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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특집│노무현 시대

“한나라당 의원들 직접 만나 정치개혁 설득하겠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전격 인터뷰

  • 대담: 민병욱 출판국장, 황의봉 출판국 부국장서리, 유영을 신동아부장 정리:엄상현

“한나라당 의원들 직접 만나 정치개혁 설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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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간 중에 제기된 의혹들은 대부분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묻혀버리고 맙니다. 도청문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그 문제는 국민들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국정원이 도청을 했는지 아니면 사설기관의 공작인지를 밝혀낼 의지는 없습니까.

“글쎄요…. 다 밝혀서 바로잡는 방법이 있고, 다 밝히지 않은 채 바로잡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다 밝히고 바로잡는 방법이 옳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할 것인지 여부는 여론의 동향을 살펴봐야 합니다. 도청의 진실을 철저히 밝히려면 야당 의원들을 조사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처벌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야당은 ‘야당탄압’이라며 강하게 저항할 것이 뻔합니다. 그랬을 때 국민들이 야당에 동정심을 갖거나 동조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건 참 난감한 일입니다. 결국 도청문제는 여론을 존중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결단으로 될 일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국민들에게 묻고, 국민들이 제시하는 길과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튼 그 부분은 정치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다 밝혀야 하지만 그 과정에 정치적 요소가 개입되기 때문이죠. 정치적 요소가 개입되면 여론을 등져서는 안 됩니다.”

-여론은 좋은 측면도 있지만 인민재판적 측면도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질 수도 있는데….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조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도록 요구하는 여론이 있겠지요. 우선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을 명쾌하게 밝혀가는 과정에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여론을 설득해 가는 과정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국민과의 대화’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국민과의 대화는 대개 언론을 매개로 이뤄집니다. 언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언론은 정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한국의 미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언론에 종사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 세계에 파묻혀 있지 말고 국민들과도 당당하고 공개적으로 토론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이 오만해 보인다는 뜻입니까.

“오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강자에게 맞서는 것이 용기이지, 만만한 사람을 짓밟는 것은 용기가 아닙니다.”

-노당선자께서는 민주화를 위해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민주화의 요체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동안 권력의 주체는 바뀌었고, 기존 독재 권력은 무너졌습니다. 제도도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권위주의 문화는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권위주의 대(對) 권위주의의 틀을 깨려는 새로운 흐름의 대결이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주 첨예한 세대간의 대결로 전개됐던 것입니다.

이제 이 사회에 남아 있는 권위주의 문화의 틀을 깨야 합니다. 파괴적인 차원이 아니라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번데기가 나방이 돼 나오듯’ 그동안 우리를 묶어두었던 딱딱한 껍질을 벗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새롭고 자유로운 수평적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화의 요체이자 이번에 국민들로부터 시작된 운동의 실체라고 봅니다.”

최우선 과제는 정치개혁

-취임 후 1년 동안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는 무엇입니까.

“상식에 의해서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사회로 바꿔나가는 것입니다. 1년 안에 좋은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 아니라 불량품이 계속 나오는 생산라인을 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모두 손을 보겠다는 것입니까.

“원체 많아서…. 우선 급박한 것은 남북문제일 겁니다. 또 제가 직접 하지는 않겠지만 정계에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거기에 대응해 나가야겠지요. 2004년 총선을 거치면서 정치권이 새롭게 편성될 텐데 그에 대한 준비도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정치의 틀을 바꿔나가는 일입니다. 그동안 저는 대외적 팽창전략으로 제시한 기술혁신과 시장시스템 정비, 원칙과 신뢰의 문화, 동북아화와 지방화 등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은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정치의 틀을 바꾸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들이죠.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로세스(과정)’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 프로세스 하나하나를 국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국민적 합의를 통해 결정을 내리고, 결과를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몇 개의 프로세스를 성공 모델로 만들어 정치인이나 행정관료들이 비슷한 문제에 부딪쳤을 때 해결에 필요한 ‘사고의 틀’, ‘패러다임’을 제시하려 합니다. 그러면 그 모델을 통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양식이 자연스레 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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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민병욱 출판국장, 황의봉 출판국 부국장서리, 유영을 신동아부장 정리:엄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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