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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

주52시간제 해결사 AI 생산성 저하 우려 싸악~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주52시간제 해결사 AI 생산성 저하 우려 싸악~

  • 올해 하반기부터 근무시간을 주52시간으로 제한하는 법이 적용됐다. 기업은 업무 생산성 저하를 우려한다. 주52시간 근무로 인한 경영 리스크를 AI가 해결할 수 있다.
주52시간제 해결사 AI 생산성 저하 우려 싸악~
근로시간을 주52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이 7월부터 시행됐다. 기존 근로 제한 시간에서 16시간을 줄였으며 근로시간 특례 업종도 28개에서 5개로 줄였다. 2004년 도입 시행된 주5일 근무제 이후 가장 파격적인 근로기준법 개정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호불호가 확실히 나뉘는 것 같다. 야근을 중요시하는 조직은 이번 개정안에 큰 반감을 품은 듯 보인다. 반면 야근을 중요시하지 않는 조직은 이번 개정안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 표정이다. 이번 개정에 반감을 품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업무 생산성 저하’다. 근로시간이 줄면 생산성도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반박하는 여러 논문이 있기는 하다. 

일례로 ‘초과 근무가 건축 노동에 미치는 영향(Impact of extended overtime on construction labor productivity)’ 제하 논문에 따르면 초과 근로 시간이 많아질수록 업무 생산성이 떨어진다. 피로도, 도덕적 해이 등이 생산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피로도로 인해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야근이 예상되기에 업무를 뒤로 미루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 정리하면, 야근은 근로자의 업무 집중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에 업무 생산성에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 

업무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는 고용주 혹은 관리자가 적지 않은데, 근로시간의 양에만 치우치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말해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든 업무량을 보충할 수 있다. 물론 야근을 줄임으로써 업무 생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업무 생산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답은 4차 산업혁명에 있다. 인공지능(AI)을 업무 공간에 활용하는 것이다.


도우미로 발전하는 AI

주52시간제 해결사 AI 생산성 저하 우려 싸악~
인공지능이 업무 생산성 향상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기 전에 AI의 발전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AI가 인류에 큰 위협을 가할 것으로 믿는다. ‘터미네이터’와 같은 공상과학영화처럼 말이다. 그러나 AI의 발전 방향을 보면 그렇지 않다. 일단 상식적으로 보자. AI를 구현하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AI가 인류에 위협을 가하도록 구현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도움이 되는 쪽으로 AI를 구현할 것이다. 

실제로도 AI는 이런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람과 AI의 상호작용 부분을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트렌드를 보면 챗봇, 음성 AI 등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람과 AI의 상호작용이 편리해졌다. 이는 AI가 사람과 소통을 더욱 쉽게 함으로써 도우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다. 

조종 패드보다 말로 AI에 명령하는 것이 더욱 편하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을 친숙한 방법으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일 이름을 바꾼다고 생각해보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이름 바꾸기’를 누르거나 F2 단축키를 누른 후 바꿀 이름을 키보드로 입력해야 한다. 반면 음성 명령의 경우 “○○파일명을 △△로 바꿔줘”라고 말만 하면 된다. 

‘설명 가능한 AI(XAI·eXplainable AI)’의 등장에서도 AI가 사람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발전함을 알 수 있다. 참고로 XAI는 AI가 산출한 결과에 대한 이유(근거, 추론 과정 등)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끔 표현해주는 기술이다.
 
세계 각국에서 XAI를 개발 중인데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PRA)은 2017년 XAI 개발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을 시행하면서 AI 등 자동 알고리즘이 어떻게 결과를 도출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XAI 개발이 한창이다. 2017년 9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XAI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 개소식을 열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 기술 개발에 2021년 12월까지 1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울산시 또한 매년 1억 원씩 총 4억 원을 지원한다. 

이처럼 XAI를 활발히 개발하는 이유는 AI에 대한 인간의 통제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쉽게 말해 AI의 잘못된 추론을 XAI로 곧바로 파악해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는 XAI를 통해 AI가 주는 도움 행위를 좀 더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정리하면, AI는 사람을 보조하는 역할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AI와의 대화 수단인 ‘인터페이스’ 및 AI에 대한 통제성을 높이는 ‘XAI’가 활발히 개발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AI의 특성을 업무 공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AI가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눈에 띄지 않게 업무 돕는 AI

그렇다면 AI는 업무 공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근로자를 도울까. AI를 적용한다고 하니 뭔가 거창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AI의 도움을 이미 받고 있다. 

