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대포동미사일 시험발사, 재처리시설 재가동이 미국의 레드라인

북핵문제 관련 퍼그워시 워크숍 참가기

  • 글: 강정민원 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핵공학박사 jmkang55@hotmail.com

대포동미사일 시험발사, 재처리시설 재가동이 미국의 레드라인

1/6
  • 지난 2월21일부터 사흘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스웨덴 퍼그워시(Pugwash)와
  • 국제 퍼그워시 주관으로 비공개 브레인스토밍 워크숍이 열렸다.
  • 세계의 저명한 핵과학자들이 참석한 이번 모임의 주제는
  • ‘한반도 주변상황을 배경으로 한 북핵 문제의 해결책 검토’.
  • 한국 대표로 참가한 원자력정책센터 강정민 박사의 참가기를 싣는다(편집자).
대포동미사일 시험발사, 재처리시설 재가동이 미국의 레드라인

지난 3월5일 촬영된 북한 영변의 5MWe 원자로. 굴뚝에서 나오는 희뿌연 연기(원안)가 원자로 가동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지난 2월21일부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퍼그워시의 비공개 브레인스토밍 워크숍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지난해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방북 이후 날이 갈수록 긴장감이 더해가는 한반도 주변 상황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북핵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참석자는 필자를 포함해 일본, 중국, 스웨덴, 유럽연합, 러시아의 핵 및 안보문제 관련 민간 전문가 15명이었다.

당초 미국과 북한에서도 몇 명의 전문가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돌연 참석을 취소했다. 특히 기대가 컸던 북한 전문가들은 베이징까지 나왔다가 되돌아가야 했던 것으로 전해져 참석자들을 더욱 아쉽게 했다.

“켈리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회의는 비공개 원칙 아래 개개인의 발표와 자유토의 위주로 진행됐다. 각국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져나왔다. 각국의 최고위급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눈 바 있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은 민감한 수준의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이 글은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필자가 이번 워크숍에서 오고간 논의내용과 평소 분석해둔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인용된 일부 정보는 미국, 북한, 유럽연합 등의 고위급 정책결정자들과 논의를 거친 믿을 만한 소식통(사정상 신분을 밝힐 수 없는 관계로 이 글에서는 Mr. Q로 칭한다)으로부터 확인한 내용이다. 회의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진행됐던 만큼, 일부 정보와 분석은 출처를 밝히지 못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부디 이 글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위기상황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그간의 진행상황을 간략히 살펴보자. 주지하다시피 북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10월 부시 미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켈리 차관보가 같은 달 16일 “북한이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비밀 개발 계획을 시인했으며, 이는 북미간 제네바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미국은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시인에 대한 대응으로 12월 분부터 대북 중유공급을 중단했고, 이에 북한은 12월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동결한 핵시설의 봉인 및 감시 장치를 제거하고 사찰단을 추방함으로써 맞대응했다.

이후 양국 정부의 대립이 가속화되면서 북한은 올해 1월10일 지난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래 두 번째로 NPT 탈퇴를 선언했다. 더욱이 2월 말에는 동결 핵시설인 영변의 5MWe 흑연로를 재가동했으며 3월9일 현재 재처리시설도 가동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대(對) 이라크전 개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지난 2월말부터 동해상 미사일 발사시험, 전투기 남하사건 등을 일으키며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은 미국대로 대북 경고용인 동시에 유사시 공격용으로 사용할 B1, B52 폭격기 24대를 괌에 배치하는 등 한반도는 1994년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퍼그워시 워크숍의 주요 논제 중 하나는 북핵 사태의 시작이 타당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직접적 발단이 된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인지, 켈리 특사가 북한에 제시했다는 ‘증거’는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였다.

켈리 특사는 “북한이 이를 시인했다”고 주장한 반면,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관한 켈리 특사의 추궁에 “(북한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고만 말했다고 주장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실체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는 셈이다.

핵심 변수 중 하나인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북·미 양측의 주장이 크게 어긋나는 것은 현 위기의 해결책 모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당시 북미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 참석한 일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켈리 특사가 제시했다는 ‘증거’는 실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Mr. Q에 의하면 켈리 특사가 방북했을 당시 북한은 미국이 호의적인 제의를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켈리 특사가 아무런 증거 제시도 없이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자백을 강요했다는 것. 이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북한측 대표는 그날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과 긴급히 협의했고, 이튿날 강석주 부상은 켈리 특사에게 북한은 그러한 계획을 확보할 권리(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하여)를 가진다는 표현으로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1/6
글: 강정민원 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핵공학박사 jmkang55@hotmail.com
목록 닫기

대포동미사일 시험발사, 재처리시설 재가동이 미국의 레드라인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