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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화갑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별 합종연횡식 대권 쟁취는 안된다”

  • 송문홍 songmh@donga.com

“지역별 합종연횡식 대권 쟁취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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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저 국민과 당에 봉사하는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당신은 할 수 있다’ 이렇게 됐을 때 내가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냐가 결정되는 겁니다. 지금 내가 어떻게 평가받는지도 모르는데 ‘나는 이렇게 하겠다’고 나선다면 국민이나 당원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겠어요?”
지금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을 대여섯 명쯤 꼽아보라면,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최고위원(전남 무안·신안군)은 그 속에 반드시 낄 법한 사람이다. 집권 민주당의 뿌리인 동교동계의 리더, ‘리틀 DJ’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0여년 최측근, 작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잠재적 대권주자…. 그래서 요즘 그의 주변에는 줄을 대보려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하던가.

그러나 자천타천 ‘포스트 DJ’를 노리는 인물들 중에서 한 최고위원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차기 대선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았으니만큼 누구처럼 언론 인터뷰에 적극 나서 볼 만도 하련만, 최근의 그는 오히려 사람들을 피해다니는 편이다. ‘DJ의 그늘’을 벗어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고 판단해서였을까?

그런 그를 인터뷰하게 된 것은 (적어도 국내 차원에서는) ‘비정치적인’ 이유에서였다. 한 최고위원은 1월20일 부시 미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미(訪美)했었는데, 그때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을 미국측 인사들을 상당수 접촉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이 소식은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미관계의 변화 추이에 촉각이 곤두서 있던 기자의 호기심을 부쩍 자극했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을 만나서 미국 얘기만 듣는다는 것도 우스웠다. 국내 정치의 핵심 인물을 만나서 미국 얘기만 하고 헤어진다면, 속된 말로 ‘앙꼬 없는 찐빵’ 격이 돼 버리지 않겠는가. 아무튼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그를 만난 건 2월12일. 장소는 여의도 국민일보 12층 클럽에서였다. 그는 “사람들이 하도 많이 찾아오는 바람에 국회 의원회관에는 잘 안 나가는 편”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워싱턴에서 있었던 일

―미국에서 많은 분을 만나셨다지요?

“많은 분을 만나 대화를 나눴습니다.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 사람들에게 그분들과 만나서 나눈 얘기를 전해주고 왔어요. 제가 우리 외교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들도 외교적 판단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최고위원은 가져온 봉투에서 명함을 펼쳐 보며 이름을 대기 시작했다. 리치 맥코넬 부시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앤드류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 톰 릴레이 공화당 수석부총무, 토머스 허바드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 하버드대 에즈라 보겔 교수, 리처드 솔로몬 미평화연구소(USIP) 소장, 찰스 카트먼 국무부 한반도담당 특별대사….

―부시 전 대통령 부처도 만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만났지만 악수만 나누고 헤어졌어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레이건 센터에서 주최한 만찬 때 일입니다. 거기엔 ‘JP 총리’(그는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이렇게 불렀다)도 함께 참석하셨어요. 거기서 앤드류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눴는데, 제가 “김정일 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한·미 사이에 남북문제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리는 것이 긴요한데 도와달라’고 말했습니다. 카드 실장이 ‘알겠다’면서 ‘라이스(백악관 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에게 그 얘기를 전달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말로만 그러지 말고 반드시 도와줘야 한다’고 다짐을 받고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제가 워싱턴의 한국 특파원을 만났을 때 얘긴데, 저는 사실 JP 총리 측에서 무슨 발표를 했는지 모르고 있었어요. 다만 제 경험을 얘기한 겁니다. 저는 부시 전 대통령과 JP 총리가 만나는 장면을 보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기자들에게 ‘그 쪽에 사람이 많아서 얘기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더니 JP가 거짓말을 한 걸로 보도된 거야. 제 입장이 곤란해졌지요.”

(당시 JP를 수행했던 자민련 정진석 의원은 1월19일 “김 명예총재가 대통령 취임 만찬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 조기성사를 당부했다”고 밝혔는데, 한 최고위원은 그 후 워싱턴 특파원과 오찬을 하며 “JP는 당시 부시 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눌 기회가 없었다. 내가 대신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조기 개최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말해 자민련측 주장을 뒤집었다. 이에 대해 언론은 JP의 ‘방미 외교 뻥튀기’라며 비판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에 해명하셨습니까?

“본회의장에 가서 사과 말씀을 드렸어요. 그 장면을 ‘한겨레’가 사진을 찍어서 보도했더라고요. 그 전에 하와이로도 전화를 드렸는데 직접 통화는 못하고, 비서실장에게 얘기를 전했어요. 국내에서도 변웅전 의원에게 얘기를 전했고. 그분이 저를 좋게 봐주시는데 설령 누가 시켰다고 해도 제가 왜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 사실 제가 정치인으로 결격 사유가 있어요. 너무 정직하다는 것…(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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