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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근의 고전환담古傳幻談

임진왜란과 허균

건달바 ‘길삼봉’이 꿈꾼 유토피아

  • | 윤채근 단국대 교수

임진왜란과 허균

강원 강릉시 사천면에 세워진 허균 시비. [사진제공 돌베개]

강원 강릉시 사천면에 세워진 허균 시비. [사진제공 돌베개]

왜란 발발 직전 임진년, 조선의 봄은 불온했다. 무능한 왕은 조정 안에 똬리를 튼 당파 싸움을 다스리지 못했고 명종 때부터 전국에 암약하던 화적 떼는 점점 조직화돼 관가까지 습격하곤 했다. 야금을 어기고 한양 도성의 밤을 지배한 주먹들은 순라군을 조롱하며 사대문을 자유롭게 넘나들었고 그중 일부는 관군 안에 제 편을 심어놓았다고 큰소리쳤다. 풍류와 의리를 숭상한 그들은 자신들을 서역 출신의 자유로운 광대 집단인 건달바라 부르곤 했다. 

경복궁을 지키는 금군(禁軍)인 내금위 무관 임청은 당상관 숙부의 도움으로 궁에 들어갔지만 벼슬엔 뜻이 없었다. 그는 같은 금군인 우림위 무사 박송강과 어울려 번이 없는 날이면 기방을 쏘다니며 즐겼다. 내금위와 달리 우림위는 서자들 중 무예가 뛰어난 자들로 충원됐다. 당연히 박송강은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사내였다.


“때가 올 때까지 참아라”

“제대로 된 싸움을 보고 싶소?” 

술이나 깰 겸 숭례문 주점에서 명례방 쪽으로 걷던 박송강이 물었다. 달빛이 좋았고 흥도 가시지 않았기에 임청은 명례방 자기 집 대문을 그냥 지나쳐 상대가 이끄는 대로 걸었다. 둘이 도착한 곳은 전옥서였다. 박송강이 속삭였다. 

“죄수 한 녀석을 잠시 꺼내 무공을 보여드리겠소.” 

형조에 선이 있던 박송강은 나장 몇 명을 설득해 죄수 한 명을 은밀히 불러냈다. 임청을 보고 잠시 흠칫한 죄수는 박송강을 알아보고는 미소를 머금었다. 둘은 임청 앞에서 격술의 기본 대련을 시연했다. 춤처럼 보이던 동작은 점차 사나와지더니 마침내 위험한 급소들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실전에 근접해갔다. 둘이 마주치고 교차하며 구사한 강인한 보법으로 땅에 먼지가 일었고 팔의 움직임이 내는 소리가 바람처럼 윙윙댔다. 

“그만 들어가 봐라. 때가 올 때까지 잘 참고.” 

나장들에 의해 다시 감옥으로 끌려들어 가는 죄수를 향해 박송강이 속삭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임청이 상대에게 물었다. 

“네 놈 정체가 뭐냐? 의금부 코앞에서 법금을 어기다니.” 

임청을 똑바로 노려보던 박송강이 한숨을 내쉬고 대답했다. 

“형님이 서자의 삶을 아시오? 어디서 한잔 더 합시다.” 

그리하여 종루 옆 운종가 청루를 찾은 두 사람은 방의 주렴을 내리고 술을 마셨다. 인사불성이 되어 엎어지기 직전, 임청의 귀에 들려온 박송강의 넋두리는 이랬다. 

“형을 믿었소. 난 역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충신도 아니오. 나 같은 서출들은 써주는 사람이 임자 아니겠소? 형이 언젠가 그랬었소. 이놈도 저놈도 다 싫다고. 동인도 역겹고 서인도 꼴 보기 싫을 바엔 차라리 우리 당에 들어오시오.” 

다음 날 새벽 궁으로 복귀한 임청은 번민에 사로잡혔다. 집안을 생각하면 박송강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해야 했지만 간지러운 유혹이 점점 그를 사로잡았다. 해가 떠오르자 조회에 들기 위해 출근하는 신료들이 삼삼오오 입궐하기 시작했다. 동인들은 궁의 동쪽 문으로, 서인들은 서쪽 문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관복의 복색조차 달리했다. 입조 행렬을 멀리서 바라보던 임청은 어젯밤 전옥서 앞에서 목격한 연무 동작 하나를 살짝 흉내 내보았다.


정여립의 잔당들?

달포쯤 지나 임청의 입직 순번이 박송강과 겹쳤다. 오랜만에 마주친 둘은 한참 말이 없었다. 궁궐 서쪽 담장을 순찰하고 경회루 근처에 다다를 즈음 첫 휴식 시간이 주어졌고 두 사람은 나란히 섰다. 임청이 먼저 물었다. 

