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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파괴무기 ‘벙커버스터’에 비상 걸린 북한 지하기지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동굴 파괴무기 ‘벙커버스터’에 비상 걸린 북한 지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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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은 현재 북한에 건설된 수많은 군용터널과 지하요새를 파괴할 신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크루즈미사일에 장착되는 이 신병기는 지하터널 안에서 터지면 고열과 엄청난 압력으로 터널 안의 모든 인명과 시설을 파괴하고 태워버린다.
북한 헌법 제60조를 보면 ‘국가는 군대와 인민을 정치사상적으로 무장시키는 기초 위에서 전군 간부화, 전군 현대화, 전민 무장화, 전국 요새화를 기본 내용으로 하는 자위적 군사 로선을 관철한다’는 구절이 있다. 이른바 4대 군사 노선인데, 이 가운데 네번째인 전국 요새화 노선은 모든 군사 시설을 지하에 건설한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전국토가 잿더미가 되었다. 이 경험을 살려 과거 수십 년 동안, 거의 모든 군사 시설을 땅 속으로 옮겨놓는데 성공했다.

북한이 갖고 있는 화력중에서 가장 위협적인 것은 전방부대에 배치된 1만3000문 정도의 방사포다. 이 방사포는 모두 38선 북측 지하 깊숙한 곳에 만들어진 요새에 대기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또한 지하 사일로에 들어가 있고, 이동할 때도 지하통로로 움직인다. 미국의 첩보위성이 쉽게 탐지할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요 무기를 생산하고 연구하는 북한의 연구기관과 생산거점도 모두 지하 시설 안에 건설되어 있다. 북한의 지하에는 이런 시설을 연결하는 수없이 많은 땅굴망이 개미굴처럼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다.

북한은 이런 땅굴 전법을 외국에도 수출한 적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전이었다. 조선인민군은 베트남전에서 북베트남군 일원으로, 이들에게 땅굴 기술과 전법을 지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월맹군은 북한군에게 배운 기술과 전법으로 땅굴을 곳곳에 파고, 이를 통해 자유로이 이동하여 미군과 월남군 지상 부대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런데 이번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북한의 ‘전국 요새화’ 전략이 무력화될 위기에 빠졌다. 미군은 전쟁을 수행할 때마다 새로운 무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전쟁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신무기가 지하시설 파괴 무기다.

미 국방부는 최근 땅속을 파고 들어가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강력한 새 폭탄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지하터널, 무기 저장고를 폭파하기 위해 쓰고 있는 미사일이나 폭탄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다. 펜타곤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 신형 폭탄의 목표는 아프가니스탄의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북한이나 이라크의 지하에 건설된 핵이나 생화학무기 관련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신무기는 레이저로 유도되는 폭탄인 GBU-28(일명 ‘벙커 버스터’라고 불림)과 비슷하지만 성능이 훨씬 진보한 것이다. 벙커 버스터는 미군이 현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탈레반의 동굴과 터널을 파괴하는 데 쓰고 있는 무기다. ‘벙커 버스터’의 신형 모델인 이 무기는 부품일부가 이미 제조되어 실험을 끝냈다. 이 신무기에는 미 국방부 특별무기국이 제조한 ‘Deep Digger’시스템이 들어 있다.

개발과정 대부분이 기밀인 이 무기는몇 차례의 폭발로 바위나 견고한 콘크리트구조물을 뚫고 들어가서 2차 폭발로 남은 구조물을 깡그리 날려버린다. 곧 실전에 배치될 이 무기는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Advanced Power Technology’사(社)가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굴착기 제조에 전문성이 있는 기업이다.

핵미사일 50기를 지하파괴 미사일로 교체

실전 배치 대기중인 또 다른 무기는 AGM-86D다. 이 무기는 전략폭격기에서 발사되는 크루즈 미사일을 한층 진보시킨 지하 관통무기다. 지난 11월29일 이 병기를 개발한 보잉사는 B-52폭격기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이 실험장인 뉴멕시코주의 사막을 횡단해서 목표물 상공에 도달한 뒤,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목표물인 지하시설물을 폭파시켰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은 이미 50기의 핵미사일 탄두를, 땅속 깊숙이 파고 들어가 폭파하는 대형 재래식 탄두로 바꾸라는 지침을 받고 있다. 지하 깊숙한 곳의 목표물을 파괴하도록 설계된 이 신무기는 네바다주 실험장의 지하에 건설된 터널 시스템을 대상으로 실험을 마쳤다. 이 동굴시스템들은 과거 미국 정부가 지하 핵실험을 위해 만든 시설들이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는 2001년 11월 마지막 주에 펜타곤 관계자가 “지하 군사시설이 미국의 안보에 끼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무기가 필요하다”는 비밀 보고를 했다. 현재 펜타곤 관계자들은 이 신무기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지하 군사시설의 위험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군사전문가들은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한 동굴’과 북한의 지하동굴을 오래 전부터 연구하고 있었다.

펜타곤 문서에 따르면 이 신무기와 관련된 목표는 2004년까지 제조공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무기는 완성되면, 핵무기 저장시설과 지하 미사일 사일로를 정밀하고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다. 이 신무기의 또 다른 목표는 이라크의 의심스러운 여러 지하 군사시설들이다. 미국은 이 곳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치명적인 생물무기와 핵물질, 화학물질을 숨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시행정부의 일부 관료들과 과학자들은 이 신형 지하굴착 무기에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무기는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더라도 지하에서 폭발하기 때문에 심각한 방사능 오염 없이, 지하 목표물을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정치인들과 군사 전문가들은 이 신형 굴착 무기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을 의회나 펜타곤이 승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한다. 핵탄두는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고, 사용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따라서 대통령 승인이 필요 없는 재래식 탄두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미 공군이 연구하고 있는 유력한 신무기는 대기권을 탈출할 정도로 높이 비행하다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는 방안이다. 지표면을 관통해 지하까지 파고드는 이 신무기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의 지하 군사시설 때문에 개발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리비아, 이란, 북한(북한은 이미 1960년대부터 지하에 군사시설을 건설했음), 아프가니스탄의 테러조직이 위성과 항공기의 관찰과 폭격을 피하기 위해 군사시설을 지하에 건설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이 무기를 더욱 열심히 개발했다.

1998년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미군 작전수행능력을 보충할 새세대 무기에 대한 특별예산을 승인했다. 이 신무기는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기습 침공했을 때부터 연구되기 시작했다. 사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탈레반군의 동굴과 지하시설을 파괴하고 있는 무기들은 대부분, 이때부터 탄생한 것들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무기가 지하 30m 정도까지 뚫고 들어가 목표물을 파괴하는 GBU-28 이다.

1990년 걸프전 당시 미 국방부는 지하 공격 무기를 여러 종 개발했다. 하지만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나버리는 바람에, ‘벙커버스터’와 ‘AGM-86D’만 실전에 사용했다. 당시 두 신무기는 성능을 확실히 증명했다.

미 국방부는 지하 공격무기를 여러 갈래로 나누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애글린 공군기지는 정밀 지하 폭격 프로그램을 다루는 곳이다. 이 공군기지에서는 미사일을 땅속으로 침투시켜 지하에 있는 생화학 무기들을 대기 중으로 노출시키지 않고, 파괴하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이곳에서 실험중인 한 신형 미사일은 입구가 봉인된 동굴을 파괴한 뒤, 터널을 따라 안으로 계속 들어가 최종 목표물이 있는 깊은 곳에서 비로소 폭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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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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