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호

김정일 서울 와도 대선판도 안 변한다

  • 안기석 <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 daum@donga.com

    입력2004-11-01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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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판도 결정적 변수는 경제문제
    • 민주당, 이인제·노무현·정동영 3강구도
    • 지지도 1위 이회창 24.4%, 2위 이인제 19.6%, 3위 노무현 8.9%
    • 충청대첩보다 PK 민심이 승부 가른다
    • 대선 전에 새로운 정당 출현할 가능성 있다
    ‘신동아’는 2002년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두고 전국을 대상으로 여야 대선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 및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실시한 이 여론조사는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인구비례 할당에 의한 무작위 추출법’을 통해 선정한 뒤 지난 12월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에 걸쳐 전화로 설문조사한 것이다.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3.10%포인트.

    경제문제 해결은 이인제, 부정부패 척결은 노무현

    먼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결과 경제문제 해결(63.8%)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그 다음은 부정부패 척결(14.5%). 나머지는 지역감정 해소와 사회갈등 치유(7.0%), 교육문제(6.1%), 남북관계 개선(3.5%), 공평한 인사정책(2.7%) 순이다. 특히 경제문제는 서울 지역 거주자(71.8%), 대도시 거주자(70.0%), 한나라당 차기대선 후보 지지자(70.1%)에서 높게 나타난 반면 지방 거주자(52.6%)와 민주당 차기대선 후보 지지자(58.5%)에서는 낮게 나왔다.

    민주당내 대선 후보 경선 예상자 7명(김근태, 김중권, 노무현, 유종근, 이인제, 정동영, 한화갑) 중 각 분야에서 잘 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을 던진 결과 이인제 상임고문이 경제문제 해결 부문에서 1위(21%)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정부패척결 부문에서는 노무현(15.5%), 이인제(14.1%), 정동영(11.5%) 순으로 오차 범위내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다만 이 조사결과에서 유의할 점은, 일반적으로 응답자들은 자신이 지지하거나 인지하고 있는 후보에 대해 모든 부문에서 점수를 더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문제 해결뿐 아니라 지역감정 해소와 사회갈등 치유, 교육문제, 남북관계 개선, 공평한 인사정책 등 거의 전 부문에서 이인제 고문의 경쟁력이 높게 나왔다. 다만 부정부패척결 분야에서 노무현 상임고문의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누가 잘 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경제문제 해결(54.3%)과 부정부패 척결 분야(50.1%)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말 몰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떤 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김대중 정부가 가장 잘한 분야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35.8%가 남북대화를 꼽았다. 다음으로 경제위기 극복(21.2%), 외교정책(7.4%), 인권보호(2.9%), 국정개혁(2.0%), 저소득층 보호(1.9%) 순이다. 평소 김대중 정부가 인권과 개혁, 그리고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외쳤지만 이런 분야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점이 이채롭다.

    김대중 정부, 잘한 것은 남북대화, 못한 것은 사회정책

    어느 것도 잘한 것이 없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1.4%인데 소득별로는 월100만원 이하 저소득층(27.5%), 지역별로는 PK(부산 울산 경남)지역 거주자(31.9%), 대도시 거주자(24,3%)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DJ에 대해 실망했거나 반감을 가지고 있는 부류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가 잘한 분야를 가장 잘 승계할 대선후보는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인제 고문은 남북대화, 경제위기 극복, 외교정책 등 3개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근태 고문은 인권보호 분야에서, 노무현 고문은 저소득층 보호 분야에서, 정동영 고문은 국정개혁 분야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 총재는 야당 총재인 때문인지 1순위에서는 밀려났으나 전 분야에서 2, 3위를 차지했다.

    한편 김대중 정부가 가장 잘못한 분야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31.1%가 사회정책 실패를 꼽았다. 다음으로 경제실패(19.4%), 부정부패 만연(11.7%), 지역갈등 심화(10.9%), 교육정책(8.2%), 근로자정책(5.8%), 언론정책(2.5%) 순이다.

    이 중에서 ‘건강보험 등 사회정책 실패’를 꼽은 사람들을 직업별로 보면 가정주부(35.8%)의 비율이 가장 높다. 이들 각종 사회정책이 그만큼 실생활과 밀접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이한 것은 한나라당 차기대선 후보 지지자들보다도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지지자들중에서 사회정책 실패를 꼽은 비율(39.7%)이 더 높다는 것.

    경제실패를 언급한 응답자는 연령별로 20대(26.8%), 지역별로 PK 지역 거주자(28.6%)에서 많이 나왔다. 20대는 IMF체제 이후 취업이 어려워 고통을 받는 세대다. 흥미로운 점은 경제 분야에 대해서 응답자들이 위기를 극복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실패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의 정부 초기에 IMF사태를 극복한 점은 인정하지만 그후 다시 경제가 어려워져 고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된다.