“난동을 일으킬 셈이냐? 정여립처럼 될 것인데?” 

박송강의 눈빛에 차가운 살기가 머물다 천천히 사라졌다. 3년 전인 기축년, 동인 정여립이 전국적으로 결성한 대동계 모임에서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서인 측 고변이 임금 귀에 들어갔다. 주모자 정여립은 자결했지만 이후 정국 주도권을 동인으로부터 빼앗아온 서인들은 1000명에 육박하는 관련자들을 죽이거나 유배 보냈다. 특히 정여립의 고향인 전라도 쪽 동인들은 씨가 말라붙었다. 서인 내부에서조차 지나치다는 비난이 일어날 정도의 이 학살이 멈춘 게 불과 넉 달 전이었다. 

“형님은 기축년 옥사의 의미를 모르고 있소. 정여립이 누군지는 더더욱 모르겠지.” 

말을 마치고 멀어져가는 박송강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임청은 몸을 돌려 경회루 연못물을 내려다봤다. 그는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무심하게 바라보며 오래 서 있었다. 

날이 밝고 입직 번을 마친 임청은 육조로를 통해 귀가하다 갑자기 불길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전옥서 나장들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조직이 박송강 배후에 있다면 이는 필경 복수를 꿈꾸는 정여립 세력의 잔당일 터였다. 그들이 형조와 금군 우림위까지 접수했다면 임금 목숨은 경각에 달려있는 셈이었다. 그는 급히 육조로 왼쪽의 좌포청으로 향했다. 구면인 포청 무관들을 데리고 전옥서로 갈 요량이었다. 전옥서 나장들을 족쳐 박송강의 수하였던 죄수만 수증에 넣는다면 무모한 역모를 미리 차단할 수 있을 듯도 했다. 누군가 휘두른 둔기에 뒤통수를 맞고 쓰러지기 직전까지 그는 그렇게 확신했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임청의 눈에 띈 건 붉은색 대들보였다. 밤이었다. 바람 기척을 느낀 그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매우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놀랍게도 그는 경회루 위에 있었다. 튕기듯 일어서려던 그는 격심한 두통에 도로 주저앉았다. 최면제에 중독됐다 깨어날 때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형님. 오늘밤 끝을 봅시다. 어차피 이리 된 거.” 

경회루 주변을 비추는 등불 빛이 미치지 않는 어둠 속에서 목소리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상대를 노려보던 임청이 난간에 기대며 물었다. 

“역모에 내금위의 호응이 필요한 게냐? 날 잘못 봤다, 송강. 내 비록 무반에 몸을 던진 우매한 자지만 당상관을 배출한 어엿한 반가의 후손이다.” 

웃음을 참느라 코를 벌름거리던 박송강이 옆으로 다가와 속삭였다. 

“내금위가 꼭 필요하긴 하오. 하지만 당장 뭘 어쩌자는 게 아니오. 형님 아니어도 우린 한양 궁궐 곳곳에 거미줄을 쳐놨소. 이 경회루의 진짜 주인은 따로 있으니까.” 

어안이 벙벙해진 표정의 임청은 사태를 순서대로 재배열해봤고 상대가 결국 자신을 살해할 것임을 눈치챘다. 못다 한 풍류가 아쉬웠지만 문과 무 어느 쪽에도 신통치 못했던 지난 삶에 절절한 애착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송강아. 네 녀석이 서출로서 억울하겠다만 그렇다고 동인 편에 가담할 건 또 뭐냐?” 

박송강은 대답 대신 임청 옆에 나란히 앉아 한참을 연못 건너편 궐내각사 불빛만 바라봤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난 동인에 가담한 게 아니오. 정여립이 난을 일으키려 했다고? 흥. 정여립은 그저 허수아비였소. 진짜 두령은 그림자도 다치지 않고 천하를 횡행하고 있는데, 모르겠소?”


길삼봉이 나타나다

기축록. 1589년 이른바 정여립의 모반 사건으로 발생한 기축옥사 등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유남해]

기축록. 1589년 이른바 정여립의 모반 사건으로 발생한 기축옥사 등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유남해]

임청은 그제야 ‘길삼봉’이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길삼봉. 천안의 사노비 출신이라는 것만 알려진 인물. 정여립의 역모가 발고되어 추국이 시작되자마자 그가 대동계의 실제 주인임이 포착됐지만 단 한 번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신출귀몰한 사나이. 서인들이 관군을 동원해 그의 근거지였던 전라도 지역을 이 잡듯 뒤지고도 끝내 잡지 못해 허구의 인물이라고 주장해야만 했던 도적의 수괴. 임청이 물었다. 

