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호

性학자 박혜성의 ‘행복한 性’

최고의 희열 ‘오르가슴’

창조활동의 가장 큰 원동력

  • 性학자 박혜성

    입력2019-01-09 17: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남자는 사정을 하면 대부분 오르가슴을 느낀다. 하지만 여자는 오르가슴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성관계를 재미없어하는 이유다. 그래서 남자가 여자에게 구걸하듯이 성관계를 하게 되는데, 여자가 한번 오르가슴을 느끼게 되면 상황이 역전돼 여자가 남자에게 구걸하게 된다. 남자가 느끼는 오르가슴과 여자가 느끼는 오르가슴은 강도와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가 훨씬 더 강하게, 여러 번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신체 구조를 가졌다. 남녀의 신체는 다르게 진화했다. 남자보다 여자가 조금 더 진화한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남자보다 여자가 더 정교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즉, 남자를 만족시키기보다 여자를 만족시키기가 더 어렵다. 컴퓨터로 따지면 남자는 1.0, 여자는 2.0 수준이 아닐까 싶다.

    남녀가 만나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에게 헌신하기로 서약을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가장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노력하기로 한 부부 사이도 시간이 가면서 느슨해지고 퇴색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사랑이 퇴색하지 않고 계속 열렬하게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남녀나 부부가 있다. 그 비밀은 무엇일까. 여기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비밀은 여자가 오르가슴을 선물로 받았기 때문이다. 오르가슴은 물방울 다이아몬드를 선물한 것보다 더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물방울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한 선물

    마스터스와 존슨이 1966년 인간의 성 반응 4단계에서 인간의 오르가슴에 대해 처음 언급한 이후로 성의학자들은 특히 여성의 오르가슴에 대해 연구했다. 1966년 이전에는 여성의 오르가슴이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두 성의학자 부부가 여성의 성기가 수축하면서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것을 직접 실험을 통해서 밝혀낸 것이다.

    우리가 성행위를 통해 추구하는 오르가슴은 감각적 희열의 절정이자 가장 완벽한 행복이다. 인간의 다른 감정 농도와 비교했을 때 성적 황홀경(오르가슴)을 능가하는 경험은 없다. 그런데 왜 신은 다른 동물에게는 안 주고 인간에게만 오르가슴을 주었을까. 음식물을 섭취할 때 인간에게 쾌감을 선사함으로써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해 육체를 유지할 수 있게 하고(식욕), 오르가슴의 행복감을 줌으로써 종족 보전의 최고의 보상(성욕)을 준 것이다.

    또한 진화생물학에서는 성적 욕망이 정신적 창조활동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즉 오르가슴이 자손 번식을 위해서뿐 아니라 창조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만물의 아버지인 셈이다. 하지만 오르가슴이 영원히 지속된다면 인간은 수분결핍증에 걸려 죽음에 이르거나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절정 상태의 성적 쾌락이 끝없이 지속되지 않는 것도 자연의 섭리다.



    여성의 오르가슴은 타고나는 것일까? 왜 개인차가 있을까?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여성은 어떻게 할까? 어떻게 노력하면 오르가슴을 잘 느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가지고 성의학자들이 계속 연구했다.

    멀티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성도 10% 정도 있지만 오르가슴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여성도 30~40%에 달한다. 그런데 성학자들은 여성에게 자위를 가르치고, 여성의 성감대를 개발하면 오르가슴을 느끼기 쉽고 멀티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남성의 사정 시간을 조절하면 동시 오르가슴이 가능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부위’ ‘압력’ ‘마찰’ ‘강도’ ‘시간’의 비밀을 찾아라

    학문적인 것은 놔두고 실전에 들어가서 남자가 성관계를 통해 여성에게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압력이다. 즉 여성의 성감대에 압력을 주고 나서 마찰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녀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강도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시간만큼 피스톤 운동을 해야 한다. 만약 발기가 안 되면 손이나 성인용품 중에 딜도나 바이브레이터로 문지르면 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이 중 한 개라도 틀어지면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다. 즉 필요충분조건에 해당한다. 그것을 위해 여러 가지 체위가 있고 스킬을 얘기하지만 사람마다 달라서 그것을 연구하고 시도해서 얻어내야 한다.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부위(Spot·성감대)’ ‘압력(Pressure)’ ‘마찰(Friction·피스톤 운동, 혹은 문지름)’ ‘강도(Intensity)’ ‘어느 정도의 시간(Time)’이다. 먼저 그녀의 성감대가 어딘지 파악해야 한다. 어떤 부위를 자극했을 때 오르가슴을 얻을 수 있다면 그곳이 성감대다. 가장 강렬한 두 곳이 음핵과 G-Spot(지스폿)이다. 그녀의 성감대가 아닌 곳을 자극한다면 가렵지 않은 곳을 긁어주는 것과 같다.

    성감대를 파악했으면 그곳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그런데 여성의 음핵은 밖에서 보이기 때문에 적당한 압력으로 문지르거나 자극을 할 수 있지만, 지스폿은 여성의 질 벽 앞쪽에 있어서 남성상위로 자극하는 게 쉽지가 않다. 오히려 손가락을 구부려서 자극하는 것이 삽입성교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외국에서는 지스폿을 부풀리는 시술이 있고, 그렇게 부풀린 지스폿이 남성상위의 삽입성교에서 압력을 받아서 정상체위로도 여성이 오르가슴에 오르게 한다.

    압력은 여성마다 다르기 때문에 실전을 통해 상대에게 맞는 정도를 학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위를 약한 강도로 시작해서 점점 강하게 일정한 시간 동안 마찰해야 한다. 그 시간도 여성마다 다르다. 성감이 발달한 여성은 그 시간이 훨씬 짧다.

    이렇게 시도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여성이 오르가슴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럴 경우 같은 시도를 계속하면 여성이 강한 오르가슴을 느끼게 된다. 이 경험을 하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남자와 여자의 성생활은 한 단계 향상된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여성의 오르가슴은 남녀의 관계를 강화시킨다. 여성의 오르가슴을 얻기 위한 노력은 할만한 가치가 있다. 5가지 요소의 복합으로 이뤄진 여성의 오르가슴을 위해 두 사람이 노력하기에도 인생은 짧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부위, 압력, 마찰, 강도, 시간을 찾기 위해 오늘부터 함께 노력하면 어떨까.


    박혜성
    ● 전남대 의대 졸업, 동 대학원 석·박사
    ● 경기도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 대한성학회 이사
    ● (사)행복한 성 이사장
    ● 저서 : ‘우리가 잘 몰랐던 사랑의 기술’ ‘굿바이 섹스리스’
    ● 팟캐스트 ‘고수들의 성 아카데미’ ‘박혜성의 행복한 성’ ‘이색기저섹끼’ 진행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