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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vs 고려대 불붙는 서울시장 선거전

홍사덕 이명박 이상수 김원길 각축, 변수는 고건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서울대 vs 고려대 불붙는 서울시장 선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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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지방선거의 승패는 서울시장에 달려있다. 민주당은 서울을 뺏길 경우 수도권에서 전패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한나라당은 서울을 잡지 못하면 ‘이회창 대세론’에 제동이 걸린다. 여야가 고건 시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1995년 6월27일 실시된 지방자치선거에서 민자당은 광역단체장 5곳을 차지했고, 민주당은 4곳에 머물렀다. 1998년 6월4일 치러진 지방자치선거에서는 한나라당과 국민회의 후보가 나란히 6곳에서 당선됐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표만 놓고 보면 1995년은 민자당의 승리였고, 1998년은 무승부였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진정한 승자는 모두 민주당과 국민회의였다. 왜 그랬을까? 바로 서울시장 당선자가 민주당과 국민회의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1995년의 조순 후보와 1998년의 고건 후보는 지방선거의 승패를 결정한 주인공으로 볼 수 있다.

2002년 지방선거 또한 예외가 아닐 듯하다. 지금까지 나타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번에도 영호남에서는 지역정서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충청과 제주에서는 혼전이, 경기 인천 강원에서는 한나라당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서울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서울을 뺏길 경우 수도권에서 전패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한나라당은 서울을 잃을 경우 ‘이회창 대세론’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2002년 서울시장 선거가 1995년과 1998년에 비해 힘겨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95년의 경우 조순 후보는 44개 선거구 모두에서 신한국당 정원식 후보와 무소속 박찬종 후보를 앞질렀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약세였던 강남·서초에서도 조순 후보는 우세를 보였다. 1998년에도 고건 후보는 46개 선거구 가운데 41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최병렬 후보를 눌렀다. 고후보가 최후보에 뒤진 지역은 강남 갑·을, 서초 갑·을, 송파 갑뿐이었다.



서울에서 이겨야 대권이 보인다


하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우선 2000년 4월 제16대 국회의원선거 결과 민주당은 서울에서 28석, 한나라당은 17석을 얻었다. 당선자 수는 한나라당이 적지만, 내심 압승을 기대했던 민주당은 서울의 이상기류를 실감해야 했다. 2001년 4월26일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또 한번 상처를 입었다. 1998년 지방선거에서 낙승했던 은평구청장을 3년 만에 한나라당에게 내준 것이다. 2001년 10월25일 실시된 구로을과 동대문을 재보선에서도 민주당은 완패했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우리나라에서 치러진 각종 선거결과를 보면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가며 승리한 경우가 많다. 1987년 대선 민정당 노태우 당선 →1988년 총선 야당 승리, 1992년 총선 야당 승리→1992년 대선 민자당 김영삼 당선, 1995년 지방선거 야당 승리→1996년 총선 신한국당 승리→1997년 대선 국민회의 김대중 당선 등이 그런 경우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정치의 불신에 따른 국민적 심판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최근 정가에서는 이러한 민심의 흐름을 근거로 지방선거 승리가 오히려 대선의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역대 선거의 경우 패자가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관측이다. 6월 지방선거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12월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방선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지방선거를 대권 전초전으로 보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다른 단체장과 비교해 지역정서가 덜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 출신의 조순 시장이 이북 출신의 정원식 후보와 부산 태생의 박찬종 후보를 이긴 것이나, 전북이 고향인 고건 시장이 경남에서 태어난 최병렬 후보를 누른 것이 단적인 예다. 조시장과 고시장이 영호남처럼 몰표를 받지 못하고 각각 42.4%와 53.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는 사실도 서울을 전국 선거의 ‘표본’ 으로 간주할 수 있는 의미있는 데이터일 것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유심히 봐야 할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민주당(국민회의 포함)은 두 번 모두 당내후보 대신 영입인사를 내세워 승리했다. 예선보다는 본선에 중점을 두고 선거전략을 짰다는 얘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내파를 투입했다. 정원식 후보와 최병렬 후보는 1992년과 1997년 대선에서 각각 김영삼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민주당이 두 번의 선거에서 본선경쟁력을 얼마나 중시했느냐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오랫동안 서울시장을 염두에 두었지만, 한번도 출마하지 못한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의 회고담을 들어보자.

“1995년, 그러니까 DJ가 정계에 복귀하기 전이었어요. 갑자기 DJ가 나보고 서울시장에 나가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후농(김상현 전의원)과 힘을 합쳐서 KT(이기택 전의원)를 내쫓고, 둘이서 대권경쟁을 하겠습니다’라고 얘기했죠. 그리고 나서 DJ가 조순씨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때 고건씨가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일 그때 DJ가 정계에 복귀할 줄 알았으면, 진작에 서울시장을 받는 건데….”

서울시장을 둘러싼 DJ와 정고문의 신경전은 1998년에도 계속됐다. DJ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였다. 당내에서는 DJ가 서울시장 후보로 한광옥 의원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이때 정고문은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었다.

“청와대에 들어가서 ‘각하, 한광옥을 점찍은 게 사실입니까’ 하고 물으니까 ‘응’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서울시장을 나가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총재님과 또 맞붙는 셈이네요’라고 말했지요. 그때 나는 대통령이 ‘한광옥과 한번 겨뤄보라’고 말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무표정하게 ‘응’ 하잖아요. 그 길로 서울시장 출마를 완전히 접었어요. 그리고 얼마 있다가 한광옥의 본선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오고 고건 쪽으로 선회한 거죠.”

고건 시장의 재출마 여부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고시장이 확실한 선두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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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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