“동인들이 하는 말이지만, 길삼봉은 서인들이 동인을 치기 위해 날조해낸 인물이라고 하더군. 심지어 정여립조차 역모를 꾀한 적 없다고도 하고. 직접 본 적은 있나?” 

박송강이 임청의 어깨를 툭 치고 대답했다. 

“정여립은 길삼봉 두령의 큰 뜻을 알아보고 우연히 동참한 자일뿐이오. 우리에겐 동인도 서인도 없소. 능력 있는 군주를 모셔 왕위를 선양받고 이 지긋지긋한 반상제를 없애고 싶을 따름이오. 길삼봉을 봤냐고? 천지에 가득 찬 게 길삼봉인데 형님만 못 보셨소? 나 같은 서자들이 뭘로 보이오?” 

상대를 멍하니 바라보던 임청이 신음처럼 속삭였다. 

“길삼봉은 여럿이로군. 그렇지? 그래서 잡을 수 없었던 거야. 서출일 것이 틀림없겠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박송강을 노려보던 임청이 낮은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혹시, 너냐? 길삼봉이가?” 

대답 없이 벌떡 일어선 박송강이 임청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여러 빛깔의 회한이 난무하는 상대의 눈동자를 올려다보던 임청이 두 다리를 쭉 펴며 넋두리처럼 말했다. 

“죽일 거라는 걸 잘 안다. 무부(武夫)가 죽음 따위를 두려워하랴. 다만 여기선 시신 수습하기가 용이치 않을 터, 또 어디로 데려갈 셈이냐?” 

박송강이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형님을 내 손으로 죽이고 싶지 않소. 그래서 여기로 모신 거요. 거짓 왕이 차지한 이 대궐의 숨은 주인을 만나보시오. 그리하고도 우리 당이 내키지 않거들랑 형님 스스로 삶을 결단하면 되잖소?” 

결단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임청은 저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었다. 박송강이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나서까지도 그는 키득거렸다. 문과를 포기한 것도, 혼례를 거부한 것도, 동반들은 동석조차 꺼리던 서출들과 어울린 것도 그따위 결단이란 걸 하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이다. 결단만 하지 않으면 양반끼리 서로 물고 뜯는 한양이란 생지옥도 무사히 건널 것 같았었다. 아무 결단 없이 한양의 홍등가 불빛 사이로 숨어들어 필부들과 어울리며 재밌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었다. 

“송강아. 난 재밌게 살고 싶었을 뿐이다. 널 부러워한 건 네 용력과 한양 주먹을 두루 사귀는 기개 때문이었다. 너와 어울린 건 참 멋진 일이었다. 하지만 결단이라니. 에라이, 그건 못 하겠구나. 차라리 어디 조용한 데로 따라가 줄 테니 시원하게 죽여다오.”


“임금은 우리가 만든다”

석양에 물든 전북 김제 
모악산 오리알터(금평저수지). 
오리알터는 ‘올(來)터’가 
변한 이름으로, 정여립은 
오리알터 부근에서 터를 잡고 
살았다. [서영수 동아일보 기자
]

석양에 물든 전북 김제 모악산 오리알터(금평저수지). 오리알터는 ‘올(來)터’가 변한 이름으로, 정여립은 오리알터 부근에서 터를 잡고 살았다. [서영수 동아일보 기자 ]

한숨을 내쉰 박송강은 어둠에 잠긴 연못 너머의 궐내각사를 응시했다. 입직 신료 몇몇만 남겨두고 모두 퇴청한 깊은 밤, 궁궐 서문 쪽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 건 자시를 한참 넘긴 무렵이었다. 그림자는 처음 셋이었다가 경회루 근처에 도달할 쯤엔 하나만 남았다. 박송강이 임청에게 빠르게 속삭였다. 

“길삼봉께서 오셨소.” 

놀란 임청이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검은 그림자 하나가 대나무로 만든 접이식 사다리를 타고 순식간에 경회루 위로 올라섰다. 임청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엉거주춤 물러섰다. 길삼봉에게 다가간 박송강이 공수한 손을 이마 높이로 들고 허리를 숙였다. 

임청 쪽으로 다가오는 포졸 복장의 길삼봉은 의외로 젊어 보였다. 희멀건 피부에 약간 비둔한 몸집이었지만 눈매는 날카로웠고 영기가 넘쳤다. 뒷발을 틀어 방어 형세를 취한 임청이 낮게 외쳤다. 

