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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르포|대권과 風水

暗葬으로 대권쟁취한 윤보선 전두환, 移葬으로 출세한 노태우 김대중

  • 김두규·풍수지리학자·우석대교수 / 안영배·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暗葬으로 대권쟁취한 윤보선 전두환, 移葬으로 출세한 노태우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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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보선·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의 생가와 선영묘지를 수년간 풍수 답사한 결과 드러난 비밀은 역대 대통령 모두 산 능선의 끝 집에서 태어났고, 일족 중에 명당 풍수에 밝은 사람이 있었다는 점이다. 역대 권력자들이 추구한 권력지향적 땅이란 어떤 것일까?
“신은 죽었다”며 신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린 철학자 니체는 ‘나는 왜 이렇게 똑똑한가’라는 글에서 그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장소와 풍토, 즉 우리 식으로 말하면 풍수(風水)적 조건을 언급하였다.

“어느 누구도 아무 곳에서나 살 수는 없다. 자기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 큰 과업을 이뤄야 할 사람은 누구나 이 점에 있어 선택이 제한되지 않을 수 없다. 풍토가 신진대사에 끼치는 영향, 즉 그 부정적 및 긍정적인 영향은 지대하다. 장소와 풍토 선택에 한번 실수하면 자기가 지향하는 목적을 완수할 수 없으며, 아예 그 기회조차 갖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여기서 니체는 좋은 땅에서 나올 인물로,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천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니체는 천재가 나올 수 있는 땅의 조건으로 ‘맑은 공기, 청명한 하늘, 즉 거대하고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을 언급하였다.

그러니 니체가 말한 천재가 나올 수 있는 지리 조건을 염두에 두고 역대 대통령들의 땅을 보면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은 니체와 같은 천재 사상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란 권력에 대한 의지가 강한 자들이다. 니체의 논리에 따르자면 그들의 생가 터는 ‘권력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땅이어야 할 것이다.

과연 집터의 기운은 있으며 그것은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인가?

“무릇 땅에 집을 짓고, 뼈를 묻을 때 받게 되는 것은 그 땅의 기운이다. 땅의 기운에는 좋고 나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즉 땅의 기운을 받아 태어날 때 맑고 탁하고, 현명하고 어리석고, 착하고 악하고, 귀하고 천하고, 부자가 되고 가난하게 되고, 오래 살고 일찍 죽고 등의 차이가 어찌 없겠는가?”

이는 조선조 지관을 선발하는 데 필수 시험과목이었던 ‘지리신법’의 한 대목이다. 특정한 땅의 기(地氣)가 특정한 인체의 기(人氣)와 만나 상생(相生) 관계를 가질 때 발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인걸지령론(人傑地靈論)이다.

따라서 특정한 땅의 기를 받아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에 한 명씩 독특한 인물이 나올 수 있다. 반면에 특정 지기(地氣)와 인기(人氣)가 만나 상극 관계를 가질 때 재앙이 일어나기도 한다.

권력과 궁합이 맞는 땅

다시 니체에게로 돌아가보자. 그의 말을 따르면 자기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땅을 선택할 때 한 번 실수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재기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으며 반대로 땅의 선정에 성공하면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은 성공한 대통령이다. 김대중은 97년 대통령 선거 전에 오랜 세월 자신의 정치무대였던 동교동에서 일산으로 이사하였다. 동교동 저택에서는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풍수 술사(術士)의 말을 따랐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 집을 팔았다. 퇴임 후에는 다시 동교동 옛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이로 보아 김대중의 일산 집은 거주하려는 실질적 목적보다는 풍수 도참설에 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의 이러한 선거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1800년 전 중국에서 조조(曹操)가 활용한 수법이었다. 후한이 몰락할 즈음 조조, 유비, 손권, 원소, 제갈공명, 주유 등 쟁쟁한 시대의 영웅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이때 후한의 신하 왕립(王立)은 마지막 황제 헌제(獻帝)에게 천문과 오행의 이치로 볼 때 새로운 천자가 나타날 조짐이 있는데, 오행상 ‘흙의 덕(土德)’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흙(土)에 해당되는 지역에서 천자가 될 것이니 대비하라는 글을 올린다.

바로 토(土)의 덕성을 갖고 있었던 군벌 가운데 하나가 조조였다. 자기가 풀어놓은 정보원을 통해 그 말을 들은 조조는 왕립을 협박하여 더 이상 그런 말을 떠벌리지 못하게 한다. 동시에 측근과 상의하여 오행상 토(土)의 방위에 해당하는 땅을 찾는데, 그곳이 바로 허창(許昌)이었다. 결국 그는 이곳으로 한나라 도읍지를 옮기게 하고 자신의 세력 기반을 다져 마침내 위왕(魏王)이 되었고 그 아들대에 이르러 천자가 나왔다.

고려 때 묘청과 신돈의 서경 천도설, 조선 광해군의 교하(파주군 교하면) 천도 계획 역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풍수도참 사상이다.

김대중이 일산으로 이사하게 된 풍수도참적 근거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지만, 일산 집터는 그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읽게 해준다.

그의 일산 집터는 일산의 유일한 야산인 정발산 기슭에 있다. 정발산은 평지돌출의 야산으로 한강을 만나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멈춘 곳이다. 갈 곳까지 가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산이자, 드러낼 것을 다 드러낸 산이다. 따라서 절박한 상황이기도 하지만 개방적이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에 몇 번이나 떨어진 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일산 집터는 그런 의미에서 성격이 맞아떨어진다.

사람마다 성격과 그 지향하는 바가 다르듯, 땅도 그 성격이 다르다. 특정한 땅과 특정한 사람이 만나 궁합이 맞으면 성공하지만, 서로 궁합이 맞지 않으면 실패한다.