    김대중 정부가 잘못한 분야를 가장 잘 시정할 대선후보는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회창 총재가 ‘건강보험 등 사회정책 실패’, 경제실패, 부정부패 만연, 지역갈등 심화 등에서 시정 능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인제 고문은 교육정책과 근로자 정책 분야에서 시정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대통령제와 내각제 중 우리나라에 어느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0.1%가 대통령제라고 응답해 내각제(24.75%)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지난 11월 리서치앤리서치 자체 조사와 비교할 때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도는 거의 변화가 없으나 내각제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졌다.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도는 성별에서는 남자(68.9%), 연령별로는 30대(66.2%), 학력별로는 대재 이상 고학력층(68.0%), 계층별로는 화이트칼라(70.7%), 지역별로는 TK(대구 경북)지역 거주자(69.2%), 정치성향별로는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 지지자(66.3%)에서 높게 나타났다.

    내각제에 대한 선호도는 40대(30.8%), 고졸(30.2%), 월소득 301만원 이상 고소득층(30.8%), 대전 충청지역 거주자(36.4%)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내각제 지지자 중 65.4%가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내각제를 공약하더라도 김종필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점이다.

    2002년 대통령선거 때까지 지금의 정당이 그대로 갈 것 같은지, 새로운 정당이 출현하는 정계개편이 있을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4.9%가 새로운 정당이 출현하는 정계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신동아’ 여론조사와 같은 시기인 지난 12월10일에 실시한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도 69.1%가 신당 창당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보여,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새로운 정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동아 여론조사에서 새로운 정당이 출현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의 분포를 보면 고소득층(72.4%), TK지역 거주자(77.3%), 한나라당 차기 대선후보 지지자(71.0%)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지도는 이회창, 이인제, 노무현, 정동영 순



    지금 당장 대통령선거가 있다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후보(권영길 김종필 김근태 김중권 노무현 유종근 이인제 이회창 정동영 한화갑) 중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24.4%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다음으로 이인제(19.6%), 노무현(8.9%), 정동영(6.0%) 순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는 여론조사를 시작한 시점에 경선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설문 문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응답자중 32.3%가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지지도 순위 변화가 주목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이회창 총재 대 민주당 후보의 1 대 1 지지율 조사는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총재의 지지도는 집중된 반면 민주당 각 예상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분산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신동아의 여론조사와 같은 시점인 지난 12월11일 실시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고문의 1 대 1 가상대결에서 49.5% 대 40.4%로 이 총재가 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아 여론조사에서 나온 수치를 이에 맞춰보면 이총재 지지도가 49.5%, 이 고문 지지도는 39.8%로 나온다. 양사의 조사 결과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내 다른 예상후보자에게 분산된 지지도까지 감안하면 이회창과 이인제 지지도의 격차가 좀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은 40대 이상·영남에서 강세, 이인제는 20대·호남에서 강세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는 24.1% 대 20.7%로 이인제 고문이 이회창 총재에 앞섰으나 40대 이상에서는 이회창 총재가 이인제 고문을 9%포인트 앞섰다.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을 볼 때 젊은층보다는 장년층의 투표율이 높기 때문에 이회창 총재가 유리한 셈이다. 30대에서는 이회창(22.4%), 이인제(17.3%), 노무현(13.5%) 순으로 오차범위내에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양상을 보였다. 노무현 고문의 지지자들을 연령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30대의 지지율이 가장 높다. 학력별로 보면 이회창 총재가 이인제 고문보다 대체로 우세한데 중졸 이하에서는 22.7% 대 22.0%의 박빙차로 이인제 고문이 이회창 총재를 앞섰다.

    직업별로 보면 전반적으로 이회창 총재가 이인제 후보를 앞서지만 블루칼라(20.5% 대 27.9%)와 학생층(21.9% 대 25.8%)에서는 이인제 후보의 지지도가 높게 나왔다. 특이할 점은 이인제 후보의 직업별 지지자중 가정주부의 지지도가 14.7%로 가장 낮다는 것. 반면 가정주부의 이회창 후보 지지도는 24%이다. 상고 출신이고 노조활동을 지원했던 경력이 있는 노무현 후보의 직업별 지지자중에는 화이트칼러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이채롭다.

    거주지별로 보면 이회창 후보는 TK지역(44.8%), PK지역(28.4%), 인천 경기지역(26.9%)에서 우세했고 이인제 후보는 호남지역(44.2%), 서울(22.2%)에서 앞섰다.

    이인제 고문 지지자들의 거주지를 분석해보면 지난 대선 때 영남에서 지지했던 층이 상당수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호남의 지지층이 메꾼 것을 알 수 있다. 대전 충청지역에서는 이회창 대 이인제 후보 지지도가 23.8% 대 23.7%로, 두 사람이 앞으로 대선에 출마했을 경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더구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대전 충청지역의 무응답자가 34.7%인 만큼 이들의 지지를 받아내기 위해 ‘충청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거주지별 지지도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PK지역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 지지도 1위는 이회창 총재지만 2위는 노무현 고문(11.2%)으로 오차범위내에 있긴 하지만, 8.2%의 지지도를 얻은 이인제 고문을 눌렸다.

