한다, 그게 아니면 검찰이 말하는 게 실시간으로 어떻게 보도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을 고발해야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 수사 때부터 여당, 검찰, 일부 언론이 목표를 MB로 잡아놓고 모든 기획을 했고 짜 맞추기를 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MB 구속에 찬성하는 여론이 많은데요. 

    “언론이 그동안 그렇게 난리를 쳐놨으니…. 실질적 진실은 가려지고 관제언론이 말하는 것은 확대재생산돼 대중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이 상태에서 여론조사하면 어느 쪽을 편들겠어요?” 

    재판 과정에서 기류가 바뀔 것으로 보나요? 

    “형사사건이 아니라 정치적 사건이라는 점이 드러날 겁니다. MB가 10년 전, 15년 전 골프 친 것, 식당 간 것, 양복점 간 것까지 다 조사했으면 그게 정치보복이죠. 그때 같이 있었던 사람들까지 조사했으면 그게 정치보복이죠. 지방에선 많은 사람이 MB 구속에 대해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말해요.” 

    어떤 측면에서 너무하다는 건가요? 

    “가족을 쑥밭으로 만들고 비서진을 쑥밭으로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쑥밭으로 만들고. 근 100명 이상 조사받았다고 하니까요. MB가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MB 것이라고 우기는 검찰이 어디에 있습니까? 가족회사 안에서 가족끼리 벌어진 일인데 이게 무슨 죄가 됩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인들이 앉아서 노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한풀이하는 것 아닙니까? 자기네들이 처음부터 사석에서 ‘그냥 안 둔다. 앙갚음한다, 노무현 대통령 다시 살아나오게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종의 현행범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사실 타깃은 MB였죠.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거 아니겠어요?”

    “말이야 비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3월 22일 구치소로 가는 이 전 대통령의 차량을 지켜보며 울먹이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3월 22일 구치소로 가는 이 전 대통령의 차량을 지켜보며 울먹이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부인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MB 가족도 구속하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 사람들이야 완장 부대니까요. 세상이 자기네 손바닥 안에 있다고 보죠. 부인을 무엇으로 구속하나요? 하긴 여당이 구속하라고 압박하면 정치검찰은 구속할 수도 있겠죠.” 

    김 여사가 다스 명의 신용카드를 쓴 거라든지. 

    “가족회사, 형님회사 도움을 좀 받은 건데요. 월 280만 원 정도 쓴 것을 묶어서 4억을 썼다고 해요. 그걸로 구속할 수 있겠어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MB와 박근혜가 서로 총질하다가 공동의 정적에게 당했다’고 논평합니다. 촌철살인 아닌가요? 

    “홍 대표 스타일이 원래 그래요. 지나가면서 하는 소리예요.” 

    청와대는 MB 구속에 대해 가슴 아프다고 했는데요. 

    “말이야 비단 같죠. 힘 안 들고 돈 안 드는데, 그보다 더한 말도 할 수 있죠. 청와대야 ‘아~ 진짜 검찰들이 너무하네, 말 안 듣네’라고까지 말할 수 있어요. 그러나 전직 대통령을 잡아가는데,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OK 안 하면 어떻게 잡아갑니까?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는데요. 현 대통령제를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죠. 시스템이 그래요.” 

    이 상임고문은 재판이 시작되면 MB 사건이 다른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재판이 ‘공개재판’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금까진 검찰 입맛대로 보도됐어요. 그러나 재판으로 들어가면 피고인 측이 말하는 이야기도 좋든 싫든 보도됩니다. 언론이 보도 안 해도 인터넷으로 공개되고요. 그러면 여론이 ‘이건 아니네’라고 판단할 겁니다.”

    “MB 집 가정부까지 조사”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기 전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MB는 아, 진짜, 진짜, 분노가 치밀었지. 어느 정도 당할 것은 생각했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으냐는 거죠. 이건, 자기 집에 있는 가정부까지 다 데려가 조사했으니까요. 옛날에 김영삼, 김대중 주변 사람들, 아들들 감옥에 넣을 때도 이렇게는 안 했어요. 본건 수사에서 안 나오면 말지, 별건, 별건, 별건, 별건 수사, 잡아갈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이런 일은 없었거든요. 우리가 옆에서 MB를 볼 땐 ‘웬만한 사람 같으면 심장이 터져 죽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내가 수긍할 만하다, 내가 잘못했구나’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특활비도 도의적 책임은 지지만 형법에서 말하는 죄를 의식하는 게 없죠.” 

    이 상임고문은 검찰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정권이 잘하면 한 10년 갈 거 같으니까 지금 약은 검찰들은 이 정권에 충성해놓자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젠 전쟁이 되는 거지, 앞으로”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전쟁이 되는 겁니까? 

