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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밀분석

핵 장착 北 신형 탄도미사일 저지 방법

“사드 수도권 추가 배치, 레이저포 개발로 요격 가능”

  • 김기호 전 한미연합사 작전계획과장 missionhero@naver.com

핵 장착 北 신형 탄도미사일 저지 방법

  • ● “발사 전 제거가 최선”
    ● “SM-3, 신형 패트리엇 필요”
    ● “빛의 속도로 파괴하는 레이저포에 기대”
    ● “대량응징보복 동원”
    ● 북. 평화무드 때 이스칸데르 대량생산할 것
    ● 지하터널 이용해 전선 배치
    ● 핵탄두 장착하면 200km 비행
    ● 4분 내 수도권 도착…현재론 탐지추적도 불가
미 공군은 5월 3일 레이저 방어 시스템으로 상공에서 다수의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5월 3일 레이저 방어 시스템으로 상공에서 다수의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5월 4일과 9일 러시아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북한 측 표현)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한·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2, PAC-3)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방어할 수 없는 게임 체인저 신무기로 평가된다. 이 미사일엔 710∼800㎏ 소형 핵탄두나 생화학탄도 장착할 수 있다. 더구나 이 미사일은 사전 탐지가 어려운 고체연료를 사용했다. 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해 휴전선 부근에서 쏘면 수도권에 금방 도착한다. 5∼16분 만에 2발을 연속 발사할 수도 있다. 

북한은 현재의 평화무드를 이용해 이 미사일을 대랑생산할 것이다. 지하터널을 통해 전 전선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번에 전쟁 양상을 뒤바꿔놓을 신형 무기가 개발돼 실전배치되는 데도 우리 군은 아직 ‘분석 중’이다. 따라서 국가 안보를 좌우할지 모를 이 무기에 대한 보다 빠르고 객관적인 분석이 절실한 상황. 과연 이 미사일을 저지할 방안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미사일 전문가, 과학기술 무기체계 전문가, 군사 전략가 등에게 답을 구했다.


“20발 중 1발만 실패”

일단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을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기 주저한다. 그러나 다른 유도무기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면, 미군 측은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그래서 최근 수년간 북한의 미사일 개발 움직임부터 파헤쳐봤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은 최근 몇 년간 비행거리 200km대, 정점고도 50km대의 신형 미사일을 20발 이상 쐈다. 발사 실패는 단 1발이었을 정도로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사일은 명중률과 함께 고도, 속도, 비행거리, 비행시간이 중요하다. 이 신형 무기는 2014년 처음 등장했다. 비행거리는 200~400km의 편차를 보였다. 2014년 8월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55분까지 원산 갈마반도에서 발사체 3발이 동해로 날아갔다. 북한은 이날 오후 12시 55분과 1시 5분에도 각각 1발씩 모두 5발을 쐈다. 200km 이상 날아갔고 정점고도도 50km 안팎으로 낮은 편이어서 한미 군 당국은 300mm 신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나흘 뒤, 기존 단거리미사일 KN-02나 방사포도 아닌 신형 전술 미사일로 보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당시 언론은 이 발표에 주목하지 않았다. 

북한은 틈을 주지 않고 2014년 9월 1일 자강도 용림에서 동해상으로 1발, 9월 6일엔 갈마반도에서 동해로 3발을 쐈다. 미사일은 200~220km를 비행했다. 우리 군은 9월 6일 “신형 전술미사일의 성능 개량을 위한 시험발사”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청와대 “방사포”, 미군 “탄도미사일”

해를 넘겨 2015년 2월 8일 오후 4시 20분부터 50분간 원산에서 5발의 발사체가 솟아올랐고 200km 이상 비행했다. 우리 군은 “신형 지대지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떴다 하면 실패 없이 200km 이상 꼬박꼬박 날아가는 북한 신형 탄도미사일에 대한 한·미군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동안 뜸하더니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북한은 2017년 8월 26일 새벽 6시 49분쯤 깃대령에서 3발을 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발사체는 250km를 날아갔고 정점고도는 50km를 찍었다. 두 번째 발사체는 얼마 못 날고 폭발했다. 윤영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300mm 신형 방사포 같다”고 했는데 미국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2018년 2월 8일 건군절에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선보였다. 한국군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을 의식해서인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의 ‘38노스’는 “크기와 외형이 이스칸데르(9K720) 탄도미사일이나 한국군의 현무-2 탄도미사일과 흡사하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 신형 전술 유도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절치부심했는지는 그의 현지지도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를 발표한 직후인 11월 국방과학원에 가서 이 신형무기 시험을 참관했다. 북한은 올 2월 20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4월 17일 이 탄도미사일을 완성한다. 그러다 드디어 5월 4일과 9일 시험발사 및 실전배치 사격을 한 것이다. 

