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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김정남 미스터리 제2탄

김정일·김정남 愛憎의 父子관계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김정일·김정남 愛憎의 父子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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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남 사건의 핵심은 그가 북한 내에서 어떤 존재인가 하는 점이다. 그의 위상이 바로 그의 역할을 규정할 수 있기 때문. 더구나 이는 김정일의 후계구도와도 연결되는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엇갈린다. 첫째 김정남은 골치 썩이는 망나니로, 미사일 수출 책임자나 정보통신산업 총책 등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장자론(長子論)이다. 누가 낳았든 큰아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김정남은 이번 망신에도 불구하고 곧 현업에 복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지도자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을 둘러싼 궁금증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5월1일 그가 일본에서 체포된 이래 일본 정부는 김정남의 지문을 확보, 역추적 조사를 하고 있다. 일본 법무성과 외무성은 동남아 국가는 물론,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김정남이 위조여권으로 일본 입국 비자를 신청할 만한 나라의 일본대사관, 총영사관에 김정남의 지문을 보내 정밀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5월18일자 1면 톱기사를 통해 “김정남이 5월1일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 한 것은 미사일 판매 대금을 운반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김정남은 김정일의 지시를 받는 미사일 판매책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사히’ 신문도 “김정남이 위조여권으로 미국을 다녀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미 김정남 추방 사건이 터지기 전에 발매된 홍콩의 시사월간지 ‘광각경(廣角鏡)’도 4·5월호에서 “모스크바와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남은 컴퓨터에 정통하고, 일어 학습을 위해 일본에도 다녀오는 등 서방세계를 왕래했으며, 현재 군부 내 비밀경찰부대인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요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 월간지는 “김정일 위원장이 상하이 및 베이징을 방문할 때 김정남이 비밀 수행하는 등 장남으로서의 그의 존재가 점차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5월1일 김정남 사건이 터지기 이전부터 북한의 움직임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국제사회는 이미 김정남의 존재와 그의 최근 행각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보도들은 신동아 6월호의 ‘작은 장군 김정남의 비밀행각’기사를 뒷받침해준다.

중국에서의 김정남 흔적

일본 수사당국은 김정남의 지문을 바탕으로 그의 행적을 차근차근 캐고 있다. 그런 와중에 김정남이 도쿄 아카사카(赤坂)의 한국술집 ‘금강산’에서 자신이 재미동포라고 이야기하며 돈을 잘 썼다는 제보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 수사당국은 한국술집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김정남의 ‘흔적’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김정남의 흔적은 드러나고 있다. 김정남 일행이 나리타 공항에서 체포 추방되었을 때 텔레비전을 통해 이를 지켜본 베이징의 한국인과 조선족 사회에서는 낯익은 얼굴이라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베이징 차오양구(朝陽區)의 한국상점 밀집거리에 있는 한 한국식품점 주인은 “김정남 일행 중 일본 정부가 부인이라고 발표한 뚱뚱한 여인(신정희)이 자주 가게를 찾아온 단골”이라며 “지난해 붉은색 BMW를 타고 와서 된장 등을 잔뜩 사가 식구가 많은가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베이징 시내 쿤룬호텔내 한국음식점인 ‘신라’에서도 김정남이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김정남은 수시로 베이징을 드나들었던 것이 확실해 보인다.

김정남 사건의 핵심은 그가 북한 내에서 어떤 존재인가 하는 점이다. 그의 위상이 바로 그의 역할을 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는 김정일의 후계구도와도 연결되는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엇갈린다.

첫째, 김정남은 골치 썩이는 망나니일 뿐 미사일 수출 책임자나 정보통신산업 총책 등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이 해석을 따르는 이들은 김정남의 도쿄 밀입국이 어떤 대단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방문이 아니라 단순히 디즈니랜드에 놀러 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둘째, 장자론(長子論)이다. 누가 낳았든 유교 전통이 지배하는 북한사회에서 장자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김정남은 이번 망신에도 불구하고 곧 현업에 복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남을 애지중지한 김정일

김정남의 존재를 알기 위해서는 출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김정일과 김정남의 부자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김정일에게는 장남 김정남이 처음부터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김정일이 유부녀 성혜림을 데리고 산 것부터가 북한에서는 극비사항이다.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의 첫째 남편은 이평(당시 김일성종합대 연구사)이었고, 시아버지는 작가동맹위원장 이기영(월북)이다. 일제시대 카프(KAPF)를 대표했던 유명작가 이기영은 김정일이 자기 며느리를 강탈해가자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후 평생 붓을 꺾었다.

북한 사회는 사회주의 사상이 그 어느 나라보다 짙은 공산국가지만 전통 유교문화권의 윤리관이 강조되고 있다. 북한정권의 창시자인 김일성 주석 자신도 유교교육을 받았다. 이러한 아버지 밑에서 김정일은 극비리에 성혜림과 살았으며 자연히 아들 정남의 존재도 초기에는 공개할 수가 없었다.

김정일은 김정남을 낳은 사실을 김일성에게도 숨겼다. 이 문제로 김정일과 성혜림은 늘 싸웠다. 성혜림은 김일성에게 정식으로 이야기하고 며느리로 떳떳하게 인정받고 싶었지만 김정일은 이를 막아야 하는 처지였다. 성혜림이 신경성 질환에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이 문제로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성혜림에게 김정남을 자신이 키우겠다고 한 적도 있었는데, 성혜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정남을 빼앗기면 자신이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다툼은 성혜림의 병을 부채질했다. 더욱이 김정일이 김영숙과 결혼하고 고영희 등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자 성혜림의 병은 더욱 악화되었다.

김정일은 성혜림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서 군보위사령부(사령관 원응희) 요원들을 모스크바에 보내 김정일과 성혜림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유학생들을 모조리 불러들였다. 탈북자 김길선씨 수기에는 자신이 왜 국가보위부에 붙들려 갔는지 나와 있다. 그의 죄목은 사석에서 김정일과 성혜림의 관계를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일과 성혜림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 자체가 죄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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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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