    “전쟁이 지금부터 되는 거지, 법정에서.” 

    MB는 이미 참패한 것 아닌가요? 끝난 것 아닌가요? 구속됐기 때문에? 

    “그건 1막이지.” 

    1막입니까? 

    “MB가 ‘옥중 입장문’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어요. 전쟁이라는 게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지만 지금부터 전쟁할 거지.” 

    MB 측은 ‘전임 정권인 노무현 정부와 관련해 뭔가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해 왔지만, 그것이 공개되진 않았어요. 

    “이제 법정에서 그런 게 자연스럽게 나오겠죠.”

    “이 돈은 뇌물 아니었나?”

    노무현 정부 시절 의혹이 법정에서 폭로된다? 

    “비교가 되겠지, 그러면 노무현 정부 때의 이것은 어떤가, 김대중 정부 때의 이것은 어떤가, 이렇게 비교가 되겠지. 그것은 법정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죠. 법정에서 하지 않으면 그건 소위 정치보복에 대한 일종의 맞대응이 되고, 이러면 정치판이 지저분해지니까요. 그건 양쪽 다 욕먹으니까요. 그러나 법정에서 증거로 이야기하는 건 정치싸움이 아니잖아요? MB 측이 ‘이것은 정치자금인데, 이것을 뇌물로 본다? 그러면 노무현 때 이 돈은 뇌물 아니었냐?’ 이렇게 하면서 이제 법정에서 나오겠죠. 그게 이제 전쟁이 되는 거죠.” 

    법정에서 공개된다면 관심을 끌 것 같네요. 

    “노무현 정부 때의 이야기라면 하여튼 현 정부가 편치는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그 시절 대통령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냈잖아요. 노무현 정부와 문 대통령은 떼어놓을 수 없죠. 그러면 문 대통령이 그걸 방어해야 할지도 모르죠. ‘그런 게 아니었다’는 식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의혹? 

    “글쎄요. 내가 다 아는 건 아니지만.” 

    몇 개는 봤나요? 

    “뭐 그런 게 이제 전쟁이 되겠죠. MB는 재판은 받겠다는 것 아닙니까? ‘검찰이 짜놓은 데에 내가 들러리를 설 필요는 없다’ 이래서 MB는 검찰의 방문조사는 안 받았어요. 다만, 검찰청에 가서 조사받는 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여서 그렇게 한 것이고요.” 

    검찰 조사 때 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검찰에선 아무 의미가 없죠. 이미 짜놓고 하는 거니까요. 그러나 법정에서는 공개되죠. 검찰이 자기들만 보고 무시할 수 없어요. 방청객들과 판사에게 공개되죠. 법정에서는 얼마든지 전쟁을 할 수 있죠.” 

    공개되면 언론이 보도할 수밖에 없고? 

    “많은 매체가 겁이 나거나 관제언론이어서 보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중에 사명감이 있는 몇 개 매체는 보도하겠죠, 사실대로. 없는 내용이 아니라 법정에서 나온 사실이니까요.” 

    국정원 특활비의 경우, 여권은 ‘노무현 정부 시절 한 푼도 안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가 역대 정부 중 제일 많았어요. 김대중 정부 때는 약 1조9000억? 노무현 정부 때 약 3조? 그 특활비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국정원 특수활동에 썼겠죠. 

    “국정원 특수활동이라는 게 예를 들어, 과거엔 청와대에 특활비를 주는 것도 국정원 특수활동의 하나니까. 그러잖아요? 대북관계든지 말 못할 돈이 많죠. 노무현 정부 때 특활비가 정상회담과 대북 활동에 쓰였다면 그게 청와대를 통해 썼을 수도 있는 것이고요. 이명박 정부 때의 특활비 몇 억은 죄가 되고 노무현 정부 때 쓴 그 많은 특활비는 죄가 안 되는 것인가? 이렇게 법정에서 비교가 되겠죠.”

    “이 정부가 정신 나간 정부죠”

    세세한 전략들이 있다? 

    “글쎄, 이제 봐야죠. 긴 재판이 될 겁니다. 우리는 2년 정도 생각합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박연차 회장 돈 수수 혐의도 거론되나요? 

    “검찰은 재판을 자기네 의도대로 끌고 가려 하겠지만 복병을 만날 겁니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피감기관 돈으로 여비서를 동행해 유럽에 출장 간 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상식 이하의 행동입니다. 이 정부의 기준으론 자리에서 물러나야죠. 이 정부가 감싸는데, 이 정부가 정신 나간 정부죠.” 이 상임고문은 여권 진영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선 “찔리는 게 많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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