자신감에 넘친 북한은 미사일을 북한 내륙 서쪽에서 동해에 떨어지도록 날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책임분석관은 “북한이 5년간 여러 실험을 하면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5월 4일과 9일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각각 240km, 270km, 420km였다. 반면, 정점고도는 50km 안팎으로 비슷했다. 같은 기종의 미사일인데도 다양한 사거리를 기록했으니 숨은 의미가 있다. 

발사에 실패했나? 고체연료의 양을 조절했나? 탄두의 무게를 달리했나? 여러 분석이 나온다. 미사일 권위자인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비행거리의 차이는 탄두 중량에 따른 것”이라고 단언했다. 연료의 양을 조절하는 건 발사체에 큰 영향을 주기 마련이어서 쉽게 손댈 수 없다고 한다. 반면 탄두 중량은 어렵지 않게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절치부심

5월 9일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왼쪽), 미 육군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의 미사일 발사관을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2018년 12월 28일 미 육군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동아DB]

5월 9일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왼쪽), 미 육군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의 미사일 발사관을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2018년 12월 28일 미 육군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동아DB]

북한이 개발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즉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탄두 중량은 500kg 정도로 알려졌다. 200~300kg 늘리면 연료를 많이 소모해 비행거리가 줄어든다. 탄두 중량 500kg일 때는 400km 이상 비행, 탄두 중량 700kg일 때는 200km 이상 비행한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700kg이면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핵탄두의 최소 무게다. 700kg은 스커드미사일 핵탄두의 무게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고 탄두 중량 700kg인 스커드까지는 핵미사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군의 관측이다. 따라서 신형 이스칸데르도 비행거리 200km 이상 버전은 전술 핵미사일로 운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스칸데르는 최장 사거리가 500km 미만 단거리여서 비행시간도 4분 안팎으로 상당히 짧다. 탐지·추적·요격을 4분 안에 끝마쳐야 한다. 현재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은커녕 탐지 및 추적할 겨를 자체가 없다는 게 큰 문제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은 상승단계, 중간단계, 종말(하강)단계로 비행한다. 이에 따른 미사일 방어 및 요격은 탐지 및 추적단계, 지휘통제단계, 요격 및 평가단계로 구분된다. 다음은 북한이 평북 구성에서 서울을 향해 ‘노동’ 핵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를 상정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제원이다. 

총 비행거리 307km로 서울의 대상 표적을 향해 정점고도 428km를 찍었다. 비행속도는 마하 8로서 총 비행시간은 11분 15초이나 요격이 용이한 대기권 안 비행시간은 124초(2분 4초)였다. 요격 가능 시간은 사드가 45~48초로 2회, 패트리엇은 불과 1초였다. 사드는 속도 마하 8이라 요격이 가능했으나 패트리엇은 마하 4로서 시간도 없었고 요격 속도도 어림없었다. 

요약하면 북한이 서울을 향해 핵탄두를 장착한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사격해 공격하면 사드로만 요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연유로 스캐패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사드 반입을 강행했다. 주한미군은 사드를 경북 성주에 임시 배치했다. 수도권은 성주 사드 기지의 방어 범위에서 벗어난다. 국방부는 스커드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해 신형 패트리엇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수도권은 추가로 사드 1개 포대를 수도권 방어용으로 배치하기 전에는 북한 노동미사일에 무방비라고 할 수 있다.


직격방식으로 핵탄두 깔아뭉개

SM-3 미사일이 미군 함정에서 발사되고 있다. [동아DB]

SM-3 미사일이 미군 함정에서 발사되고 있다. [동아DB]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분해 비교하면 확실한 차이가 부각된다. 일단 한국군은 종말단계에서 하층단계만 담당하고 있다. 현재 고도 20km를 담당하는 PAC-2가 배치돼 있다. 그런데 PAC-2는 적의 핵미사일 탄두를 직격(Hit-to-Kill)하는 것이 아니고 근접하면 자기 반응에 의해 폭파시킨다. 더욱이 15~20km의 낮은 고도라서 명중시켜도 지상 피해가 예상된다. 

그래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개량사업을 펼쳐 주한미군의 PAC-3로 교체하거나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인 M-SAM을 도입하려 한다. 고도 40~60km의 하층 상단을 담당할 장거리 지대지미사일 L-SAM의 도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요격고도 150~500km의 상층부는 차기 이지스함부터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해 방어하기로 했다. 

