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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먼지없는 송파, 친절로 무장한 공무원”

골목길 호랑이 할아버지, 선진국형 보건소 (자치단체장 : 이유택 구청장)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서울 송파구 “먼지없는 송파, 친절로 무장한 공무원”

선정과정, 평가위원, 평가방법 등은 동대문구와 동일하다. 송파구는 서울시 강남지역 3개 구청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됐다.

송파구는 서초구, 강남구와 더불어 서울에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비교적 높은 지역이다. 강북 지역과 달리 강남 지역은 도시가 제공해야 될 기초여건이 성숙되어 있어 자치단체 평가의 시각을 다른 지역과 달리할 필요가 있었다.

송파구는 2001년 상반기 서울시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 민원행정, 청소, 보건의료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송파구가 지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차별성 있는 아이디어와 혁신이라는 점에 평가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아직 성패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도심의 유일한 호수공원인 석촌호수를 개발하기 위한 ‘올림픽로 및 석촌호수 주변의 관광명소화’ 사업, 경로효친사상을 고취하기 위한 ‘송파 청소년 예절교육관’의 운영, ‘골목길 호랑이 할아버지 제도’의 운영, ‘경로당 어르신 점심 드리기’ 사업, ‘1차량 1주차장’ 확보 추진, ‘학교 교육환경개선’ 추진 등이 그 예다.

차별성과 혁신성은 결과로 입증되어야 가치가 있다. 송파구가 추진중인 차별성 있는 사업과 혁신은 계획단계를 막 벗어났을 뿐이다. 따라서 차별성과 혁신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송파구가 추진하는 사업들 가운데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올림픽로와 석촌호수주변 관광명소화 사업은 6개 권역 46개 사업에 230여 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역균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하나는 낙후지역인 거여·마천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26개 사업에 1435억원이 소요되는 종합개발계획이고, 두 번째는 가정폭력 피해여성, 여성가장을 돕기 위한 여성문화회관 건립, 여성쉼터 운영, 여성발전기금 조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주민을 위한 정책이 그것이다.

지역사회의 신뢰를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제도가 그것이다. 이는 요즈음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사회자본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송파구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정정목 청주대 교수·행정학)

서울 송파구는 1988년 강동구에서 분구된 지역으로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적인 명소가 됐다. 비록 자치단체의 역사는 10여 년에 지나지 않지만, 송파구는 한국사의 획을 그었던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했다.

병자호란 당시 주전론과 주화론을 폈던 정치 라이벌 김상헌과 최명길,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간 3학사(홍익한, 윤집, 오달제), 조선 초기의 대학자 서거정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끈 백범 김구 등이 모두 송파 출신이다.

송파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깨끗함’이다. ‘88서울올림픽’에 대비해 일찌감치 도시가 정비된 데다, 최근에도 50억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구획정리를 실시했다. 여기에 이유택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골목길 호랑이 할아버지’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골목길 호랑이 할아버지’는 골목마다 65세 이상의 할아버지들이 나서서 청소, 주차점검, 교통정리 등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일이 간섭하는 할아버지들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주민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골목길 호랑이 할아버지 프로그램을 통해 해소된 생활불편 사례는 무려 1만2000건에 이른다.

이구청장은 “어린 시절 시골에서 노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마을의 질서를 바로잡았다. 우리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골목길 호랑이 할아버지’에 착안했다. 골목길이 깨끗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동체 의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지 없는 송파’는 송파구청이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캠페인이다. 송파구는 서울에서는 최초로 환경국제표준규격의 인증을 받았다. 공사장 주변을 아침 저녁으로 청소하고, 중수도를 활용해 도로에 물을 뿌리며, 취약지역에는 가림막을 설치했다. 이러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송파구는 국제 먼지규격(m2당 60mg)보다 낮은 50mg을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가 청결한 도로를 유지할 수 있는 데는 체계적인 청소 시스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우선 청소기동반을 편성해 주민들이 전화로 신고하면 3분내에 출동한다. 또한 뒷골목 청소기동반은 8개반 24명으로 운영되는데 지역을 순찰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를 단속한다. 송파구는 무단투기 단속실적도 우수하다. 지난 6년간 1만1165건을 단속해 7억 6956만원을 징수했다. 징수율도 72.5%에 이른다.

송파구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도 적극적이다. 2000년 기준으로 공동주택은 100% 분리배출을 달성했으며, 전체 음식물 쓰레기의 57.6%를 사료 또는 퇴비로 활용했다. 2001년 말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원도 영월과 경기도 안성 소재의 업체와 위탁처리 계약을 마쳤다.