역대 대통령 집터의 공통점

실제 역대 대통령들과 몇몇 대권을 지향하는 정치인들의 생가와 선영 묘소를 살펴보면 독특한 보편성을 보여준다.

먼저 이들의 집터, 즉 생가에 대해 언급해 보기로 하자. 역대 대통령들의 집터를 따지는 데 우선 언급되어야 할 것은 그 출생 성분에 따라 집터 입지가 두 가지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출생 성분이라 함은 신분이 아니라 태어날 때의 집안의 빈부 정도를 말한다.

윤보선과 김영삼은 그 윗대 조상부터 인근에서 알아주는 큰 부자였기 때문에, 그들의 집터는 그 동네에서 가장 좋은 터에 자리한다. 윤보선과 김영삼 생가 모두 산 능선이 동네 한가운데로 뻗어내려, 산 능선의 끝집이면서 동네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윤보선 생가 터(충남 아산군 둔포면 신항리 새말)는 풍수 전문가의 안목으로 볼 때 가진 자의 겸손을 적절히 보여주면서도 풍수적 지혜를 활용한 완벽한 예술품이다.

그에 반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의 경우 살림이 가난해 여유 있게 터잡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이승만의 생가는 북한에 있어 답사가 불가능하므로 제외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역대 대통령들의 집터 공통점은 집 바로 뒤로 산 능선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즉 동네를 감싸주는 변두리에 있지만, 산자락의 끝 집이라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역대 대통령의 생가 터를 구분하여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그림 1 참조).

풍수지리는 산 능선 끝 집을 ‘산이 다하는 곳(山盡處)’, ‘용(龍: 산 능선)이 다하는 곳(龍盡)’이라고 하여 중요시한다. 그것은 전선을 따라 흐르는 전기와 마찬가지로, 산천의 정기는 산 능선, 즉 용의 지표면을 따라 흐른다는 관념에서 유래한 것이다.

집터 풍수의 대표적 고전인 ‘양택십서(陽宅十書)’에서는 “사람이 거처할 집에서는 그 내려오는 산 능선의 기세가 중요하다” 하여 집 뒤로 이어지는 산 능선을 중시하고 있다. 이러한 ‘양택십서’의 이론과 역대 대통령 집터 입지가 일치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지금부터 역대 대통령의 생가를 본격적으로 고찰해보기로 하자.

박정희 생가, 또 대통령 나올 터

먼저 박정희의 생가. 박정희의 아버지 박성빈은 1916년 경북 칠곡군 약목면에서 선산군 구미면 상모리(현재 구미시 상모동)로 이사를 한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 처가인 수원 백씨 묘지기로 주어지는 시제답 8마지기를 경작하기 위해서였다.

“박성빈은 금오산 효자봉의 산자락이 평지로 변하기 직전 끝머리에 집터를 골랐는데 움푹하게 팬 대지에 동쪽만 제외하고 사방이 대나무와 탱자나무 숲으로 빙 둘러쳐진 곳이어서 담을 쌓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고려되었다”고 조갑제는 박정희 전기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에서 서술한다.

즉 선택의 여지 없이 지은 집이었던 것이다. 그 터는 부잣집이 집을 짓고 살 수 없는 작은 터였다.

이 집터는 상모동 마을을 에워싸는 왼쪽 산 능선, 즉 풍수적 용어로 좌청룡의 끝부분으로 동네 전체로 볼 때 변방에 위치한다. 이곳에 집을 지은 지 일 년 후인 1917년에 태어난 이가 박정희다. 이곳 땅의 기운과 은밀한 감응을 하게 되는 사람은 그곳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현재 이곳 생가 관리를 맡고 있는 김재학씨(전 초등학교 교장)는 “박대통령 생가를 찾는 이들은 대개 추모객이지만, 풍수 호사가들도 적지 않아 지금도 적게는 서너 명에서 때로는 버스를 대절하여 수십 명씩 찾아온다”고 말한다. 풍수 호사가들의 말로는 “신혼부부가 와서 자면 대통령이 또 나온다”는 것이다.

박정희 생가와 비슷한 곳으로 전두환 생가를 꼽을 수 있다. 경남 합천면 율곡면 내천리에 위치한 전두환 생가 역시 동네 왼쪽 산 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전두환 생가로 이어지는 능선(현재 밭으로 활용) 맨 뒤 정상이 하나의 주산(主山)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이나, 이 마을의 실질적 주산은 정상에 ‘못재’라는 연못이 있는 산이다. 이 못재가 있는 곳에서 몇 줄기 능선이 뻗어 내려 내천 마을을 감싸고 있다. 이때 동네의 왼쪽 산줄기, 즉 청룡 끝 줄기에 전두환 생가가 위치한 것은 박정희 생가와 같다.

전두환 고향 마을을 그곳 사람들은 ‘넓은 모래밭에 기러기가 내려앉는 형상’, 즉 평사낙안형(平沙落雁形)의 명당이라고 자랑한다. 마을 앞을 감싸 흐르는 황강 모래밭에 기러기가 내려앉는 형상의 산세이며, 그 주둥이 부분이 전두환 생가터다.

그런데 기러기가 착륙할 때 부드럽게 접지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충돌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땅은 길흉화복에 극단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풍수 속설에 “평사낙안형의 명당이 진짜가 아니면 후손이 끊긴다”는 말이 나온 것은 이러한 연유에서다. 실제로 전두환이 태어나기 전에 어린 두 형이 떨어져 죽은 것도 그러한 땅의 성격에 적응하지 못한 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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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규·풍수지리학자·우석대교수 / 안영배·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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