    그런데 같은 영남인 TK지역에서는 이인제 고문(10.9%)이 노무현 고문(3.3%)을 따돌렸다. 이인제 고문에 대한 거부감이 PK지역에서 더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회창 총재가 TK(44.8%)와 PK(28.4)에서 모두 1위이긴 하지만 PK 지역의 충성도가 TK지역보다는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PK지역에 ‘반(反)이인제, 비(非)이회창’ 정서가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PK지역의 39.3%가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응답함으로써 향후 PK지역의 민심이 대선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와일드 카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충청대전’보다는 와일드 카드 역할을 할 수 있는 ‘PK민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서울의 경우 이인제(22.2%), 이회창(19.2%)에 이어 정동영(10.7%)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정동영 고문은 아직 명백하게 대선후보 경선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들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가령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중 이인제 지지도가 37.8%로 압도적이지만, 2위 경쟁에서는 정동영 지지도(12.8%)가 오차범위내에서 노무현 지지도(14.7%)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실제로 ‘신동아’와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다른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정동영 고문이 이인제, 노무현 고문에 이어 민주당내 3강에 확실하게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수치들이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이회창 총재와의 가상대결에서 민주당 예비주자들의 경쟁력은 이인제(34.9%), 노무현(27.7%), 정동영(25%), 김중권(19.6%), 김근태(19.4%), 한화갑(18.3%) 순으로 나타났다.

    KBS와 여론조사기관인 TN소프레스가 2001년 12월5일, 6일 이틀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가상대결에서 이인제(36.9%), 노무현(32.2%), 정동영(30.4%), 김근태(24.4%), 김중권(22.0%), 한화갑(21.5%) 순으로 나타났다.

    거주지 규모별로 보면 중소도시와 대도시에서는 이회창 총재가 우세하지만 군 단위에서는 이인제 고문이 27.0% 대 19.8%로 우세하다.

    한편 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들의 61.7%는 이회창을 지지하는 데 비해 김대중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들중에는 25.4%만이 이인제를 지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 대선 때 이인제를 찍었던 응답자중 또다시 이인제를 지지하는 응답자는 35.9%인 데 반해 이회창을 지지하겠다는 이탈자는 19.7%가 된다. ‘이탈자’들은 주로 영남지역의 응답자들로 분석된다.

    경제문제가 주요 변수, 김정일 서울답방은 영향력 미약

    2002년 대선에서 정당만 보고 투표한다면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0.4%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25.8%)보다 약간 높게 나왔다. 그동안 민주당이 당내 권력투쟁 등 내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의 지지도에서 큰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 원내 의석을 가진 자민련(1.6%)이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나 원내 의석이 전혀 없는 민주노동당(1.9%)에 비해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응답자의 특성을 보면 지역주의 구도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TK지역 거주자의 48.9%, PK지역 거주자의 38.2%가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반면 호남지역 거주자의 54.0%, 서울지역 거주자의 33.0%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을 했다.

    한가지 눈여겨볼 것은 지난 대선 때 김대중 후보와 이인제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들 중 2002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이탈자’가 상당수 된다는 것.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중 8.7%만이 2002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데 반해 김대중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중 15.7%, 이인제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중 33.7%가 2002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것. 특히 이인제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중 22.2%만이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후보 지지도(30.4%)에 비해 이회창 총재에 대한 지지도(24.4%)가 떨어지는 것도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경우는 대통령이나 당총재보다 여당의 지지도가 높은 편이고 야당의 경우는 당총재가 야당의 지지도보다 높은 편이다. 그런데 거꾸로 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원내 최대 다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수권야당’이기 때문일까. 아무튼 이회창 총재측에서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층들을 모두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신경이 쓰일 만하다.

    12월11일 실시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역할 수행에 대해 13.9%만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5.3%였다. 이런 결과는 이회창 총재에 대한 지지도가 ‘반(反)DJ정서’에서 오는 반사이익일 뿐이라는 지적에 무게를 실어준다.

    2002년 대선에서 예상되는 변수 중 가장 영향력이 클 것 같은 변수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경제문제를 48.7%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월드컵 결과(11.8%), 정계개편(11.5%), 지방선거 결과(9.9%), 김정일 서울답방(6.0%) 순으로 꼽았다.

    여당에서는 대선 국면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야당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염려하는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에 대해 정작 국민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김정일 서울 답방 여부가 대선 판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여론에는 2002년에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문제 등 국정에 전념하고 김정일 서울답방에 대해 너무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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