자원재활용 운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1993년부터 고쳐쓰기센터를 열어 가구나 가전제품을 무료로 수리해주고 있다. 또한 장지동 7500평 부지에 재활용단지를 만들어 6개 업주가 입주해 중간처리를 해주고 있다. 구청이 직영하는 재활용센터도 있는데, 여기에서는 잡화류, 폐컴퓨터, 완구류 수선점 등이 입주해 있다.

송파구의 현재 인구는 67만명이다. 인구 수는 수년째 정체 상태지만, 인구이동은 활발하다. 도심 지역 주민들이 계속해서 송파구로 이주하는 반면, 송파구 주민들은 경기도 분당이나 용인 등지로 떠나는 추세다. 이것은 보다 쾌적한 지역을 선호하는 서울시민들의 ‘친환경’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현재 관심을 끌고 있는 잠실 재건축과 문정·가락지구 아파트 시공이 끝나면 송파구의 인구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원행정은 자치단체가 주민들과 가장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서비스다. 따라서 민원 만족도가 낮으면 다른 분야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주민들의 평가는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2001년 상반기 서울시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 송파구가 민원행정분야 ‘모범’ 평가를 받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송파구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청사내에 등기부등본 자동발급기를 설치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등기소에 가서 한참을 기다려야만 뗄 수 있었던 서류를 구청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송파구는 이를 위해 대법원 행정처와 협의한 뒤 2000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송파구청 신관 2층 지적민원실에는 현재 2대의 등기부등본자판기가 놓여 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자판기 앞쪽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는데,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이 이용한다고 한다. 기계값은 모두 송파구가 부담하고, 수입은 100% 대법원이 가져간다. 어찌 보면 ‘밑지는 장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편리해졌어요. 구청에서 전국의 토지서류를 다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라는 주민의 말에서, ‘확실하게 남는 장사’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송파구는 2001년 초부터 무인민원자동발급기를 도입해 집에서 컴퓨터로 서류를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신원을 확인하고 발급하는 서류에 대해서도 ‘구두허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주민이 전화로 서류를 신청하고 공무원이 대신 처리해주는 제도다.

송파구는 인터넷에 부조리 신고센터를 만들어 주민들의 불만도 청취하고 있다. 2000년 6월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의견은 모두 132건에 이른다. 송파구청은 불친절 사례 등이 사실로 확인되면 교육 등을 통해 곧바로 시정하고 있다.

친절한 송파 만들기

공무원들의 친절을 장려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2001년 2월부터 ‘친절한 송파만들기’ 차원에서 시작한 ‘칭찬합시다’가 그것이다. 어떤 공무원이 친절하게 도와주었다는 의견을 주민이 올리면 ‘친절마인드’ 2∼5점을 부여하는 제도인데, 총점이 10∼15점에 이르면 제주도 여행권을, 15∼20점에 달하면 금강산 여행권을 주는 것이다.

또한 6월부터는 다면평가제도를 통한 ‘친절공무원’도 선발하고 있다. 상위평가, 하위평가, 동료평가 등을 종합해 매월 2명씩 ‘친절공무원’을 뽑고 이들에게 특별휴가와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것이다. 연말에는 친절공무원 가운데 최고를 선정해 여행권을 줄 예정이라고 한다.

보건소 하면 어두침침한 조명과 소독약 냄새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보건소를 찾으면서도 왠지 꺼림칙하게 느끼곤 한다. 하지만 송파구청 보건소는 웬만한 개인병원보다 더 쾌적하다. 밝은 조명과 넓은 공간, 고급 마감재, ‘어서 오십시오. 여러분의 보건소입니다’라고 쓰여 있는 간판에 이르기까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송파구청이 3년간 1억4000만원을 투입해서 얻은 효과다.

송파구 보건소는 내과와 외과는 물론 한방과 치과까지 운영하고 있다. 보건소 내에 치매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임산부 태아교실, 청소년 금연교실, 영양상담실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돋보인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외상환자를 위해 방문치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장애인을 위해 ‘세상보여드리기’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송파구 보건소는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보다 체계화하기 위해 올해 1억원을 들여 보건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렇게 해서 컴퓨터 자판으로 모든 환자의 치료과정과 현재 상태 등을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이유택 송파구청장의 이력은 매우 특이하다.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잠시 교편을 잡았다가 행정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관선 성북구청장을 지냈으며, ‘야인’으로 떠돌다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민선 송파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는 구청장으로 돌아오기 직전 경험한 2년여의 실업자 생활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구청장은 “서민들의 애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때부터 주민이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주민에게 다가가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고 말했다.

신동아 2001년 10월 호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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