“거기 서라. 도적 주제에 궁궐을 본거지로 삼다니. 금군이 우습게 보이더냐?” 

걸음을 멈춘 길삼봉이 뒷짐을 지고 주변을 관찰한 뒤 말했다. 

“도적? 누가 도적이냐? 백성들 주린 배도 못 채워주는 임금이 진짜 도적 아니냐? 이 나라를 누가 세웠더라? 생각해보거라. 이성계는 삼봉 선생이 만들어준 왕좌에 그저 걸터앉았을 뿐이다. 임금은 백성이 필요할 때 만드는 거다.” 

“오호라. 그래서 네놈 별명이 길삼봉이었구나? 서출 주제에 왕을 꿈꾸다니.” 

길삼봉이 빙그레 웃으며 팔짱을 꼈다. 

“왕은 아무나 돌아가며 하면 된다. 이래봬도 나는 양반이다. 조선이 곧 망할 텐데 그깟 양반이 뭐란 말이냐? 내 얘길 들어보아라.” 

이어서 길삼봉이 해준 말은 놀라운 것이었다. 대동계로 결속한 건달바 무리는 전국에 암약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서출이 많지만 당파를 벗어난 양반들도 가담해 있다고 했다. 율곡의 제자였다 배신하고 동인에 가담한 정여립도 건달바 조직에 입문하며 당색을 벗어던졌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미구에 왜군의 침입이 있을 거라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길삼봉은 도요토미의 밀사로 한양에 잠입해 있는 왜승 게이테쓰 겐소(景轍玄蘇)와 자신이 긴밀히 연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나면 우린 임금을 왜군 손을 빌려 제거할 거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결국 내금위가 임금을 호종하게 될 터, 그때 네가 참수해버리면 된다. 왜적들은 우리 같은 의병들이 막아낼 것이고 결국 새 세상이 열리겠지.” 

날이 밝을 무렵 박송강과 경회루를 벗어나던 임청은 간밤 내내 악몽을 꾼 기분이었다. 제석천을 호위하며 음악을 관장한다는 천축국의 천신 건달바. 훗날 서역 광대들의 별칭이 됐던 그 건달바가 어쩌다 역모를 도모하는 협사들의 이름이 됐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자신마저 조금씩 건달바로 바뀌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의금부 앞을 지날 무렵 파루를 알리는 종이 울렸고 통금이 풀리기만 기다리던 백성들이 사방에서 몰려나왔다. 경회루에서 사라지기 직전 길삼봉이 한 마지막 말을 떠올리자 임청의 몸은 새삼 사정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난 동인의 영수였던 초당 허엽 선생의 아들 균이다. 임금이 갈리면 곧 조정에 진출할 생각이다. 잊지 마라. 임금은 우리가 만든다.”


※ 이 글에 등장하는 기축옥사와 임진왜란 발발 정황은 모두 사실에 입각해 있다. 주인공 임청과 박송강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 역시 실존했다. 기축옥사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제각각인데, 공공연히 역성혁명을 주장한 정여립을 빌미로 율곡 사후 수세에 몰려있던 서인 측이 일으킨 정치적 반격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관련 내용은 ‘기축록’이라는 문헌에 자세히 나온다. 끝내 체포되지 않은 길삼봉은 정여립 모반 사건의 숨은 주역이었다. 그의 정체를 허균으로 설정한 것은 소설적 허구다. 하지만 왜란 중에 벼슬길에 오른 허균의 이후 행적은 그를 충분히 길삼봉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젊은 시절 서자 출신 건달패들과 즐겨 어울리던 그는 경회루를 근거지로 한 한양의 비밀 조직을 소재로 ‘장생전(蔣生傳)’을 지었고 해당 글 말미에 자신이 협객들과 친밀히 지냈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레 밝히고 있다. 도술을 지닌 협객 장생은 소설 속에서 임진년 4월 1일 신비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임진왜란이 일어난 게 4월 14일이다. 광해군 시절 대북 정권에 가담했다 끝내 역도로 몰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까지 허균이 보인 급진적 행적은 여전히 역사적 미스터리다.


임진왜란과 허균

윤채근
1965년 충북 청주 출생
● 고려대 국어국문학 박사
● 단국대 한문교육학과 교수
● 저서 : ‘소설적 주체, 그 탄생과 전변’ ‘한문소설과 욕망의 구조’ 
             ‘신화가 된 천재들’ ‘논어 감각’ ‘매일같이 명심보감’ 등


신동아 2018년 6월 호

| 윤채근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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