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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서울에서 협소주택 짓기

결국 잠정 중단 사태까지

9화_ 마감공사

  • 글·홍현경 | 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 | yjh44x@naver.com

결국 잠정 중단 사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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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공사부터는 마냥 순조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 집 공사는 한 달 동안 잠정중단 사태를 맞았다. 외단열 시공업체를 잘못 선택해서다. 얻은 건, 집 지을 때는 저렴한 업체를 찾으려 애쓰지 말라는 교훈뿐.
결국 잠정 중단 사태까지

다락 발코니에서는 푸른 숲과 함께 서울 성곽도 보인다.

한여름 찌는 듯한 더위에 골조공사를 하느라 다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있었으나 지붕이 올라갔고 다락 쪽 발코니도 생겼다. 서울 명륜동의 우리 집 다락 발코니에서 바라보면 삼선교 아파트부터 혜화동 신학대학, 저 멀리 N서울타워에, 가까이는 아남아파트, 오밀조밀 한옥 골목이 집 아래로 펼쳐진다.

골조공사가 다 됐으니 마감공사는 일사천리로 나갈 것이다. 남편 왈, 골조공사 땐 빤한 일정이었지만 마감공사 땐 이 팀 저 팀 들락날락하기에 정신없을 거라 했다. 일정상으로는 예정보다 골조공사에서 보름 이상 지체됐다. 과연 마감공사 일정을 당긴다 한들 예정대로 9월 말 입주가 가능한 걸까 의문이 든다. 그러나 혹시 지체된다 해도 우리가 사는 집이 월세 아닌 전세여서 큰 문제는 없다. 전세 만료 기간도 1년 남짓 남았다. 물론 덥고 좁고 열악한 곳이지만…. 사무실 이전만 제때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마감공사, 끝 아닌 시작

마감공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마감이 아니다. 나는 마감공사라고 해서 벽지 붙이고 마루 까는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정도를 생각했다. 그런데 집 짓는 과정에서 마감공사란 옷을 입고 화장을 하는 과정이라기보다 뼈대에 살을 붙이고 피를 돌리고 호흡을 넣는 과정이다.

골조는 그야말로 뼈대 공사. 골조공사는 지하부터 차례차례 올라가지만 마감공사는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가 싶다가, 뒤죽박죽 일이 섞였다가, 마지막엔 위에서부터 다시 정리하면서 아래로 내려오는 과정을 거친다. 목수, 전기, 설비, 방수, 미장, 타일, 페인트 도장, 외부 마감재, 외부 창호, 마루 등 여러 팀이 들고나면서 물 흐르듯 적당한 품의 인력을 대며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작업이다.

골조공사를 끝냈으나 뼈대만 있으니 바깥엔 단열재를 붙이고 마감재를 붙인다. 우리 집 마감재는 스타코플렉스를 사용했는데 돌도 아니고 벽돌도 아니고 금속도 아니고 페인트에 가까운 재료다. 외단열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드라이비트보다 성능이 좀 더 좋은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나는 이번 공사를 통해 우리가 스티로폼이라고 알고 있는 단열재 위에 얇게 미장하고 페인트칠하는 공법으로 집이 완성된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이 방법이 콘크리트 안쪽에 단열재를 붙이는 방법보다 단열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곤 하나 외벽이 콘크리트나 벽돌이 아니고 스티로폼에 페인트라니! 그런데 단순한 페인트 공법은 아니었다. FM 시공법은 대단히 복잡하고 과학적인데,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시공하는 팀이 많지 않은 듯했다. 일반적인 미장공이 와서 대충 미장하고 시공했다간 돈만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도심 속 저에너지주택을 꿈꿔온 남편은 외단열 마감재의 FM 시공법을 주장하다 시공자와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시공 후에도 외벽에 철물을 박아 연결하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 그 부분에서 열교(熱橋, 철물 부분에서 많은 열기가 빠져나간다)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집은 외부에 빗물받이 홈통을 달 때도 철물을 벽에 박는 행위는 최소한으로 했다. 심지어 베란다 난간도 옆쪽 벽에 고정하지 않고 아래쪽에만 고정하는 방식으로 설치했다. 혹시 우리 집을 방문하게 된다면 난간에 매달려 담력 테스트하는 일이 없기를^^.

일반적으로 창문을 달고 외벽 공사가 마무리되면 ‘아시바(외부 공사를 위한 거대한 철물 구조체)’를 철거한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진짜 마감공사가 시작되고 준공 검사를 위한 수도 등 각종 설비, 전기, 통신 연결 작업 및 바깥쪽 주차장과 도로 정비 작업이 진행된다.