미군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협력해 상층은 SM-3로, 중층은 사드로, 하층은 패트리엇으로 중첩해 요격하기로 한 것. 특히 직격(Hit-to-Kill) 방식으로 적의 핵탄두 자체를 깔아뭉개기 때문에 요격의 정확성도 높고 2차 피해도 거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탐지 및 추적체계다. 한국형 공중 및 미사일 방어체계(KAMD)는 탐지체계, 지휘통제체계, 요격체계로 구성돼 있다. 탐지엔 피스아이 조기경보기(탐지반경 370km), 그린파인 레이더(탐지거리 500km),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의 AN/SPY-1D 레이더(탐지거리 1000km)가 동원된다. 그런데 이들 레이더는 모두 직선 탐지체계로 구성돼 있어 지구 곡면현상으로 인해 북한이 평안북도 함경북도 일대에서 사격 시 최초 탐지가 불가능하다. 수평면 위로 상승한 후에야 탐지된다. 2012년 12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 그린파인은 120초, 피스아이는 97초, 세종대왕함의 SPY-1D는 54초 뒤에 탐지했다. 

탐지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미사일 발사단계에서부터 비행 전 궤적을 추적해 지휘통제체계에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요격 범위에 이르렀을 때 사드 레이더가 최적의 요격지점을 계산한 뒤 사드포대에 발사 명령을 하달해 정확히 요격할 수 있다. 

미사일의 경우 발사단계부터 비행궤적을 추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미국도 우주 및 공중의 다양한 탐지 및 추적자산을 복합적으로 운용한다. 우주추적감시체계(STSS)로 미사일의 전 과정을 감시하는 것이다. 우리보다 탐지기술이 발전한 일본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가입해 주일미군과 통합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요격은 물론 탐지·추적도 불확실한데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고집하고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인해 더 큰 문제가 대두됐다. 이 미사일에 대해선 탐지추적부터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 미사일은 일반 군사표적은 물론, 방공미사일기지와 항공모함까지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종 모양의 포물선을 그리며 비행하는 기존의 탄도미사일과는 전혀 다르게 기동한다. 

1단계로 수직발사 직후 탐지를 피하기 위해 측면 가스 분사로 6∼50㎞의 낮은 고도를 비행한다. 2단계로 공격 직전 갑자기 최고도로 솟아오른다. 3단계에서 회피기동으로 요격을 피하면서 정밀 타격한다. 비행 중에도 순항미사일처럼 궤도를 바꿔 다른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속도는 마하 6∼7에 최장 500㎞를 날아가는데 명중오차는 5∼7m다. 이런 성능으로 인해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유럽에선 이미 골칫덩어리가 돼 있다.


“작전 들어가기 전 제거”

킬체인의 핵심인 한국 현무-2C 미사일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 [동아DB]

킬체인의 핵심인 한국 현무-2C 미사일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 [동아DB]

그렇다면 이 미사일을 저지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KAMD와 사드의 X-밴드 레이더를 연동시키고, 사드 1∼2개를 추가 도입해 수도권에 전진 배치하면 탐지·요격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KAMD로 방어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에 사드를 2~3개 배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KAMD에 킬체인(사전탐지타격),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를 합친 ‘3축체계’ 강화가 근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북한군이 작전에 들어가기 전에 제거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 기지를 미리 파악해두었다가 미사일을 전개하기 전에 육군 전술지대지미사일(명중오차 1.2m)이나 F-35 스텔스기로 직접 타격하는 방법이다. 북한군이 미사일을 전개했어도 발사 전에는 제거해야 한다고 한다. 김 전 본부장은 “육군 저고도 탐지레이더를 보강하고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연동해 탐지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3축체계 개념이 후퇴하고 있다. 주요 무기체계의 전력 증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거리 800㎞인 현무-2 양산을 축소했고, 탄두 중량 2t 이상 벙커버스터급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현무-4(가칭) 사업도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월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한국형 3축체계’라는 용어도 ‘핵·대량파괴무기 대응체계’로 변경했다가 다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로 변경했다. 

더구나 남북군사합의로 인해 휴전선 북방 감시 및 탐지가 더 어려워졌다. 그런데도 전시작전통제권은 문 대통령 임기 내인 2022년 이전 조기에 전환받으려 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워-게임 하는 한미연합훈련마저 폐지 및 축소돼 산 넘어 산이다.


