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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男의 일본내 거점 ‘마루낑 비즈니스호텔’의 비밀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yj@donga.com

金正男의 일본내 거점 ‘마루낑 비즈니스호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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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찡꼬·마약·매춘·총기거래 수익금을 둘러싼 조총련과 야쿠자, 북한의 검은 커넥션 내막. 김정남과 북한 고위층 2세들의 집결지인 도쿄 외곽 비밀스런 호텔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놀라운 이야기들!
《 ‘신동아’는 지난 5월1일∼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출입국사무소에 구금돼 있을 때, 도쿄 현지에서 그 내막을 취재, 6월호에 보도했다. 7월호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그와 관련된 주요 사안을 취재해 후속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김정남 사건은 한국민과 언론의 관심사에서 잊혀졌다.

그러나 나리타공항에서 김정남의 지문을 채취한 일본 공안조사청은 조사를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김정남의 일본 내 조직이었다. 실제로 지난 8월 말, 공안조사청은 파괴활동방지법을 근거로 재일 한국인 300여명의 신원을 뒷조사해 물의를 빚었다.

‘아사히신문’은 김정남이 위조여권으로 밀입국하려다 적발된 이후 공안조사청이 이 법을 근거로 각 구청에 재일한국인의 자료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당국이 파괴활동방지법으로 수사활동을 펴기는 오옴 진리교 사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는 김정남과 연결되는 일본 내 조직에 관한 결정적인 정보를 얻었다. 정보를 제공한 이는 A씨. 1990년 일본에 밀입국해 1999년까지 조총련과 야쿠자 조직에서 일했던 그는 야쿠자와 조총련, 북한의 검은 커넥션을 털어놓았다.

그는 1997년과 98년 두 차례 김정남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취재 과정에서 1998년 12월 말, 김정남을 술자리에서 접대하고 하룻밤을 지샌 여인도 만날 수 있었다. A씨와 이 여인은 둘 다 “1998년 연말에 자신들이 본 젊은이가 누구인지 몰랐다가, 지난 5월 김정남이 국내외 언론에 공개된 뒤에야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역에서 미나미구찌(南口)쪽으로 나와 오다큐센(小田急線)을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야마토(大和)역이 나온다. 야마토역사에서 나와 5분 정도만 걸어가면 6층 규모의 아담한 호텔이 나온다. 1층에 빠찡꼬가 있는 이 호텔의 이름은 마루낑(丸金) 비즈니스호텔. 옥상에 ‘金’자를 새긴 커다란 네온사인이 있어 누구라도 금방 찾을 수 있다.

김정남이 이 호텔에 나타난 것은 1998년 12월27일 일요일이었다. 그가 나타나기 일주일 전부터 이 호텔은 은밀하지만 치밀하게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물론 김정남이 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호텔 주인인 K회장 한 사람밖에 없었다.

1998년 12월27일 일요일

K회장은 우선 이 호텔 1층에 있는 빠찡꼬 머신의 키를 조절했다. 빠찡꼬는 평일에는 기계 내부의 키를 풀어 손님들이 돈을 따게 한다. 빠찡꼬는 대부분 야쿠자가 관리하는데, 조직원에게 돈을 상납할 때 쓰는 방법이 바로 키를 푸는 것이다. 조직원이 방문하면, 그가 앉는 특정 기계의 키를 풀어 돈을 따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손님이 몰리는 주말이나, 자금이 필요할 때는 무조건 키를 잠근다. 이를 ‘시메’한다고 말한다. K회장은 손님이 오기 한주일 전부터 종업원에게 무조건 ‘시메’하라고 지시했다.

K회장은 또 호텔의 모든 카페트를 세탁하고 벽지를 새로 도배하라고 지시했다. 손님이 나타나기 사흘 전에는 아예 “이번 주말에는 빠찡꼬와 호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빠찡꼬는 원래 주 중에 풀어주었다가 주말에 걷어들이는 형태로 영업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김정남이 나타나기 하루전인 토요일, K회장은 개인 비서 A씨(사건을 최초로 기자에게 제보한 취재원)를 불러 “내일은 할 일이 많으니 시간을 비워놓게”라고 말했다. 일요일 아침. K회장은 일어나자마자 A씨에게 요코하마에 가자고 했다.

요코하마는 서울의 성북동처럼 대저택이 많은 곳으로 K회장의 별장이 있고, 조총련의 안가(安家)가 많은 곳이다. 그는 평소 이 별장에서 한덕수 전 조총련 의장(2001년 사망) 등 조총련 주요 간부들과 회합을 가졌다.

이 날 K회장은 가장 좋은 양복을 차려 입고, 머리에 기름을 발랐다. K회장의 목적지는 별장이 아니라, 이 곳에 있는 조총련의 안가였다. A씨가 K회장의 차를 몰고 안가에 도착하니, 담장 밖에 벤츠와 프레지던트 등 고급 승용차 10여대가 모여있었다. K회장은 집 안으로 들어가고 A씨는 밖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20여명의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나왔다. 그 무리 가운데 검정색 무스탕을 입은 젊은이(김정남)가 눈에 들어왔다. 나이 많은 조총련 간부들이 그 젊은이에게 굽신거리는 모습에서, 한 눈에 그가 북한의 실력자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A씨는 그 젊은이를 전에도 한 번 본 기억이 있었다. 1년 6개월 전인 1997년 5월경, 그 때도 K회장의 차를 운전해 이곳에 왔다가 먼 발치에서 이 짧은 머리의 젊은이를 보았던 것이다. 당시에도 이 젊은이는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똑같은 사람이었다.

짧은 머리의 젊은이는 대기하던 검정색 벤츠560에 올라탔다. 이 승용차를 중간에 놓고 앞뒤로 10여대의 승용차가 무리지어 움직였다. 목적지는 K회장의 마루낑 호텔.

A씨와 K회장은 꼬리 부분에서 벤츠560을 뒤따라갔다. 마루낑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매서운 겨울 날씨였다. 젊은이와 조총련 간부 일행 20여명은 이 호텔 2층 야키니쿠(불고기집)에서 전어회로 식사를 한 뒤, 무슨 회의가 있는지 두툼한 서류봉투를 들고 윗층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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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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