내부 마감 과정

결국 잠정 중단 사태까지

◀ 석고보드를 붙이고 페인트를 칠하거나 도배를 하면 깨끗하게 마감이 되는 건 사실이나 나무 상을 대고 붙여야 해서 공간 손실이 크다. ▶ 엑셀파이프를 바닥에 깐 모습. 높이 올라온 파이프를 발로 밟으며 정리하고 있다.

콘크리트 안쪽 내부 마감은 좀 더 복잡하게 진행된다. 우선 보일러 전문가가 바닥에 엑셀파이프를 쭉 깔면 미장 전문가들이 들어와서 이 방 저 방 모든 층의 바닥을 고르게 방바닥 통미장(시멘트 등을 매끈하게 발라 마루나 타일 등을 붙일 때 울퉁불퉁하지 않게 하는 것)을 한다.

2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목수팀은 내부 벽에 나무로 상을 대고 석고보드를 붙인다. 외기(外氣)와 접하는 부분의 바깥쪽 창호는 시스템 창호로 기존의 제품을 달거나 사이즈에 맞게 제작해서 달지만 집 안쪽의 문이나 창호는 거의 다 목수팀이 만들었다.

우리 집은 특히 목공사가 많다. 남편이 워낙 중목구조의 집을 좋아해 콘크리트집이지만 적삼목 중목구조 구조물과 경골목구조에서 사용하는 구조목으로 만든 책꽂이, 나왕 문틀, 미송 계단, 그 나름대로 터프해 보이는 호보켄 합판으로 만든 거대한 신발장 겸 수납장, 루나우드 탄화목으로 만든 데크 등 다양한 목재를 시도해 하나의 나무 전시장처럼 만들고 싶어 했다.

화장실과 옥상 등 물을 사용하거나 물이 고일 수 있는 곳엔 방수팀이 3번에 걸쳐 방수를 하고, 미장팀이 미장을 하고 나면 타일팀이 타일을 붙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장을 하지 않고 방수 석고보드 위에 타일을 붙이기도 한다. 담을 쌓아야 할 경우 조적공이 따로 오기도 하지만 벽돌 공사가 적은 경우엔 타일팀이 한꺼번에 진행하기도 한다. 금속팀은 난간, 가림막을 제작해 용접하고 외부 문도 만들어 단다.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팀을 고르라면 설비팀이라고 할 수 있다. 골조공사 때 미리 벽체 안쪽에 심어놓은 파이프를 찾아 마감공사 땐 외부 파이프와 연결하는 작업을 한다. 설비팀은 보일러 배관뿐 아니라 상하수도관이 집 안에서 집 밖까지 막힘없이 연결되도록 하는 게 주된 일이다. 땅을 파고 파이프를 묻고 때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드릴로 콘크리트를 까내면서 작업한다. 우리 집의 경우 이 중요한 설비팀이 알 수 없는 사정으로 두 번이나 바뀌었는데, 그 때문에 골조공사 때부터 마감이 끝날 때까지 지하 상수도 배관을 다시 하고 2층과 지하층 하수도 배관을 찾느라 드릴 소리가 그칠 날 없었다.

페인트 도장팀은 마감공사 중간에 한번 들어와서 전체적으로 페인팅을 하고 마무리하는 날까지 중간중간 들어와 보수공사를 진행한다. 벽뿐 아니라 나무 계단 래커 칠이나 금속 작업 후 페인트 칠 등 도장 작업은 페인트가 번지지 않도록 보양 테이프 작업을 먼저 해야 해서 생각보다 잔손이 많이 간다.

결국 잠정 중단 사태까지

적삼목을 사용한 중목구조(왼쪽)와 미송 계단(가운데), 경골목구조에서 사용하는 구조목으로 짜 넣은 책꽂이(오른쪽)가 함께 보인다.

전기팀은 거의 모든 공정이 마무리될 즈음 들어와 미리 배선해놓은 전선을 확인하며 콘센트와 전구 등을 단다.

마감공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 모든 팀이 한결같이 설계도면을 자세히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현장소장이 꼼꼼히 챙기지 않으면 그동안 해온 자신만의 방식대로 진행해버린다. 실제로 우리 집 공사에서 설계도면을 가장 잘 보던 목수팀조차 계단 판을 얹는 작업에서 계단 폭을 도면대로 하지 않고 임의로 늘려 작업했다. 그 바람에 계단 위 천장 높이가 제대로 나오지 않자 천장 한 귀퉁이를 잘라놓기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계단 전체를 다 뜯고 다시 놓아야 했다.

마감공사에서 현장소장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가 어떻게 지시하느냐에 따라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를 보았다. 타일 전문가였는데, 처음에 왔을 땐 여느 작업자들과 다를 바 없었지만 우리가 SOS를 청해 온 인테리어 현장소장과 같이 일할 땐 늦은 시각까지 서로 의견을 나누며 최선을 다해 깔끔하게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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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홍현경 | 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 | yjh44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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