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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vs 언론, 그 치열한 ‘전쟁’ 뒷이야기

“‘낙뢰’라는 말도 있는데 왜 ‘벼락’이라고 쓰나”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청와대 vs 언론, 그 치열한 ‘전쟁’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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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대통령은 한겨레신문 사옥 방문에 이어 오마이뉴스 창간기념식에도 참석하려고 했었다. 청남대 삼겹살 파티 땐 언론사 사주에 대한 원색적 발언이 나왔다. 언론이 “청와대에 벼락 떨어졌다”고 보도하자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사석에서 “낙뇌라고 써주면 안 되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청와대와 언론 간 첨예한 대립관계의 뒷이야기들을 모았다.
청와대 vs 언론, 그 치열한 ‘전쟁’ 뒷이야기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습.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출입기자 수가 크게 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8월2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국정토론회에서 “한마디로 자존심과 인내심. 안 죽는다. 정부, 무너지지 않는다. 대통령, 하야하지 않는다. 장관이 언론에 부당하게 맞아서 그만두는 일은 없다”고 발언했다. 뒤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200여 곳 신문시장 전면 조사 계획 수립 △언론의 지배구조 개선방안 착수 △대통령의 4개 신문에 대한 20억원 민사소송 제기 △기자들의 대면취재 제한방안 마련 △인터넷 국정신문 발간 등 청와대의 공세적 언론정책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청와대와 언론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청와대는 왜 언론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일까.

참여정부의 언론관은 과거 정부와 확실히 다르다. 그 요체는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다. 청와대가 과거처럼 언론의 눈치를 보거나 협조를 요청하지 않는 대신 언론은 사회 공기(公器)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와 언론 관계는 다소 소원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취재원이다. 취재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이런저런 뒷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 중에는 대통령 표현대로 ‘술자리’나 ‘밥자리’에서 일어난 일도 많다.

사소해 보이는 이면의 사건들이 의외로 사안을 총괄적으로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청남대 파티에서 언론사주 맹비난

2003년 4월17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남대 반환을 앞두고 여야 대표를 청남대에 초청했다. 오후에 골프를 함께 친 뒤 ‘삼겹살 파티’를 하자는 제안이었다. 박희태 당시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은 골프에는 불참하는 대신 삼겹살 파티에만 참석했다. 평소 골프를 좋아하는 박 대표권한대행은 처음엔 골프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참모들이 말렸다. “청와대의 청남대 기획이 좀 이상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음은 한 참모의 말. “대통령이 같은 날 골프와 삼겹살 파티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이벤트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한번에 한 가지 메시지’만을 국민들에게 주어야지 저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골프행사 후 노대통령, 박대표권한대행,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한 테이블에 앉았다. 다른 테이블엔 일부 수석비서관들, 대변인 등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여야 의원들이 앉았다. 이날의 메뉴인 삼겹살이 나왔다. 냉장육이 아닌 꽁꽁 언 냉동육이었다. 캔 맥주, 팩 소주가 등장했다. 한 참석자는 “격의 없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대통령 공식 행사인데…”라고 말했다.

청와대 수석 등 여야 고위 관계자들이 앉은 테이블에서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돌았다. 그러나 술에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통합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언론사 사주들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그러자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런 사람들을 왜 만나요”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이외에도 전하기 어려운 얘기들이 많이 오갔다”고 말했다.

삼겹살 파티는 사적인 자리가 아닌 대통령 공식행사이므로, 함께 온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도록 돼 있었다.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과 문석호 민주당 대변인이 모두 손사래를 쳤다. 그래서 ‘손님’ 격인 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했다. 박대변인은 민감한 얘기들은 모두 뺐다.

노무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최근 재계 인사에게 이끌려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자택을 우연히 방문했다. 재계 인사는 방명예회장에게 그를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로 소개했다. 방명예회장은 별다른 말 없이 사발에 소주를 부어 먼저 마신 뒤 이들에게 잔을 돌렸다고 한다. 세 사람이 모두 한 잔씩 마신 뒤 방명예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청와대에 가게 됐으니 나라를 새롭게, 잘 이끌겠지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측근은 기자에게 “나는 솔직히 청와대와 신문이 소모적인 감정 싸움을 그만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조선일보’를 공격했다. 지금도 노대통령은 ‘부당한 언론’에 맞서 싸우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측근 그룹에선 언론과의 화해를 권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해 경선에서 노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직후 한 측근은 당시 노후보에게 “메이저 신문들과 화해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다음날 명계남씨 등 노사모 쪽에서 조선일보를 맹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언론과의 화해는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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