직장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검색할 일이 있다. ‘구글’과 ‘네이버’는 검색 용이성을 위해 AI를 적용하고 있다. 구글은 대화형 검색 도입을 위해 허밍버드 알고리즘을 적용했으며 네이버는 2014년 타우린 프로젝트에 이어 그리핀 프로젝트 등 검색에 AI 적용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AI로 인한 검색의 진화는 근로자의 리서치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번역에서도 AI 도움을 받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경우 영어를 잘하는 것은 업무 경쟁력에서 매우 중요하다. ICT 관련 중요 정보가 영어로 작성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셜 네트워크에서 인맥을 맺고 정보를 교류할 때도 영어 구사 능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영어를 못하면 이러한 정보 접근성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AI 적용으로 인해 영어를 못하는 ICT 종사자의 정보 접근성 제약이 사라지고 있다. 

시스템이 문장을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기술을 ‘기계번역’이라고 한다. AI 이전 기계번역은 사람이 만들어놓은 규칙을 기반으로 문장을 번역했는데, 수많은 문장에서 수많은 규칙을 찾아내 적용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따라서 규칙 기반 기계번역의 수준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AI 적용으로 기계번역의 수준이 크게 향상됐는데, AI 기반 기계번역(혹은 인공 신경망 기반 기계번역)은 스스로 학습해 정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을 고려해 산출되기에 번역문의 완성도가 우수하다. 이러한 이유로 AI 기반 기계번역이 최근 주목받는다. 실제로 주변에서 AI 기반 기계번역인 네이버 파파고, 구글 번역기 등을 활용해 해외 주요 정보를 파악하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한다. 필자 또한 기계번역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필자가 구사하지 못하는 독일어와 불어 등을 사용하는 국가에서 작성된 정보를 이해할 때 번역기를 유용하게 활용한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경우에는 오문이 많아 영어로 번역해 내용을 주로 파악한다.


AI가 늘리는 생산량

지금까지 AI가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업무에 적용되는 예를 살펴봤다. 그렇다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업무 생산성 저하를 AI가 어떻게 해결할까. 

우선 AI가 업무 투입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버 보안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보안 관제 요원은 네트워크 공간에서 발생하는 보안경고(Alert)를 시시각각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해당 건수가 기관에 따라 하루 수백 건에서 수천 건 정도가 되기에 보안 경고를 처리하는 데 투입하는 업무 시간만 해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러한 보안 경고가 모두 사이버 공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AI가 보안 경고를 대신 분석해 정말 중요한 보안 사건(Incident)만 선별해 관제 요원에게 알려준다면 업무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행히 이러한 방향으로 AI를 보안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AI를 적용하면 수천 건의 보안 경고를 분석해 수십 건의 보안 사건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관제 요원의 업무 투입 시간을 줄인다. 

업무 전문성 또한 AI가 높여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또한 생산량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리걸 테크(Legal Tech)’를 예로 들어보자. 리걸 테크는 법과 ICT를 결합한 용어로 법률 분야에서 AI와 같은 ICT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리걸 테크 서비스의 대표 사례로 인공지능 변호사 ‘로스(ROSS)’가 있는데, 2016년 5월 미국 대형 법무법인 베이커 앤드 호스테틀러(Baker & Hostetler)가 로스를 채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유명해졌다. 로스는 법률 자문 솔루션으로 IBM의 AI ‘왓슨(Watson)’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에게 질문하듯이 로스에게 법률 관련 사안을 질문하면 보유 데이터를 분석해 해답을 제시한다. 로스는 1초에 10억 장의 법률 문서를 분석할 수 있기에 여러 명의 변호사가 수시간 동안 분석해 내놓는 자료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 활용으로 변호사가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단순 업무는 AI에 맡기고 고차원 업무에 인간을 투입하는 방식 또한 전문성 향상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앞서 보안 분야를 예로 들면, 관제 요원은 보안 경고 분석을 AI에 맡기고 사이버 공격에 대응할 방안을 연구함으로써 업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업무 공간에 AI를 활용하면 업무 투입 시간 대비 성과를 높이기에 근로시간 제한으로 인한 생산량 저하 우려를 없앨 수 있다. 더욱이 업무 전문성까지 높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AI가 제공하는 24시간 서비스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팩토리.

그렇다면 생산량보다 근무시간 자체가 중요한 업종에도 AI를 적용할 수 있을까. 경비 업무를 예로 들어보자.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해 경비 업무 종사자의 업무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로 인해 경비원이 부재한 시간대가 생길 수 있다. 

AI 수준을 높인다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덜 중요한 시간대에 AI 기반 휴머노이드가 경비 업무를 대체함으로써 경비원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상담 업무도 마찬가지다. 업무 시간이 아닐 때 AI가 상담하게 한다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공장 운영도 마찬가지다. 공장 자동화 플랫폼인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해 근로자 없이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 이는 근로자가 공장에 상주하지 않는 시간에 AI가 대신 운영케 함으로써 근로시간 감축으로 생기는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 

근무시간을 최장 주52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이 이미 시행됐다. 근로자 처지에서는 반길 수 있는 개정이겠으나 고용주 처지에서는 업무 생산량이 줄어들기에 경영 리스크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AI가 해결할 수 있다.


신동아 2018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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