미사일 떨어뜨리는 레이저포

실전배치 구상 중인 레이저포의 상상도. [록히드마틴]

실전배치 구상 중인 레이저포의 상상도. [록히드마틴]

다행히도 한 가지 희망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막을 레이저 무기다. 미국과 이스라엘, 독일과 러시아 등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몇 초 만에 전투기나 미사일, 드론, 포탄을 요격하고 함정이나 지상 표적까지도 녹여 파괴한다. 우주전쟁 공상영화 ‘스타워즈’에서나 본 듯한 모습이다. 장갑차와 트럭이나 함정에서 발사할 수 있는 레이저포는 벌써 배치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10년쯤 뒤 스텔스 전투기 F-35에도 레이저포를 장착할 전망이다. 한국도 북한 소형 무인기를 요격할 레이저 무기 개발이 완료 단계에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레이저 무기 개발에 군사 선진국들이 너도나도 뛰어드는 양상이다. 선진국들이 레이저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빛의 속도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어서다. 10㎞ 밖에서 1㎝ 오차로 정확하게 공격해 상대방을 무력화할 수 있다. 특히, 탄도미사일처럼 속도가 빠른 무기를 요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신속성, 정확성, 치명성 원칙에 딱 들어맞는다. 레이저는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은밀성까지 갖추고 있다. 일반 폭탄처럼 2차 피해가 없다. 


핵 장착 北 신형 탄도미사일 저지 방법
더구나 레이저는 한 번 발사에 드는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공군의 패트리엇은 1발에 무려 30억 원이 든다. 포탄을 요격하는 이스라엘 아이언 돔도 1발에 6000만 원의 고가다. 이런 장점으로 레이저는 EMP탄(전자기파로 적 전자기기를 무능화하는 폭탄), 레일건(전자장으로 고속의 탄을 발사하는 무기), 인공지능, 무인체계와 함께 전장을 좌우할 차세대 무기로 꼽힌다. 선진국들은 군사 후발국의 대규모 전투력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상쇄전략의 일환으로 레이저를 활용하려고 한다. 

레이저 무기의 선두주자는 역시 미국이다. 미국 레이시온은 2014년 30㎾급 광섬유레이저를 해군 폰스함에 처음 배치했다. 지난해 7월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실시한 환태평양 합동해상훈련에서 폰스함의 레이저포로 드론을 공중 요격하는 것을 보여줬다. 미 해군은 개량형 레이저포를 항공모함과 스텔스 구축함에 장착해 중국 탄도미사일을 막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15년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은 아테나(ATHENA)라는 레이저포를 트럭에 장착해 1.6㎞ 밖의 차량을 파괴했고, 지난해 이 레이저 성능을 2배로 올렸다. 록히드 마틴은 2030년까지 F-35에 100㎾급 레이저포를 부착해 미사일과 적기를 요격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과 제너럴 아토믹이 개발한 헬라즈(HELLADS)는 150㎾급의 강력한 레이저포를 수송기와 전략폭격기에 달아 미사일 요격 및 지상공격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이 개발한 레이저 무기는 사거리가 7㎞다. 애로3, 애로2, 다비드 슬링, 아이언 돔 등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더해 최하층 포탄 방어막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독일 라인메탈도 20㎾급 레이저 4개로 80㎾급 무기를 만들어 함정에 사용할 전망이다. 영국 BAE 시스템스는 10년 안에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할 레이저 무기를 확보할 방침이다. 여기에 질세라 러시아는 6월 5일 페레스벳이라는 차량 탑재용 레이저포를 실전배치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미국보다 8년 정도 뒤진 것으로 알려진다. 군은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를 무력화할 EMP탄 개발사업을 2008년 시작했다. 2020년대를 전력화 시점으로 잡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해 7월 광섬유 생산업체인 대한광통신과 고출력 레이저용 광섬유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40㎾ 이상 고출력 레이저를 모아 표적으로 보내는 반사경을 개발했다. 그러나 여전히 레이저 부품 기술 수준은 낮다. 레이저 개발업체는 한화를 필두로 LIG넥스원, 두산중공업, 고등광기술연구소 정도인데 업체 자체의 투자능력이 제한돼 국방과학연구소만 바라보고 있다.


문 정부 들어 착수조차 안 해

다량의 핵미사일을 보유한 북한과 맞닿아 있는 한국 현실을 보면 우리 군의 대비는 심각하게 빈약하다. 북한이 핵전략을 구사하면 한순간에 수백만 명이 희생될 수 있다. 미사일 요격용 레이저 개발은 박근혜 정부 시절 창조국방 기치 아래 추진됐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착수도 하지 않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의 레이저 전문가는 “북한 탄도미사일 동체에 고성능 레이저를 쪼이면 공중에서 신속하게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고고도 무인기에 레이저를 장착하면 상승단계에서 속도가 늦은 북한 미사일을 원천봉쇄할 수도 있다고 한다. 미사일 전문가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전투 방식, 교리, 무기체계, 운영자 등을 전면 검토하는 민·군 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핵 장착 北 신형 탄도미사일 저지 방법


김기호
● 육군사관학교 졸업(35기) 육군 대령 전역
● 한미연합사령부 작전계획과장
● 국방대 안보대학원 군사전략학부 교수
● 現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신동아 2019년 7월호

김기호 전 한미연합사 작전계획과장 missionher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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