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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민주당 권력투쟁

김민석 민주당 의원 인터뷰 “동교동이 당의 뿌리 ”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ixman@donga.com

김민석 민주당 의원 인터뷰 “동교동이 당의 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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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그랬을까? 386세대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김민석(金民錫) 의원이 절차의 문제를 제기하며 서명파 의원들과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을 공격한 것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단순히 절차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제기였을까? 기자는 일단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을 품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에 대한 견제설, 동교동계와의 유착설, 차세대를 겨냥한 정치적 포지셔닝(Positioning)…. 정가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었다.
“여보세요. 김민석 의원입니다.”

11일 오후. 인터뷰를 요청한 지 1시간여 만에 전화가 걸려왔다. 민주당 사태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을 의식해 우선 안부부터 물었다.

―여러 가지로 복잡하시겠어요.

“저는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이나 복잡하겠죠.”

의례적인 인사였지만 김의원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6월14일 오후로 인터뷰 약속을 잡고, 그 동안 취재해온 파일을 정리했다. 초재선 의원들의 서명파동과 김의원의 워크숍 발제, 정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 특보단장의 진실게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민주당 각 계파의 의견, 그리고 과거 김의원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하던 ‘동지’들의 관전평….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된 경희대 강연

6월11일 오후. 김의원은 경희대에서 ‘청년문화론’ 과목의 초청강사로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강연은 일부 학생들의 반대와 담당 강사의 연기 요청으로 취소됐다. 김의원은 “정치 이슈가 민주당 내부 문제로 집중되고, 일부 학생들이 피케팅을 하겠다는 얘기가 있어서, 담당 강사가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1985년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학련 의장을 지낸 80년대 운동권의 ‘대표’가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반개혁세력’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유는 물론 5월31일 민주당 워크숍에서 김의원이 제기한 ‘질서 있는 쇄신론’ 때문이다.

―학생운동 선배로서 느낌이 특별할 것 같습니다.

“그런 거 없어요. 일부 학생들이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럴 수 있겠죠. 다음날(6월12일)은 국민대 가서 강연 잘 했어요.”

―학생들이 김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잖아요. 김의원이 지금껏 걸어온 행보를 봐도 왠지 어울리지 않고.

“저는 그렇게 안 봐요. 그 동안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잖아요. 그리고 이번 건은 약간 과장된 부분도 있어요. 하여튼 괘념하지 않습니다.”

김의원은 5월31일 워크숍에서 당의 쇄신과 더불어 절차의 정당성을 지적했다. 김의원은 두 가지 사안을 균형있게 얘기했다고 주장하지만, 언론은 ‘절차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5월24일부터 이어져온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과 정최고위원의 정풍운동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개혁 성향으로 분류돼온 김의원이 직격탄을 날린 속사정이 궁금했다.

―김의원이 발제자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5월24일 1차 성명 이후 31일 워크숍까지 전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에요. 그런 처지에서 우선 절차의 문제가 제기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번 과정이 소수의 사적 목적에 의해 정치적으로 변질됐고 그 과정에 제가 매우 분노했기 때문이죠. 만일 그날 제 견해를 밝히지 않았으면, 아마 병이 났을 겁니다. 요즘 ‘털어놓고 나니까 속이 시원하다’고 사람들한테 얘기해요.”

모든 일에는 객관적 사실이 중요하다. 객관적 사실을 입증할 수 있으면 사건의 본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번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서명파와 반(反)서명파는 접점이 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서명파는 “어떠한 상황논리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서명파는 조직적인 음모설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 면담의 성사 여부, 2차성명 유보의 진실, 정최고위원의 개입설 등에 관한 실체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규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겉으로 드러난 내용만 보면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김의원은 비판의 비중을 정최고위원 쪽에 더 많이 두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사자들이 모여 앉아 톡 까놓고 얘기하면 진실을 100% 규명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실은 하나이기 때문이죠. 전 이 부분에 자신이 있어요. 천의원이 앞에 나서서 일을 했다지만, 정최고위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고 주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적할 수밖에 없는 거죠.”

―정최고위원이 이번 사태의 핵심 포스트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전과정을 볼 때 그렇다는 겁니다. 정최고위원은 초재선 의원과 거리를 두고 행동한 것처럼 말하지만, 이미 그렇지 않았다는 게 다 드러났어요. 대통령 면담을 함께 추진하다가 면담이 성사되니까 그걸 무시하고 2차 성명을 주도한 과정, 그 후 전후사정을 부인하는 과정, 청와대 최고위원회의 이후의 과정까지 사실상 정최고위원이 주도한 거 아닙니까?”

정최고위원, 신뢰하지 않는다

여기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정가의 시각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듯하다. 바로 김의원이 정최고위원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공조 속 경쟁’ 관계를 유지했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정최고위원은 5위로 당선되고 김의원은 9위로 떨어졌던 것. 이때부터 정최고위원이 민주당 재선그룹의 리더로 부상하자 김의원이 정최고위원을 견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한겨레21’ 인터뷰에서 “정최고위원을 라이벌로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 모토는 거북이에요. 저는 일찍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서두르면 조사(早死)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빨리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걸 선호해요. 정최고위원을 특별히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라이벌이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왜 라이벌이 될 일이 없다는 것입니까.

“선의의 라이벌이 될 일은 없을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라이벌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게 부적절한 것 같아요. 현재로서는 별로 신뢰하지 않으니까요.”

―정최고위원은 “언젠가 김의원이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쎄요. 저는 언제나 제 자리에 있었습니다. 제가 배신감을 느끼게 만든 분들이 자기 자리를 떠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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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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