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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취재

아태재단에 간 DJ 노벨상금 11억원의 향방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아태재단에 간 DJ 노벨상금 11억원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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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태재단은 김대통령의 노벨상금을 ‘기부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DJ개인돈’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아태재단은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일단 재단 기부금으로 처리되면 본인에게 돌려줄 수가 없다. 아태재단이 이를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언제든지 김대통령이 상금을 찾아갈 수 있는 형태로 갖고 있었다.
지난 3월 중순, 신뢰할 만한 유럽 소식통 A씨가 충격적인 제보를 전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금 11억여 원이 북한에 넘어갔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힘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은 그 상금으로 남북관계에 의미가 있는 상징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있던 터라 상당히 개연성 있는 제보였다.

김대통령의 노벨상금은 현재 아태평화재단에 기부된 것으로 되어 있다. 대통령은 노벨상금을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에서도 아태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신고했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터라 국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 따러서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 큰 사건이었다.

문제의 제보를 전한 A씨는 언론사 세무사찰이 진행되기 1년 전인 2000년 중반께, 대대적인 언론세무 조사를 예견했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2000년 연말부터 시민단체가 주요 언론사에 대한 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2001년 새해가 되면 정부 차원에서 주요 언론사에 대한 조사가 착착 진행될 것이다. 정부는 아마 세무조사라는 방법으로 치고 들어올 것이고, 사주 구속 사태로 발전할 것이다. 여기에 대한 시나리오가 시기별로 청와대 차원에서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당시에 그의 설명은 밑도끝도 없었고, 확인할 길도 없었다. 그러나 A씨의 예견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정확히 실제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기자는 지난해 말, A씨와는 다른 선으로, 김대통령의 노벨상금이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이 평양에 짓고 있는 평양과기대 설립 종잣돈으로 지원된다는 정보를 접한 적이 있었다. 당시로서는 더 이상 취재가 되지 않아 장기 과제로 이 정보를 가지고 있던 터에, A씨의 제보를 청취한 것이다.



평양과기대 지원설


평양과기대는 김총장의 애초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오는 9월 500명 정원의 박사원(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고 2003년 4월 3000여 명 정원의 학부과정을 열게 된다. 이 대학에는 정보통신공학부, 생물화공공학부, 상경학부 등 3개 학부가 설치되며 우리의 KAIST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을 교육한다.

김진경 총장의 구상에 따르면 북한측은 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평양 시내의 33만평을 학교 용지로 제공하고 남북이 공동으로 설계와 시공 및 대학 학사 운영을 맡는다. 또 이 대학 안에 서울벤처밸리를 모델로 한 ‘지산(知産) 복합단지’를 조성해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원사들과 북한의 정보기술(IT) 인력이 협력해 북한의 정보화와 경제 개발을 이끈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건설비만 250억원이 들어가는 자금 문제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는 평지 기초작업을 한 뒤, 철근만 세워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건설 책임자인 김진경 총장은 남과 북, 미국을 마음대로 오가는 인물이다. 그는 현재 김정일 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메신저 가운데 한 사람이며, 지금도 분주히 남과 북을 넘나들며 실력자들을 만나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는 김총장의 자금 조달 노력을 여러모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평양과기대 건설 관계자는 노벨상금 지원 여부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A씨가 말한 노벨상금 북한 지원설은 더 이상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연유로 노벨상금의 향방에 관심을 갖게 된 기자는 내친 김에 청와대와 아태재단을 상대로 확인작업을 벌였다. 먼저 노벨상금 처리 과정을 청와대에 문의한 결과는 이렇다. 2000년 12월10일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상금으로 9백만 크로네(노르웨이 화폐단위)를 받았다. 이 돈은 김대중 대통령의 통장으로 곧바로 입금되었고, 대통령은 이 돈을 2001년 1월 아태평화재단에 기부했다. 기부할 당시 한화로 환산한 상금은 11억222만8000원이다.

노벨상금의 아태재단 기부는 언론에도 보도되었고 관보에도 등재되었다. 2001년 2월28일 ‘한겨레 신문’보도다.

‘김대중 대통령의 재산은 1999년 11억3655만여 원이었으며 2000년 12월 현재 노벨평화상금 등의 증가로 23억2133만원으로 늘어났다. 그 뒤 2001년 1월 상금을 아태재단에 기부함으로써, 2001년 1월27일 현재 12억2409만5000원으로 밝혀졌다.’

김대통령의 재산 변동사항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윤일영)가 2002년 2월28일자 관보를 통해 공개한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한 행정부 1급 이상 재산변동 공개대상자 594명의 2001년도 재산변동 내역에도 포함되었다. 관보에 따르면 김대통령의 재산은 본인의 봉급과 이자수입 등으로 2000여만원이 늘었으나, 노벨평화상금 11억222만원을 아태재단에 기부해 전체적으로 10억6836만원이 줄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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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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