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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대격돌 노무현 對 이회창

유럽식 복지주의 vs 미국식 성장주의

정책과 공약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 hades@donga.com 공영운 < 문화일보 정치부기자 > rabbit@munhwa.co.kr

유럽식 복지주의 vs 미국식 성장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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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정책, 남북문제, 국가보안법, 공기업 민영화…. 두 사람은 사안마다 대립과 갈등을 연출하고 있다. 유럽식의 노무현과 미국식의 이회창. 누구의 공약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 노무현 후보 ▼


대통령 후보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4월 초,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는 노무현·이인제 두 당내 경선후보 캠프 실무자들에게 후보의 주요 정책이 담긴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두 캠프에서 제출한 자료를 받고는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들의 정책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게 첫번째 이유. 또 일부 분야에서는 정책만 놓고 비교해 보면 도저히 같은 당의 동료 정치인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두 후보의 정책자료집은 대선후보의 정책이라 하기에는 너무 부실했다. 누가 후보가 되든지 당 정책위와 연구소가 결합해 총력을 모으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공약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책분야에 관한 한 노무현 후보는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탑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7개월, 그 동안 노후보 비서실의 정책팀과 당 정책위원회, 그리고 국가전략연구소의 정책연구 인력이 총동원돼 각종 정책을 수립하고 다듬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노무현노믹스’ 만들기 시작

지난 5월14일 관훈토론회는 앞서의 세부분에서 선발돼 구성된 노무현 후보의 정책팀이 손발을 맞춰보는 첫 이벤트였다. 노후보 진영은 토론회를 준비하기 위해 노후보까지 참석해 두 차례에 걸친 열띤 내부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가상 패널을 선정해 노후보에게 신랄한 질문을 던지고 노후보가 이에 답하는 시뮬레이션 토론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쟁점을 부각시키고 이에 대한 노후보의 생각을 가다듬는 식으로 연습을 했다고 한다. 노후보 비서실의 윤석규 정책팀장은 “관훈토론회를 준비하기 위한 모임 성격이었지만 이런 이벤트를 계기로 비서실과 당의 정책인력이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후보의 정책브레인 가운데 주력군은 민주당 정책위원회다. 정책위원회의 전문위원과 정조실장들이 ‘노무현노믹스’ 만들기의 주축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국가전략연구소 연구위원들도 분야별로 조언을 해줄 예정이다.

노후보 특보팀은 일종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특보팀이 중심이 돼 각 연구주제에 필요한 당내외 인력을 모으고 토론주제를 정해 노무현의 대선공약을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외교안보특보로 유재건 의원이 임명됐으며 경제, 국방, 사회문화 등 다른 분야의 정책특보들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정책수립에 앞서 현재는 노무현 후보와 당 정책위 사이에 서로를 이해하고 의견의 차이를 좁히는 작업이 한창이라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소속 상임위별로 나눠 상견례를 마쳤는데, 당초 간단한 인사만 하려던 뜻에서 벗어나 정책수립에 도움이 될 만한 대화들이 많이 오갔다고 한다. 윤팀장은 “이 모임에서 노후보는 각 상임위별 최대 쟁점과 현안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아이디어도 얻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무튼 정책분야에 관한 한 노무현 후보는 현재진행형이다. 당내 여러 대선주자 가운데 한사람이었을 때와, 민주당의 대선주자가 된 뒤 노고문의 정책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노후보의 재벌관은 한마디로 ‘구태에는 반대하되 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는 완화한다’는 입장이다. 노후보는 미국식 경제모델보다는 독일식을 선호한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는 “효율성을 극대화해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 미국식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중시하는 독일식 모델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경제관 탓에 한때 노후보는 ‘반재벌적’인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경선이 시작되면서 이인제 후보가 노후보의 과거 재벌해체 발언을 문제삼고 나서자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재벌해체 발언을 한)당시는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였고 불법적으로 탄압도 많이 받았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노후보는 오히려 자신은 기업규제 완화론자라고 말한다. 그는 “재벌규제와 기업규제는 다른 문제다. 관료적 규제는 최대한 없애고 모든 규제관련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벌규제 정책 가운데 출자총액제한은 자신이 대통령이 돼도 계승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노후보는 또 “은행소유지분 제한 완화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재벌총수 2, 3세의 세습경영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런 발언과 입장은 대선후보 경선연설과 같은 시기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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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 hades@donga.com 공영운 < 문화일보 정치부기자 > rabbit@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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