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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민주화운동 전위대에서 참여정부 개혁 선봉대로

민변

  • 글: 김진원 법률신문 취재부장 jwkim@lawtimes.co.kr

민주화운동 전위대에서 참여정부 개혁 선봉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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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변이 노무현 정부 핵심인력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 강금실 법무장관, 문재인 민정수석, 박주현 국민참여수석, 고영구 국정원장 내정자, 송두환 특별검사 등이 모두 민변 소속 변호사다. 노대통령도 민변 출신이다. 현 정부 개혁정책의 견인차 노릇을 하는
  • 민변의 역사와 활약상을 살펴봤다.
민주화운동 전위대에서 참여정부 개혁 선봉대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참여정부 들어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등 청와대 비서진 진출로 시작된 민변 출신들의 새 정부 참여는 강금실 법무부장관을 거쳐 고영구 변호사의 국가정보원장 내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민변이 노무현 정부 핵심인력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변의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라크 파병 등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을 놓고 논란이 일 때마다 민변은 빠지지 않고 의견을 내놓는다.

올 들어서만 1월13일 ‘노동쟁의행위에 대한 민사책임 추궁은 반인권적 행위’를 시작으로 4월9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중 동성애 조항 삭제를 환영하며’에 이르기까지 약 30개의 성명을 내놓았다. 검찰 개혁을 시작으로 사법부·국정원·경찰 및 군사법제도 개혁에 관한 토론회를 잇따라 열어 주요 개혁과제에 대한 여론 수렴에도 앞장서고 있다. 언론엔 민변 관련 기사가 넘쳐나고 있고, 민변은 기자들이 빼놓지 않고 점검하는 단골 출입처가 되었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시중엔 ‘민변 공화국’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민주화 이전의 군사독재시절을 가리킨 ‘육사(陸士)정권’에 빗대 현정부를 ‘육법(六法)정권’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정당도 아니고 동교동계니 상도동계니 하는 정치권의 특정 집단은 더더욱 아닌 민변이 이처럼 새 정부의 강력한 인재풀로 떠오른 배경은 무엇일까.

약 390명의 민변 소속 변호사 중 상당수는 지난 대선 때 ‘노무현을 지지하는 변호사들의 모임(노변모)’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노대통령의 당선을 적극 지원했다. 공을 구체적으로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노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 중 하나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변호사인 노대통령도 1988년 5월 민변이 창립될 때부터 회원으로 참여한 민변 출신이다. 그러나 이런 인연만으로 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잇따라 새 정부에 참여한 것을 설명하려 한다면 단견이다. 노대통령이 대선 때 이들에게 빚을 진 것은 사실이겠지만 평생 정치를 함께해 온 측근의 뒤를 봐주는 식으로 이들을 데려다 쓴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공직에서 물러나면 변호사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요직에 기용되지 않더라도 생활하는 데 큰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노대통령과 민변 출신들 사이에는 이보다 훨씬 더 본질적이고 한 단계 높은 함수관계가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첫째는 개혁성이다. 달리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노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맞붙은 지난번 대선은 보수 대 개혁의 구도였다. 노대통령은 보수보다는 개혁의 편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입장에서 선거전을 승리로 이끌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대통령은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개혁은 새 정부의 가장 으뜸가는 화두다. 정책과 방향만 그런 게 아니다. 노대통령을 도와 앞장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새 정부의 각료와 참모 대부분이 개혁성으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서는 노대통령이 직접 밝힌 적이 있다. 대통령에 취임하기 한 달여 전인 1월27일 당선자 신분으로 대구에서 국정토론회를 가졌을 때다. 이 자리에서 노대통령은 “정당이나 정치적 견해, 경제·노사 정책 등에 관해 의견이 다른 사람을 전부 정부 안에 끌어넣으라고 하는 (주변의) 조언에 대해서는 실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주요 인사 인선과 관련해 이념과 생각이 같은 사람을 우선 발탁해 쓰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이어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가치 지향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한번씩 정권을 바꾸어 왔다”고 강조하며, “정부 안에 의견이 다른 사람, 이해관계와 기반이 다른 사람이 함께 있으면 정책의 입안 과정부터 도저히 손발이 맞지 않고 잡음만 나와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정부 하지 말라는 것이다”고까지 이야기했다. 노대통령이 내비친 ‘이념과 생각이 같은 사람’이 높은 개혁성을 갖춘 인물을 가리키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로부터 10일 후인 2월7일에 있은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 및 경제 1·2 분과 인사추천위원들과의 첫 회의석상. 노대통령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고위직 인선 원칙과 관련, “안정적으로 조직을 꾸려가는 능력도 갖춰야 하지만 정책 방향에 있어서는 개혁성이 있어야만 새 정부의 개혁작업을 이끌어 갈 수 있다”며 개혁성을 갖춘 인물의 입각을 명시적으로 주문하고 나섰다. 개혁성을 전제 요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뤄진 정부 고위직 인사에선 개혁성이 인선의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등장했다.

새 정부의 주요 자리에 속속 진출한 상당수 민변 출신 변호사도 이런 기준에서 예외가 아님은 물론이다. 오히려 그들은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도 개혁성으로 무장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개혁성에서 노대통령 또는 새 정부와 코드가 딱 들어맞는 변호사들이라는 데 대해서는 민변 내부는 물론 바깥에서도 부인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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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원 법률신문 취재부장 jwkim@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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